집권여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민주당)이 군소정당과의 야합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해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해당 예산안에는 날치기 처리에 동참한 각 정당의 핵심 인사들의 지역구 예산이 증액된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의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만든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에서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28분 만에 의결 처리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예산안 처리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수정안 제안 설명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총선용 예산안 날치기 처리…지역구 예산 챙긴 이해찬·윤호중 등 여당 실세 ‘함박 웃음’
지난 10일 국회 본회에서 처리된 내년도 예산안은 512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당초 정부안인 513억5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줄어든 금액이지만 30조원을 적자 편성한 ‘적자예산’이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특히 내년도 예산 중 사회간접자본(이하·SOC) 예산은 23조2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당초 정부안인 22조3000억원보다 9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SOC 예산은 줄곧 20조원 미만으로 편성됐지만 내년도 SOC 예산은 이례적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SOC예산 증액에 대해 총선을 대비한 선심성 예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해당 예산안에는 이번에 날치기 처리에 동참한 ‘4+1협의체 소속 정당 지도부 등 핵심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 다수 반영된 사실이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국가 부채를 키우고 국민 혈세를 좀먹는 적자 예산안임에도 불구하고 4+1 협의체 의원들은 개인의 실속만 챙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는 예산안 수정안을 통해 당초 정부안보다 높은 예산을 배정받았다. 정부는 당초 세종시의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사업을 위해 9억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4+1 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당초 금액보다 5억1200억원이 증액된 14억6200억원의 예산을 받게 됐다.
4+1 협의체 예산안 수정안 협의를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전해철 의원 역시 당초 908억원이었던 신안산선복선전철사업 예산에서 50억원을 추가로 유치했다. 전 의원은 신안산선 2단계 사전타당성 조사 예산 2억원, 안산시 상록구 사동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비 20억원 등도 추가로 확보했다.
여당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의원 역시 이번 예산안 수정안을 통해 지역구인 경기도 구리시 아천빗물펌프장 정비비로 4억원을 확보했다. 해당 사업비는 당초 정부안에 없던 내용이다. 구리 하수처리장 악취개선 예산은 정부안 12억4000만원에서 22억4000만원으로 증액됐다.
여당의 원내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의 역시 이번 예산안을 통해 텃밭의 민심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인천발 KTX사업 기본·실시설계비 및 공사착공비로 10억원이 편성됐으나 국회 예결위원회 심사과정에서 20억원으로 증액돼 처리됐다.
이번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지역구인 마포구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데 성공했다. 노 의원은 이번 예산안을 통해 마포갑 지역 국비예산 총 165억원을 확보했다. 만리재역 등 신안산선 2단계 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 조사 수행 예산 2억원도 챙겼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구단체인 ‘더 좋은 미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완주 의원도 이번 예산안을 통해 지역구인 충남 천안시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박 의원은 내년도 국비지원 사업에 포함된 천안지역 예산이 10개 부처 총 4541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정부안인 4357억원보다 183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대전시 유성을 지역구로 둔 4선 이상민 의원도 당초 예산안보다 증액된 예산을 확보했다. 이 의원은 네년 과학기술 및 지역예산 약 601억원을 챙겼다. 이 의원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심의과정에서 과학기술 및 지역예산으로 457억원을 추가 확보했으며 유성구 을 필요예산 또한 정부안에서 144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
이외에도 충남 당진을 지역구로 둔 초선 어기구 의원은 당진-서산 국지도 건설사업 예산 2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인천 남동구갑 초선 맹성규 의원 역시 인천 현안 예산 27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전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동영 심상정 등 군소정당 핵심 정치인 지역구도 예산 증액
여당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 통과에 공을 세운 군소정당 지도부들 역시 쏠쏠한 수준의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전주 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전주역사 개량 예산을 당초 정부안 14억원보다 10억원 더 증액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당초 정부 안에 없던 익산 IoT 산업안전체험교육장 건립 예산 10억원을 따냈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자 4+1협의체 협상을 주도한 김관영 의원은 이번 예산안을 통해 지역구인 군산시 관련 예산을 증액했다. 세부적으로 군산대학교 노후화장실 환경 개선에 9억원, 군산시 옥서면 농어촌도로 확장에 5억원 등이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후반기 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는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도 지역구인 전남 여수 을 관련 예산을 증액했다. 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진입도로 개설 사업비와 국립 여수해양기상과학관 건립 사업비 등 예산 35억원이 증액됐다.
대안신당 대표로 4+1협의체에 참여한 장병완 무소속 의원도 지역구인 광주 동구·남구 갑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장 의원은 당초 약 1513억원이었던 광주-강진고속도로 건설 예산을 230억원으로 늘렸다. 광주교육대학교 기숙사 리모델링 비용으로 3억2000만원을 확보했다.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경우 경기 고양갑에서 고양서 원당지구대 청사시설 취득 예산 5100만원을 따냈다.
이에 대해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예산 자체가 총선용 예산이다”며 “국민 부담은 아랑곳 않고 여당과 군소정당 의원들 개인만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필요성, 미래 등과는 전혀 상관없는 예산이다”며 “예상하는데 내년 말이 되면 불용예산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예산편성은 결국 정치인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젊은 세대들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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