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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수의 新삼국사 산책
의자왕의 친위쿠데타
백제 멸망을 부른 친위쿠데타
정재수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2-24 09:53:23
 
▲ 정재수 역사 작가
서기 655년(의자왕 15년) 백제 의자왕은 반대파를 대거 숙청했다. 왕족을 포함해 지배층 인사 40여명을 백제에서 추방하는 친위쿠데타를 일으켰다.
 
『일본서기』 황극기 원년(642년) 기록이다. ‘지난해 11월 대좌평 지적이 죽었고, … 금년 정월에 왕의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또 왕의 동생 아들 교기와 누이동생 4명, 내좌평 기미 그리고 명성이 높은 사람 40여 명이 섬으로 추방됐습니다.[去年十一月 大佐平智積卒 … 今年正月 國主母薨 又弟王子兒翹岐 及其母妹女子四人 內佐平岐味 有高名之人冊餘被放於嶋]’
 
먼저 두 사람이 죽는다. 대좌평 지적과 왕의 어머니이다. 사택지적과 사택태후이다. 두 사람은 의자왕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조정과 왕실의 최고 어른이다. 의자왕은 두 사람이 죽자 반대파 40여명을 전격 제거했다. 이들은 모두 명성이 높은 고위직 인사였다.
 
친위쿠데타 발생시기
 
『일본서기』 기록은 <황극(皇極-35대)기> 원년인 642년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는 <제명(齊明-37대)기> 원년인 655년에 발생한 사건이다. 다만 <황극기> 원년 기록을 준용하면 사택지적은 641년에 사망했다. 그러나 1948년 충남 부여 관북리에서 발견된 《사택지적비》 비문에는 사택지적이 654년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나 있다. 사택지적은 641년이 아닌 654년 11월에 사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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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655년 정월에 의자왕의 어머니도 죽는다. 무왕의 왕후인 사택왕후로 의자왕에게는 계모이며 당시에는 태후이다.
 
의자왕은 사택태후가 죽자 곧바로 친위세력을 동원해 반대파를 일시에 제거한다. 반대파는 주로 대좌평 사택지적과 사택태후의 사람들로 의자왕을 견제한 세력이다. 의자왕의 친위세력은 백제말기 의자왕을 보좌한 신진세력이다. 대표적 인물은 장군 윤충(允忠)과 좌평 성충(成忠)이다. 의자왕은 친위쿠데타를 일으켜 확고한 권력독주의 기반을 구축한다.
 
 
 
▲ 사택지적비와 그 해석. [사진=필자 제공]
  
친위쿠데타 이후 의자왕의 행적
 
친위쿠데타 내용은 『삼국사기』에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이 시기 『삼국사기』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면 친위쿠데타가 발생한 655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기록상의 변화를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서기 653년(의자왕 13년) 야마토와 우호관계를 맺으며 당과의 교류가 사라진다. 한편 내부적으로는 의자왕의 행위가 독단으로 일관하며 갑자기 향락에 빠진다. 자신의 최측근인 좌평 성충마저 간언한다고 하여 옥에 가둔다. 특히 657년(의자왕 17년)에는 서자(庶子) 41명을 좌평에 임명하고 각각 식읍을 주는 [十七年 春正月 拜王庶子四十一人爲佐平 各賜食邑] 등 오로지 자신의 권력에만 집착한다. 한마디로 의자왕의 절대 권력은 통제 불능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의자왕은 곧바로 백제 멸망이라는 커다란 쓰나미를 만나며 그가 공들여 쌓은 절대 권력은 한 순간에 모두 무너진다.
 
친위쿠데타는 반드시 무소불위의 독재자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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