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들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플렉스(FLEX)’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플렉스 문화란 재력이나 귀중품 등을 과시하는 행위를 이르는 신조어를 의미한다. 이러한 문화는 MZ세대가 과거 기성세대와 달리 스스로 정당하게 벌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려는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MZ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소비활동 만큼이나 효율적으로 정당하게 돈을 버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 과정에서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기존 강성노조에 대한 반발이 대표적이다. MZ세대는 자신의 수익과 직결되는 회사의 이익을 중요하게 여긴다. 만약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행태가 있다면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떳떳하게 번 돈 눈치 안 보고 쓴다”…명품 주력 소비층 떠오른 MZ세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이 20% 감소한 상황임에도 우리나라 명품 시장은 활황세를 띠고 있다.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의 소비가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자신이 떳떳하게 올린 성과를 눈치는커녕 오히려 과시하려하는 MZ세대 특유의 문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방, 지갑, 쥬얼리, 시계 등 명품 매출은 125억420만달러(14조9960억원)로 7위를 기록했다. 앞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독일(104억8700만달러)을 제치고 한 계단 상승한 수치다. 5위 영국(146억달러)과 6위 이탈리아(145억달러)와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 명품 매출 상승은 MZ세대의 소비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명품 매출에서 20대와 30대의 구매 비중이 각각 10.9%, 39.8%로 집계돼 합산 비중 50.7%로 절반을 넘었다.
롯데백화점도 20·30세대 명품 매출 비중이 2018년 38.1%, 2019년 41%, 지난해 46% 등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명품 매출 증가율을 고객 연령대별로 살펴본 결과, 20대가 37.7%에 달했다. 30대(28.1%), 40대(24.3%) 등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과거 중장년층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명품 소비가 MZ세대인 20·30세대로 넘어간 배경에는 그들의 경제관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MZ세대의 경우 자신이 정당하게 번 돈을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플렉스(FLEX)’ 문화 역시 이들의 경제관념에서 비롯됐다. 과거 정당하게 벌고도 눈치를 보며 소비했던 기성세대와는 확연이 다른 모습니다.
지난 2월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이 지난해 20~30대 30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응답자 52.1%가 플렉스 소비에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주된 이유로 ‘자기만족이 중요해서’라는 답변이 52.6%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 △즐기는 것도 다 때가 있어서(43.2%) △스트레스 해소에 좋을 것 같아서(34.8%) △인생은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해서(32.2%) △삶에 자극이 되어서(22.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늘날 SNS 발달로 인해 MZ세대는 자신의 소비를 정당하다고 여겨 숨기지 않고 과시하는 편이다”며 “그 결과 명품소비가 늘어났는데 차후 이들의 명품 구매력이 확대되면 명품시장은 더욱 활기를 띌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명품을 구매해서 사용하다가 나중에 지루해지거나 돈이 필요하면 리셀(재판매)하는 행위 역시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의 경제관념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만 배부르면 된다” 강성노조 vs “회사가 살아야 내가 산다” MZ세대 노조
MZ세대는 떳떳한 소비활동 만큼이나 효율적으로 정당하게 돈을 버는 과정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회사의 처우에 순응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이들은 성과에 대해 공정한 보수를 요구하고 또 개인이 성과를 내는 과정에 방해되는 요인에 대해서는 직접 해결에 나서기도 한다.
최근 여러 기업 MZ세대가 주도한 사무직 노조가 결성되는 것도 그들만의 경제관념에서 비롯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출범한 LG전자를 필두로 금호타이어, 현대중공업, 넥센타이어, 현대자동차 등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노조 설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노조가 출범한 배경에는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 기존 강성노조의 이기적 행태 등이 자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에선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생산직 근로자 위주로 진행됐고 사무직·연구직 직원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금호타이어 역시 젊은 세대의 노조설립 이유가 생산직 노조와의 공정성과 차별성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MZ세대가 주축이 된 노조는 기존 노조와는 확연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MZ세대 노조는 과격하고 호전적인 기성 노조들과 달리 합리성·공정성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앞서 기성 노조가 본인들의 밥그릇을 쟁취하기 위해 걸핏하면 잦은 파업과 온갖 단결·투쟁 등의 유혈사태를 일삼으며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MZ세대 노조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또 MZ세대가 주도한 사무직 노조는 투쟁구호가 적힌 붉은 머리띠를 매고 거리로 나오는 대신 대신 SNS인 ‘카톡 단톡방’, ‘밴드’ 등에서 주로 활동한다.
김영훈 경제지식네트워크 사무총장은 “기존 노조는 지나친 정치적 결사, 잦은 파업, 투쟁 등의 복합적인 문제요소가 있었다”며 “반면 MZ세대 노조는 합리적 조직문화를 구축해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 시켜 자신의 이익으로 전환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직군과 업무가 다양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MZ세대의 이러한 모습은 비대해진 노조 권력을 견제해 산업 발전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창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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