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를 합친 ‘MZ세대’가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이들은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산과 소비의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MZ세대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추세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MZ세대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1700만 명에 이르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35%에 육박한다.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은 이미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MZ세대는 사회에 순종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직접 사회 변화를 주도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코로나 시대 문화·사회 트렌드 주도하는 대한민국 MZ세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의 변화속도는 70·80년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시대를 대표하는 주류 세대의 특징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1960~90년대를 주도해온 베이비붐세대와 X세대의 소비는 TV와 신문, 오디오, CD, 레코드와 같은 매개체로부터 정보를 얻고 그것을 일반화, 대중화해 세계적인 문화 트랜드를 만들었다.
반면 디지털 문명에 익숙한 MZ세대는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전 세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 받으며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소비패턴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들은 문화적 소비를 넘어 직접적인 생산에 뛰어들기도 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개개인의 일상이나 생각 등을 공유한다.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웨이브 등과 같은 영상콘텐츠 제공 서비스들을 이용해 자신이 직접 감독이나 창작가가 돼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 창출도 하고 있다. MZ세대는 누구나 사진가, 영화감독, 강사 등이 될 수 있으며 거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들의 목표를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져 달성하고 있다.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소유와 소비에 있어서도 차이점을 보인다. 특히 제품과 서비스의 소유가 아닌 공유로 경제소비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켰다. 덕분에 공유경제가 경제 트레드로 자리매김했다. 차량공유 서비스 소카(Socar)나 그린카(Greencar) 등이 대표적이다.
MZ세대는 겸손을 미덕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자신의 건전한 성공이나 부를 스스럼없이 공개하고 고가 명품에 주저 없이 지갑을 연다. 이러한 행태는 ‘플렉스(flex)’로 불리며 하나의 문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롯데카드가 롯데백화점에서 해외명품 브랜드를 구매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30대 고객의 비중은 30.8%로 2019년 27.1% 대비 3.7%P 증가했다. 구매력이 가장 높은 40~50대는 오히려 0.6%P 감소했다.
최소 20~30년 소비시장 이끌 MZ세대 공략 나선 국내 기업들
MZ세대가 소비시장의 주고객층으로 급부상하자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주요 기업들은 MZ세대의 욕구와 생활·소비 패턴을 반영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비스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권에선 소액저축상품 등 청년층 맞춤형 금융상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으며 자동차, 전동킥보드, 중고물품 등 공유서비스 분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경제·문화 분야 외에도 정치 분야에서도 MZ세대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이대남·이대녀’(20대 남‧여를 의미)의 정치적 영향력은 현 정치의 패러다임을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각 정당들은 20대 남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이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공약들을 내놓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베이비붐세대, X세대 등을 잇는 MZ세대가 향후 20~30년 간 대한민국은 물론 글로벌 사회를 주도할 주류 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강태원 영화감독은 “MZ세대의 소비는 이미 영화산업뿐 아니라 극장문화를 바꿔놨다”면서 “단적인 예로 극장영화를 보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앞으로 극장시스템은 죽고 새로운 OTT(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시스템 정착이 더 가속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강 감독은 “과거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올 때도 많은 문제가 많았다. 칸 영화제는 마지막까지 필름영화를 고집했지만 결국 디지털 변화에 순응했다”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MZ세대가 이끄는 스트리밍서비스 시대는 앞으로 더 선진화 해 미래 20~30년의 문화패턴을 주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류홍채 경기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MZ세대는 기성세대들이 막을 수 있는 영역을 넘어 자신들의 주관적 의도가 강하게 적용되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는 비교적 느린 속도로 지속적이고 자연스럽게 변화했으나 MZ세대가 주도하는 변화는 속도 자체가 다를 것이다”고 진단했다.
류 교수는 “이번 4·7보궐선거를 보더라도 20·30대의 투표율이 상당히 높았다”면서 “이들은 과거 2002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까지 촛불 시위의 현장에서 정치에 대한 경험을 많이 쌓은 세대이기 때문에 정치에서 자신들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Z세대는 개인적이면서도 상식적인 민주주의 의식과 생활패턴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20~30년의 정치상황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본다”며 “특히 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치관과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철저히 배격하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에 앞으로 각 정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점점 얇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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