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의 매력은 폭넓은 대중성에 있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이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하지만 어린 아이들도 따라 부르기 쉽고 흥겨운 트로트 리듬에 몸을 맞춰 춤도 출 수도 있죠. 힘든 삶을 위로하는 마법 같은 음악이 제게는 트로트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트로트를 하기 전에는 가요나 팝 음악을 많이 듣기도 했었지만 트로트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트로트 음악에 빠졌어요. 나훈아, 남진, 배호 등 훌륭한 선배님들의 음악을 따라 부르기도 해요. 지금은 저만이 가지고 있는 목소리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죠.”
5월 어느 따뜻한 오후 상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카이데일리 기자일행과 만난 가수 홍원빈 씨(52)는 50대 초반의 나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 외모와 함께 뛰어난 패션 감각이 풍겨졌다. 그는 그가 모델이었을 때 이야기, 이후 가수로서 20년 넘게 활동한 이야기,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들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갔다. 홍 씨는 먼저 어린 시절의 꿈과 가수를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제가 태어난 곳은 경기도 남양주인데 제가 살 당시에는 지금과는 다른 조용한 시골 동네였어요. 어릴 때는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친구들과 농구, 축구도 많이 했었고 초등학교 때 합기도를, 중학교 때는 태권도를 열심히 하기도 했죠. 음악도 좋아해서 1980년대에는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같은 유명 팝가수의 음악을 많이 듣고 따라 부르기도 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 가수인 이문세, 김광석 그리고 나훈아·남진 선배님 같은 유명 가수들의 노래도 많이 들었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처음에 모델로 데뷔해서 활동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가수 제의를 받으면서 도전하게 됐죠. 그 이후 지금까지 20년이 넘게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제가 생각해도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길이 저에게 잘 맞는 거 같아요.”
데뷔 24년 차 가수… 20대에는 모델 활동, 이후 가수의 길 선택
홍 씨는 20대 때 모델 활동을 한 경력이 있다. 대학에서 전자통신학과를 졸업한 후 1994년에 모델라인 35기로 들어가 모델계에 입문한 것이다. 그는 나이키, 베네통 등 유명 브랜드 패션쇼에 모델로 서기도 했다. 그리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한복 패션쇼 등 주요 행사에 선 경험도 있었다. 이 행사를 통해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고 홍 씨는 살짝 귀띔해주었다. 당시 삼성 무용단으로 활동했던 아내와 한국에서 3년간 교제를 하고 2001년에 결혼을 하게 됐다고 한다. 홍 씨가 모델로 활동했던 이야기와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들려줬다.
“그 전에 모델로 활동하면서 삼성무용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됐어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우연히 만나게 된 아내는 제가 첫눈에 반했지요. 한국에 와서 무용단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서 만나고 싶다고 먼저 연락했어요. 정식으로 1998년부터 만나기 시작해 3년간 열애하고 2001년에 결혼했죠. 그 당시 데이트할 때는 오후 10시가 통금시간이라 아내와 아침 일찍 만나고 저녁 일찍 헤어지긴 했지만 가평이나 좋은 곳을 자주 갔었어요. 놀이공원에도 많이 갔고요. 제가 배우 성룡을 좋아해서 첫 데이트 때 본 영화가 성룡 영화였어요.”
2001년 결혼을 하게 된 홍 씨는 그 당시 가수로 활동하기는 했지만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집을 잃어 몇 년간 처가에서 가족들이 생활하기도 했다. 결혼 후 몇 개월 뒤에 아버지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이후 어머니도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아내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오랜 시간 극진하게 어머니를 모셔준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다는 말도 했다. 홍 씨는 아내 다음으로 고마운 사람이 사랑하는 두 아이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엔 어린이날에 해외에서 공연을 한 적이 많았어요. 공연 스케줄로 인해 같이 놀아줄 수 없어서 항상 미안했죠.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자주 함께해 주지 못한 적이 많았으니까요. 지금은 코로나로 영화관에 못 가고 있지만 몇 년 전에는 아들과 극장에서 영화를 함께 보러가기도 했어요. ‘어벤져스’나 ‘아쿠아맨’도 같이 보고, 아들이 재밌다고 하면 그게 저에겐 행복한 시간이었죠. 고3인 딸도 수능이 끝나면 같이 시간을 내서 가족끼리 그동안 못했던 여행이나 영화를 보러가고 싶네요. 힘든 시절을 잘 이겨내고 있는 아내에게도 항상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고요.”
무명시절을 보내며 사기를 당하기도 하는 등 힘든 시기를 딛고 2007년 ‘맨발의 청춘’이라는 앨범으로 데뷔하게 된 홍 씨는 ‘남자의 인생’이라는 대표곡을 내놓게 된다. 그 곡을 통해 팬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공연 무대에 섰다. 당시 그가 소속된 회사는 장윤정, 박현빈, 윙크 등이 있던 회사였는데 1000회가 넘는 지방공연을 같이 하기도 했다. 특히 장윤정 씨와의 인연은 그때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예명 지어준 장윤정… 후배지만 선배 같은 평생 고마운 사람”
“사실 장윤정 씨는 저보다 늦게 데뷔했지만 트로트계를 이끄는 톱스타가 되셨어요. 같은 소속사에 있을 당시에는 장윤정 씨가 저에게 선배님이라고 인사도 하곤 했지요. 최근에 방송된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트롯신이 떴다)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죠. 장윤정 씨는 후배이긴 하지만 선배와도 같은 그런 매력이 있고 본받을 점이 많은 가수예요. 제가 ‘홍원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데, 이 이름은 같은 소속사에 있을 때 장윤정 씨가 직접 지어준 것이기도 해요. 가수활동하면서 저에겐 평생 고마운 사람이죠.”
홍 씨는 자신의 발표곡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곡으로는 ‘남자의 인생’ ‘인생을 거꾸로 살자’ ‘노을빛 사랑’ ‘배웅’ ‘소주가 좋아’ ‘바람이 되어’를 꼽았다. 특히 ‘남자의 인생’은 16비트 세미 트로트 풍의 고급스러운 전통가요로 힘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자의 애환과 심경을 잘 표현해낸 곡이라고 설명했다.
“‘남자의 인생’은 지난 세월을 반추하며 현재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다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남성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죠. 그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로 가족을 위해 한평생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우리네 아버지들의 고단한 모습을 떠올리게 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죠. 저 역시도 두 아이의 아빠라서 공감이 가는 곡이기도 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한 ‘인생을 거꾸로 살자’는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고 하루하루 멋있게 즐겁게 살자는 메시지가 담긴 곡이에요. 정통트로트 멜로디와 자메이카 레게 리듬이 흥겨운 네오 트로트이기도 해요.”
‘노을빛 사랑’은 홍원빈 씨의 중저음과 달콤한 목소리의 매력이 풍기는 성인취향 발라드 곡으로 팬들의 반응이 좋다. 또 다른 곡인 ‘배웅’은 16비트 네오 트로트 형식의 곡으로 80~90년대의 복고스타일이 인상적인 곡이다. 일명 후크송이라는 기존의 일률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서정적이고 여운이 남는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세련된 스트링 편곡과 복고적인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와 안정적인 리듬라인이 인상적이다. 떠나보내는 이의 안타까운 마음을 배웅이라는 한 단어에 집약시킨 가사가 핵심인 곡이다. 홍 씨는 지난해 6월에 발표한 곡인 ‘소주가 좋아’는 힐링 곡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곡인 ‘소주가 좋아’는 젊은 층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EDM 편곡이 인상적이고, 중장년층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 곡이에요. 홍원빈만의 창법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노래를 트로트 장르에 EDM을 접목한 곡으로 힘든 코로나 시국을 이겨낼 힐링 송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로 인해 활동을 많이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많은 분께 들어보길 추천하고 싶어요.”
홍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는 2014년에 대구에서 공연한 단독콘서트 경험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제가 가수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져 2014년 생애 첫 단독콘서트를 대구 아양아트센터에서 하게 됐을 때가 지금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좌석 1170석이 꽉 찼고, 저녁 7시부터 2시간 40분이 넘는 시간을 라이브로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제 가수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최고의 경험이었죠. 많은 분이 제가 노래하는 것을 보면서 같이 따라 부르고 큰 박수갈채를 보내주셔서 개인적으로 많은 감동을 받았고 가수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마음이 든 순간이었어요.”
지난해 ‘트롯신이떴다’에 출연한 홍 씨는 패자부활전에서 나훈아의 ‘테스형’을 열창해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하지만 1라운드 배호의 ‘누가 울어’, 2라운드 장윤정의 ‘카사노바’를 통해 시청자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와서 이에 감동하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 씨는 앞으로 활동 계획을 밝히며 후배가수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현재 발표한 신곡을 알리고 코로나로 인해 공연을 많이 못하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많이 공연하고 싶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후배 가수들이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정말 중요하고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가수로서 인기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뒷받침이 안 된다면 오래 활동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그리고 가수로 활동하면서 항상 성실한 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실하지 않으면 이 분야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이 불가능해요. 앞으로 저도 저만의 음악으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수 홍원빈이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주세요.”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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