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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스포츠의류 고가판매 논란
“인플루언서 입은 골프·등산복, 돈 주고 사는 순간 호갱인증”
코로나19 여파 실외 스포츠 골프·등산 인기
인플루언서 마케팅 경쟁에 제품값 고공행진
소비자 부담 가중…과시적 소비의 장 변질
허경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21 14:16:43
▲ 스포츠 의류의 가격책정을 둘러싼 신뢰도 하락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도한 마케팅 출혈 경쟁이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 내 스포츠 의류 매장. ⓒ스카이데일리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골프, 등산 등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제품의 과도한 고가 정책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과도하게 높은 가격으로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높은 가격 책정의 배경에 과도한 마케팅이 지적되면서 일각에선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여명에 달한다. 2017년 386만명에 비해 33%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골프웨어시장 규모도 지난해 5조1250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골프복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내년엔 6조33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등산 역시 인기다. 5월 국립공원공단이 발표한 국립공원 기본통계자료에 따르면 도심권 북한산 탐방객은 전년대비 15% 늘어난 656만명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가까운 도심권 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의류 쇼핑몰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한 주요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의 합산 매출은 2019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올 1분기 거래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42% 올랐다.
 
골프·등산 인기 편승한 관련제품 불티…티셔츠 한 장에 수십만원 ‘폭리 논란’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은 평일 오후임에도 골프옷, 등산복 등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최근 골프를 시작한 김지현(27·여)씨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골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예쁜 골프옷을 입고 친구들과 SNS에 올릴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쇼핑을 나왔다. 가격은 매우 비싼편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 내 골프·등산 관련 브랜드 매장에선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관련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값비싼 골프옷과 등산복(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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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복 매장에서 만난 서지훈(31·남) 씨는 “최근 등산 동호회에 가입해 등산복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특별한 기능성이 있는 등산복이면 이해하겠지만 단순 등산용 티셔츠가 20만원 가까이 해 살까말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스포츠의류 매장에서 만난 김강민(29·남) 씨는 “골프옷, 등산복 등은 일반 사람들이 구매하기에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플루언서들은 홍보도 하고 제품도 공짜로 받는 반면 일반 사람들은 제 값을 주고 사야해 세일 기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SNS상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들은 세일 자체를 안 하고 정가제만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프 관련 용품과 의류, 등산복 등은 대부분 일반 의류 제품에 비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100만원에 달하는 카트백부터 △드라이브 커버(19만8000원) △골프치마(40만원 중반대) △골프티(30만원 중반대) △골프화(30만원 중반대) 등이 주를 이뤘다. 등산복도 △방수 자켓(40만원대) △바람막이 자켓(20만원대) △등산 바지(20만원대) △등산화(20만원 중반대) 등 타 패션의류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너도나도 인플루언서 광고 마케팅…값비싼 마케팅비용 소비자에 고스란히 전가
 
스포츠 용품에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배경에는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자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언서란 ‘대중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유튜브, SNS 등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스포츠 의류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가 대중에게 신뢰를 주는 존재로 자리한 만큼 이들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면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매출 증대에도 큰 효과가 있다”며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MZ세대를 겨냥한 제품군을 늘리고 이들에게 알맞은 인플루언서를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은 골프나 등산이 과시적 소비의 장이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은 한섬 모델들이 SJYP 골프라인 컬렉션을 착용한 모습.(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인플루언서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들을 이용한 제품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마케팅 분석회사 하이프오디터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내년까지 150억 달러(약 16조782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대비 15% 증가했고 향후에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골프·등산 용품의 경우 최근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고 관련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 졌다. 결국 기업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을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소비자 부담만 늘어나는 꼴이 됐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골프나 등산은 건강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이지 과시적 소비의 장이 되선 안되지만 업계가 인플루언서를 기용하면서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고가로 책정해 스포츠가 주인지 패션쇼가 주인지 주종이 바뀐 그러한 식의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품가격 상승 외에 소비자 기만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 활동 과정에서 그들에게 지급되는 제품은 협찬 형식으로 제공되고 있어서다. 즉 인플루언서는 공짜로 얻은 제품이 일반 소비자에겐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직접 돈을 주고 제품을 산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최근 취미로 골프를 시작했다는 한진선(33·여·가명) 씨는 “주변 친구 중에 SNS 팔로워 수가 많은 친구가 있는데 사진을 SNS에 게시하는 조건으로 주기적으로 값비싼 제품을 공짜로 협찬 받는 모습을 봤다”며 “돈을 주고 제품을 사는 입장에서 호갱이 됐다는 기분이 들었고 그 이후로는 해당 업체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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