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1-02 12:52
뉴스 > 연재기획
[이경희 장편소설]
초대받은 여자 <119회> 내게 거짓말을 해 봐
이수빈 이야긴데 잠깐 나와서 이야기 할까?
이경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2-16 10:51:58
봉투를 돌려받은 상훈은 헛웃음을 웃었다. 쪽지까지 선우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민망했던 모양이었다.
 
“우리 로펌 임원들한테 매년 나가는 건데 티오가 생겨서 이모님 한 장 드렸더니 감당이 안 되나 보네. 어떻게 이게 이렇게 돌아오나?”
 
선우는 돌아서 방으로 들어왔다. 상훈과 더 이상 어떤 이야기도 나누고 싶지 않았다. 의리상 시장선거일까지 한 집에서 살기로 한 거지만 한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역일 때가 많았다.
 
이제 더 이상 이상훈과 관계가 엮이는 게 싫었다. 이혼 후 보여 준 상훈의 모습은 인간적으로 매우 실망적인 부분이 많았다.
 
“이수빈 이야긴데 잠깐 나와서 이야기 할까? 아님 내가 들어가도 되고.”
 
아마도 상훈과 선우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 건 이수빈에 대한 이야기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수빈에 대한 선우의 질문에 상훈은 화영에게 무슨 소리 들었냐고 말을 되받았다. 그래서 선우는 화영과 상훈이 수빈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나눈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날 화영은 펄쩍 뛰었다.
 
“내가 상훈 씨랑 수빈이 이야기할 게 뭐가 있어? 백화점이랑 리조트 고문변호사 소개받을 때 통화한 게 전부야. 상훈 씨가 수빈이를 어떻게 안다고 내가 뭔 이야기를 나누겠니?”
 
 
 
그래놓고 다시 수빈 이야기를 하겠다니 그 말을 믿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수빈이 이야기 내게 할 게 뭐 있어?”
 
선우는 상훈이 방으로 들어올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문을 열고 나갔다.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가 좀 있어.”
 
상훈은 머쓱하게 웃으며 거실 테이블로 가 앉았다. 상훈은 깊게 파고 들어가 보지만 않으면 좋은 남자에 속했다.
 
“며칠 전엔 전혀 아닌 것처럼 굴더니 진술 번복하는 거야?”
 
상훈이 큰 소리로 웃었다. 상훈은 변호사인 시어머니의 인텔리한 모습을 그대로 품고 있었다. 오래 전 상훈에게 조금이라도 끌림이 있었다면 아마도 시어머니를 빼닮은 인텔리한 태도 때문일 거라고 선우는 항상 생각했다.
 
“한 때 이수빈 씨 여자로 만났던 적 있었어. 마지막이 그렇게 돼서 마음이 안 됐지만. 당신한테는 숨기고 싶지 않아서….”
 
선우는 컬럼비아대학 도서관 앞 계단에서 찍은 상훈의 사진이 생각났다. 수빈은 상훈의 얼굴을 도려낸 채 사진을 보관하고 있었다.
 
“두 사람 만났을 땐 많이 수빈이 많이 어렸던 때 아닌가? 많이 좋아했던 것 같던데….”
 
“그냥 지나가는 청춘 한때의 객기 같은 거지. ”
 
선우의 넘겨짚은 말에 살짝 당황했던지 상훈은 얼른 일어나 냉장고에서 음료 두 병을 꺼내서 가져왔다. 재미있게도 시장 공천이 정해진 후 상훈은 과천댁에게 사사로운 심부름을 시키지 않았다.
 
“그럼 혹시 수빈이 우리 미술관에서 뛰어내린 이유도 알아?”
 
“내가?”
 
상훈의 얼굴에서 서서히 핏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글: 이경희 / 그림: 도은민]
 
광고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5
좋아요
3
감동이에요
1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18,166 ▶
어제 175,958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