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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쌍방울 그룹을 둘러싼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한 차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국회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검찰이 이 대표의 대북송금과 관련한 혐의에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전 쌍방울 회장, 李 방북·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위해 800만 달러 송금 진술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인 2019년에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은 1·4·11·12월 4번에 걸쳐 북한에 총 800만 달러를 송금했다.
이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최근 검찰 진술에서 800만 달러의 대북송금이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가 추진한 ‘북한 스마트팜 개선 사업’ 비용(500만 달러)의 대납과 이 대표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위해 쓰였다는 진술에서 시작된다.
김 전 회장의 경우 2019년의 800만 달러의 대북송금 때문에 현재 검찰에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와 관련한 이 대표의 혐의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김 전 회장이 2019년 1·4월에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개선 사업’ 비용 명목으로 북한에 대납한 5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제3자뇌물공여죄 성립이, 같은해 11·12월에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위한 300만 달러 대북송금에 대해서는 ‘단순 뇌물죄’ 성립이 검토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3자뇌물공여죄의 구성요건은 공무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했을 때 성립한다. 관련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김 전 회장이 대북 사업권(부정한 청탁)을 노리고 당시 경기도가 추진 중인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를 제3자인 북한에 송금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고 이 대북 송금이 당시 경기지사인 이 대표와의 직무 관련성까지 인정된다면 이 대표에 대한 제3자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명목으로 북한에 송금한 300만 달러는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대표가 북한에 송금했어야 할 돈을 김 전 회장이 대납한 것이 되므로 이 대표에 대한 단순 뇌물죄 성립이 가능해진다.
이 대표 대북 송금 의혹의 핵심은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에 대한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의 관여 여부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진술과 더불어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나눈 통화 정황을 두고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과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을 수사한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이 대표와 3∼4번 전화 통화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17일 중국 선양에서 북측 인사인 송명철 조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과 ‘500만 달러 대납’을 협의한 한국 기업 대상 간담회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통화에서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당시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3일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방용철 쌍방울 그룹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의 전화기를 통해 (김 전 회장과 이 대표가) 통화한 것은 내가 본 게 있다”며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이 지사가 쌍방울을 잘 알고 있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전화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서 “검찰의 신작 소설이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검찰이 주장하는, 혹은 흘린 취재 자료에 의하면 그날 저녁 만찬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전화를 바꿔줘서 통화를 했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 만찬이 오후 6시부터 8시경까지였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그게 가능한 이야기냐. 이 전 부지사가 그날 (중국으로) 출발했는데 명색이 부지사가 그날 제가 재판받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런 전화를 바꿔줄 일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후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통화 사실에 대해 KBS에 출연해 “누군가가 술 먹다가 바꿔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기억이 안 난다”며 “저희들이 사실 술 먹고 전화하는 사람이 많다. ‘나 이사람 안다’ 과시하기 위해서 막 전화해서 바꿔준다. 그런 경우일지는 혹시 모르겠는데 만난 일은 확실히 없다”고 설명했다.
檢, 李 쌍방울 대북송금 연관성 본격 수사 착수… 2차 구속영장 전망
이 같은 상황에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경기지사실을 포함한 도청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북송금 혐의와 관련해 검찰 수사의 칼 끝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향해 겨눠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수원지검 형사6부는 경기 수원시·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청 남·북부청 사무실 19곳에 검사 및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수원지검은 쌍방울 그룹의 배임·횡령과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등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9·10월 경기도청을 압수수색 한 바 있지만 도지사실까지 압수수색의 대상이 된 적은 처음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도지사실 및 도지사 PC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검찰은 전 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혐의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도청 서버도 확보해 당시 대북사업과 관련한 공문서의 도지사 결재 내역·도지사 방북 추진·쌍방울 그룹 관련 사업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이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 전 부지사 간 대질신문도 추진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검찰의 도지사실 압수수색은 지난해부터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관련 사건을 수사하면서도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한 적 없던 수원지검의 이 대표를 향한 수사가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최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 혐의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에도 이 대표를 둘러싼 남은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이어갈 것을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향후 사안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본건에 대한 보강수사와 함께 ‘현안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수사 중인 이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등이 ‘현안 수사’로 풀이되는 만큼 향후 이들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2차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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