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기나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진한 경제 지표를 받은 중국 정부가 조만간 경기 부양책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다. 증권가는 정책 기대감으로 중화권 증시가 급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 ETF는 이달 들어 16일까지 39.46% 오르며 전체 ETF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ETF는 징둥닷컴·메이투안·알리바바 등 중국 혁신기업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홍콩 H지수의 일별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KODEX 차이나H레버리지’ ETF도 26.53% 오르며 뒤를 이었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 ‘KODEX 차이나항셍테크’ ‘KBSTAR 차이나항셍테크’ ‘ACE 차이나항셍테크’ 등의 ETF도 10% 이상 치솟았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서도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B’ 등이 40% 넘게 오르면서 전체 ETN 종목 상승률 1·2위에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1.89% 오른 것과 비교해 큰 상승폭이다.
이러한 흐름은 중화권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화권 증시는 상반기 내내 기대에 못 미치는 리오프닝 효과로 부진을 겪은 바 있다.
6월부터는 조금씩 달라졌다. 올 들어 5월까지 2.1% 하락한 중국의 상해종합지수는 이달 2.14% 오르며 반전을 꾀했다. 홍콩의 H지수·항셍지수도 5개월간 7~8% 폭락했지만 이달에는 10.87%, 9.90%씩 올랐다.
중국이 경제 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중국은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 성적표를 받았다. 5월 중국의 수출액은 2835억 달러(약 369조 원)로 전년동기 대비 7.5%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벗어난 수준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8.8에 그치며 두 달 연속 수축국면에 머물렀다. PMI는 기업의 인사·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기 전망 지표를 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의 시동을 걸고 있다. 이달 15일 인민은행(PBOC)은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75%에서 2.65%로 0.1%p 낮췄다.
8일에는 중국 상무부가 자동차·가구·외식 부문의 소비 진작을 위한 패키지 정책 출시를 예고했다. 당국은 1조 위안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해 신규 인프라 건설과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의 사업에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작은 도시들에 한해 다주택 투자 제한을 폐기하는 계획도 검토 대상에 오른 상태다.
투자업계는 중화권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들의 각국 증시 목표치를 집계한 결과, 향후 12개월간 홍콩 항셍지수가 36%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의 상승률 전망치도 31%로 높았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경기 개선 속도가 1분기 대비 둔화되면서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이는 중국 증시가 5월 부진에서 벗어난 근본적인 이유”라며 “정책금리 인하와 소비 부양책 출시는 시행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강도가 더 높은 정책 완화를 언급하고 있고 정책 기대감으로 중국 증시 반등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소비가 탄력적으로 회복하려면 구매력이 개선돼야 하는데 여전히 그 조짐이 미약해 정책당국이 나서기 시작했다”며 “다음 달 정치국회의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내수 활성화를 위한 지출 확대 등을 고려할 것이고 예상대로 정책 대응에 나선다면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는 2분기에 정점을 통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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