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기업들이 몸집을 불리며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형주는 물론 코스닥 중소형주까지 주가가 대체로 플러스(+) 양상이다. 폴란드 수출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데 이어 정부의 정책 지원이 상승탄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신(新)냉전 체제 심화로 유럽의 무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하반기에도 방산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주항공과 국방’ 테마에 속한 17개사의 시총은 14일 기준 17조13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14조2643억 원과 비교해 20.1% 불어난 규모다.
종목별 주가 상승률을 보면 코스피 중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0.4% 급등하면서 가장 높이 뛰었다. 퍼스텍(41.9%)·한화시스템(37.0%) 등도 코스피 상승률(17.1%)을 두 배 이상 따돌렸다. 코스닥 소속인 에이트원(80.0%)·아이쓰리시스템(37.7%)·우리기술(20.9%)·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16.4%) 등도 올 들어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방산 테마가 돋보였다. 한화자산운용이 올 1월 국내 최초로 상장한 방산 투자 상품 ‘ARIRANG K방산Fn’ ETF는 현재까지 26.6% 오르며 시장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도 146억 원에서 396억 원으로 약 3배 불어났다.
이 같은 상승세는 20조 원대로 추산되는 대(對)폴란드 수출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4월 한국이 폴란드에 수출한 ‘전차와 그 밖의 장갑차량’ 규모는 2억5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2억100만 달러)을 4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작년부터 올 4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억5600만 달러(약 5800억 원)다.
해외 수주액 100조 원대를 돌파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2013~2020년 연평균 31억4000만 달러였던 한국의 방산 수출 수주액은 2021년 72억5000만 달러에 이어 지난해 173억 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방산 수출 증가율도 최근 5년간 74%로 방산 수출 상위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국내 방산 수출 점유율은 2.4%로 세계 9위다.
정책적 지원도 주가 상승을 뒷받쳤다. 정부는 올 2월 4대 방위산업 선도국 도약을 목표로 미래첨단기술 중심의 민·군 기술 협력에 1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4월에는 2030년까지 13조5000억 원을 투입하는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 분야에 방산을 넣어 힘을 실었다.
증권가는 올 하반기에도 방산주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주 실적은 K-9 자주포와 K-2 전차·FA-50 경공격기·천무 다연장로켓포를 시작으로 해외 매출이 증가하며 우상향할 것이다. 마진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높은 계약가를 감안하면 수익성은 충분하다”며 “기체부품 인도 증가·우주산업 발주 확대·대북 관계 악화에 따른 국내 방위력 개선비 증가 이슈 등도 방산 업체의 수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신냉전 체제의 심화로 새로운 대립체제가 구축되면서 유럽에서 신규 수주가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최근 대외정책 개정 문건에서 서구권 국가에 대한 적대감을 표명하며 과거 소련 시절로 회귀한 모습을 보였다”며 “대립체제는 ‘중국·러시아’ 대 ‘서구권’에서 발전해 유럽 내부의 분열로 이어질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냉전 체제가 가속화되면서 유럽 내 탄약·무기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생산 설비가 부족한 상황이고 다국적 조직 특성상 협력의 어려움이 있다”며 “국내 방산 기업은 나토군 규격에 맞는 장비를 생산 중이고 (수요가 많은) 지상무기의 수출 비중이 높아 방위산업의 최대 시장으로 등극한 유럽에서 여전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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