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진격이라는 역습을 감행하면서 전쟁이 새 국면을 맞은 분위기다. 본토를 공격 당한 지 6일이 지난 시점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을 격퇴 못한 채 고전 중이다. 그러나 전쟁의 불길을 러시아 본토로 옮겼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측 목적이 일단 달성된 듯 하지만 전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싱크탱크에선 이번 진격을 1950년 인천상륙작전에 비유하며 그와 다른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본토에서 전쟁을 실감하게 되면 러시아 국민들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그간 푸틴정부를 지지해 온 것은 에너지·식량 자급국답게 국내 생활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대부분 오지 출신들이 고액 봉급자로서 참전해 왔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적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와 인접한 국경지대에서 FT 취재진이 쿠르스크로 투입 중이라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만났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 군수뇌부가 쿠르스크주 상황이 통제하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영상·사진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에서 30㎞ 이상 떨어진 곳까지 진격해 쿠르스크주 소도시 수드자와 주변 여러 마을을 장악해 점령지를 확장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FT가 전했다.
러시아 땅을 계속 점령할 수 있다면 향후 종전 및 영토반환 협상 시 유용한 카드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원자력발전소 장악 가능성도 전망된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관련 영상 분석 결과 쿠르스크 원전 남동쪽 인근에서 참호 구축 중인 러시아군 움직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본토 공격’이 진행될 경우 푸틴은 전력을 우크라이나에만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외에 양측이 수백㎞를 국경선을 맞대고 있어 이곳 모두에서 방비를 강화해야 한다면 재앙적 상황이다.
한편 전쟁 격화를 경고하는 시각도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마이클 클라크 특별연구원이 10일 더타임스 기고문에서 러시아 본토 진격을 “지금껏 젤렌스키가 내린 가장 위험한 결정”으로 표현하며, 우크라이나군이 선전하는 것 같지만 러시아군 측 규모와 지구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클라크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비할 만 하지만 이번 역공이 인천상륙작전처럼 전쟁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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