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행 중개 플랫폼 트립닷컴이 소비자의 참여물에 과도한 통제도 모자라 자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약관에 불공정 조항을 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트립닷컴은 이용약관에서 소비자가 창작한 게시물에 대해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명기하고 여행 관련한 경험을 회사 페이지에 공유하면 사실상 검열 수준으로 엄격히 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호텔 등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트립닷컴은 이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행을 마치면 소비자가 홈페이지·앱을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소비자는 ‘리뷰’ 또는 ‘트립 모먼트’ 게시판을 통해 자유로운 여행 경험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더욱이 이러한 소비자의 경험 공유를 회원 등급과 연계해 이들 기능의 사용 빈도에 따라 등급 승격 등 더 큰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용약관에서 사뭇 다른 내용이 기재된 점이다. 트립닷컴은 회사가 아닌 이용자가 게시한 정보나 자료에 대해서는 검증하거나 별도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명시했다.
소비자의 자율 영역으로 존중된다는 리뷰·트립 모먼트 게시글은 등록된 후 ‘작성한 게시물이 검토를 통과하면 신규 리뷰어 배지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를 띄워 검열 전 대기 상태로 두고 페이지에 노출하지 않았다.
또 트립닷컴이 검증·승인을 마친 게시글은 홈페이지·앱에 정식 등록되면 수정 및 삭제할 수 없도록 기능을 막고 소비자의 자율 행위를 침해하기도 했다.
반면 소비자의 게시물에 대해서는 제약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약관에 명기하면서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할 여지를 열어뒀다.
약관 중 ‘당사가 사용자 업로드 자료를 사용하도록 사용자가 당사에 제공하는 권한’에 따르면 소비자가 회사의 웹사이트에 콘텐츠를 게시하면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 시 저작권자를 표시하거나 게시물의 원 게시자에게 통고하지 않고 이용·복제·배포·수정·각색·출판·번역·2차 저작물 작성 및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권한을 영구적이고 전 세계적이며 비독점적이거나 취소 불가능하며 로열티 없이 양도 가능한 라이선스를 트립닷컴에 부여한다고 명시했다.
또 소비자가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와 회사에 대한 권리 침해 시 법적 조치를 취할 권리를 회사에 양도함에 따라 소비자의 콘텐츠에 대한 모든 ‘저작인격권(저작자 표시 또는 무결성 권리 포함)’을 명시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에 소비자는 콘텐츠의 게시·사용·수정·삭제·악용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것으로 봤다.
이 외에도 소비자에게 통지하지 않고 단독 재량으로 콘텐츠를 삭제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백재승 대명 LAW 대표 변호사는 “트립닷컴이 명시한 ‘소비자의 게시물 사용에 따른 권한 부여’ 조항은 약관규제법의 적용을 받는 약관에 해당하므로 고객에게는 부당하고 불리한 약관으로서 무효로 판단될 여지가 많다”며 “이뿐만 아니라 현행 저작권법의 해석상 저작인격권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므로 ‘저작인격권의 포기’ 조항 역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트립닷컴 측에 소비자의 자율 보장 없는 통제 및 자사 플랫폼에 유리한 방식으로 약관 조정 행위와 관련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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