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위한 TV토론 생방송(한국시간 11일 오전) 시청자가 6700만 명이이었던 것으로 11일 집계됐다. 온라인 플랫폼 시청자들을 제외한 수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의 첫 대결인 이번 토론은 6월27일 조 바이든 대통령 때(5100만 명)보다 훨씬 주목을 끈 셈이다.
그만큼 해리스에 대한 궁금증이 강했던 것이다. ‘존재감 없는 부통령’ 이미지를 넘어서야만 하는 해리스에게 부담스럽고 위험한 무대로 예측됐으나 해리스의 손을 들어주며 ‘이겼다’ ‘예상보다 선방했다’ 반응이 우세해 보인다. 다만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민주당을 찍을 사람들 이외의 유권자들에게 해리스는 여전히 미지의 존재라는 게 문제다.
지난 수십년 민주당 후보만 지지해 온 뉴욕타임스(NYT)에선 토론 후 트럼프캠프의 큰 손 기부자들이 의기소침한 데 비해 민주당은 몇 시간 만에 거액을 모금했다며 “두 사람 모금액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CNN은 ‘방어적’이었던 트럼프에 비해 해리스가 트럼프를 ‘미끼’로 이용해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가 모든 답변에 트럼프를 감정적으로 건드리는 발언을 덧붙이며 공격적인 태세를 보인 게 사실이다. ‘해리스 판정승 내지 승리’를 전하는 국내외 보도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반응이나 집계도 많으며 사회자들의 불공정한 진행도 지적된다. 유독 트럼프에 대해 ‘예’ ‘아니오’ 식 답변을 요구하거나 면전에서 팩트체크 결과를 덧붙였다.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온 인상이 강한 해리스가 지난달 말 CNN과 인터뷰를 가졌으나 오히려 궁금증을 증폭시켜 첫 TV토론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CNN 인터뷰 당시 해리스는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였으며 20분 남짓으로 편집된 영상이 공개됐을 뿐이다. 여전히 모호한 내용에 자신감만 강조된 말투였고 준비된 듯한 메모를 위해 눈길을 아래로 보내는 순간이 자주 포착됐다.
민주당 측 온라인 기부 플랫폼 액트블루(ActBlue)에 따르면 토론 몇시간 만에 민주당은 이 플랫폼에서 4300만 달러(약 577억 원)나 모금됐다.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선정된 날 이래 이 플랫폼에서 기록한 일일 최다 모금액이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측 기부자와 모금활동가들에겐 아쉬운 TV토론회였다. 억만장자 가족이자 텍사스에서 모금활동을 해 온 다윈 더그는 “해리스의 거짓말을 폭로할 기회가 많았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며 “지켜보기 괴로웠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단체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벤처 투자가 키스 라부아 역시 “해리스를 박살 낼 기회들을 많이 놓쳤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엑스(X·옛 트위터) 글 “해리스는 대부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란 곱씹어 봐야 할 표현이다. 해리스의 과거 언변이나 식견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중평 속에 다수의 지지자들이 이번 TV토론을 불안해했다. 머스크의 의견은 걱정했던 바에 비해 ‘무난했다’에 가깝다. 토론준비팀 좌장인 캐런 던 변호사의 ‘특훈’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뉴욕의 억만장자인 존 캐시마티디스 또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3개월간 침묵한 해리스에 대해 모두가 토론능력을 모두 의심했지만 기대보다 훨씬 잘 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만했거나 준비 부족이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트럼프를 지지하며 중도하차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마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달력·세련미·구성력·준비성 면에서 해리스 우승”으로 평가했다.
TV토론 이후 두 후보 일정에 캠프 모금 현황이 반영된 모양새다. 해리스가 14일 워싱턴DC 행사에만 직접 참석이 예고된 반면 트럼프는 유타와 캘리포니아의 모금행사에 나간다. NYT에선 이를 “트럼프의 재정적 압박 일부를 말해준다”며 그가 “금고를 채우기 위해 경합주 아닌 지역을 찾으며 귀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짚었다.
NYT가 “선거자금 모금 활동이란 주로 토론과 전당대회 등 중요 행사에 탄력을 받는다. 트럼프에게 중요한 순간이 남아있을지 확실치 않다”고 풀이한 가운데 해리스캠프 대변인이 ‘10월 중 2차 토론’ 추진을 밝혔다. 트럼프는 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공정한’ 방송이 주관한다면 또 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국내외 주류 언론의 편향된 시각 속에 지난달 출간된 ‘신의 개입-도널드 트럼프 깊이 읽기’(송의달 저)가 눈길을 끈다. 21세기 현 시점의 미국 현실과 배경, 전통적 정치인이 아닌 트럼프의 등장과 그를 향한 열렬한 지지층이 생겨난 이유 등을 자세히 짚으며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한 대처 방안과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나온 모든 트럼프 관련서 이상의 통찰과 깨달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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