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30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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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공 수사권 부활’ 긴급 토론회
“文정부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는 용공이적 행위”
황흥익 국가안보통일연구원 “간첩 못 잡게 하기 위한 술책”
김은영 가톨릭관동대 교수 “방첩 수사 전문성 없으면 못해”
장석광 국가정보연구회 총장 “경찰 해외 정보 활동으로 한계”
▲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부활을 위한 긴급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다수당의 횡포를 앞세워 2020년 12월13일 대공 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북한의 30년 숙원 사항이던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폐지’라는 경악스러운 선물을 북한에 안겼습니다.” 
 
황흥익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민의힘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부활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이는 노골적인 용공 이적행위”라며 이같이 공개 질책했다. 
 
황 수석연구원은 “(대공 수사권 폐지는) 북한에 대한 이념적 동조 행위이자 북한이 70여 년간 불변의 법칙처럼 고수하고 있는 대남 무력 적화통일 야욕에 호응한 것”이라며 “북한의 지령에 놀아난 전임 (문재인) 정권의 국가 변란에 준하는 심각한 국익 훼손 행위라 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시절 정부여당의 ‘대공 수사권 폐지’를 반(反)국가적 행위이자 적폐의 대표적 표본이라고 직접 겨냥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좌파 정권에서 입법부 장악을 통해 북한의 3대 숙원사항(국정원 대공수사권 박탈·국가보안법 폐지·주한미군 철수) 중 하나를 해결해 주면서 간첩 수사에 여력이 부족한 경찰 조직에 굳이 대공 수사권을 일원화시킨 것은 명분상 허울에 불과하다”며 “내심 ‘간첩을 잡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속내가 담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실제로도 경찰로 수사권이 넘어간 지 벌써 9개월이 지나가는데 간첩 수사는커녕 버젓이 돌아다니는 최재영 같은 공개 간첩도 검거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조직임을 자처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함께 경찰 조직의 미흡한 대응 자세에 대한 위법 사안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국정원이 간첩 수사에서 가장 효율적인 기관임을 강조하면서 국정원 대공 수사권의 부활과 함께 형법 제98조 간첩죄를 ‘외국’과 ‘외국인단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정원은 6·25 이후 2020년대까지 70여 년간 2000여 건이 넘는 북한 간첩 및 국내 연계 고정간첩망을 일망타진했다. 국정원을 비롯한 방첩사·경찰 등 국가 방첩기관 요원들(대공수사관)들의 투철한 국가관은 세계 경제 10위권이라는 금자탑을 쌓는 데 숨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정원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는 최근 스카이데일리와 만나 한국의 산업화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국정원의 기여가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포항제철(現 포스코) 성장에 얽힌 비사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1968년 포항제철 예산은 1500억 원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예산이 240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기업 한 곳이 주무르는 돈치곤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액수였다. 익히 알려진 대로 박정희정부는 나랏돈 70%를 떼어 공장을 지을 수 없자 일본에서 돈을 차관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식민지 배상금으로 받은 3억 달러 중 포항제철에 1억2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예산 투입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았다. 이 지사는 “돈을 쓸 때는 엄격하게 집행해야 했는데 그 시절 우리나라는 후진국 중의 후진국으로 부정부패가 만연했다”며 “훔쳐먹고 수박 서리하고 남의 집 닭을 잡아먹는 절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용인할 정도로 의식수준이 낮았다”고 했다. 
 
뒷돈 챙기기에 혈안이 된 정부 고위직도 골칫덩이였다. OO장관은 포철에 직접적으로 뒷돈을 요구했다. 정가의 실세가 박태준 회장을 보자고 전화가 오기도 했다. 박 회장이 일일이 대통령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무렵 박정희 대통령이 포철 현장사무소 옆에 중앙정보부 사업소를 만들도록 했다. 이제부턴 중정에서 모든 걸 관리하게 됐다. 박 회장이 혼선 없이 깔끔하게 기업 성장에만 주력할 수 있도록 중정이 거들었다. 대통령과 소통도 중정이 중간에서 역할을 했다. 
 
이 지사는 “이 모든 비리를 차단하고 외압을 막은 것이 중앙정보부였다”며 “그래서 포철이 지금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한국 경제 발전의 토대를 튼실하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세계적 안목에 따라 자유민주 체제와 시장경제를 떠받치고 박정희·전두환 대통령의 산업화·경제화·부국강병 신화의 이면에는 음지에서 소리 없이 일하는 국가 정보기관의 이름 없는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은영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방첩(대공) 수사 분야는 수사기법부터 일반 형사사건 수사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간첩망에 대한 전체 활동을 알기 위해 10년~20년 이상 모니터링하는 경우도 있다”며 “정보원과 정보 출처에 대한 추적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데도 대공 수사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없는 경찰 조직으로 이관된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경찰 안보수사국은 전문성 있는 수사관들이 부족해 일반 수사 경험자들로 충당하고 기존 베테랑 안보 수사관들이 타 기관으로 흩어져 인력 유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의 중요한 정보가 제대로 수집·분석·전달되지 않거나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정보실패’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보실패란 요구-수집-처리-분석·생산-배포 과정을 거치는 ‘정보사이클’이 삐걱거리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김 교수는 “특히 해외 정보망과 협력이 약화했고 정보 수집·분석·배포 과정에서 여러 기관이 중복되고 겹치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된 ‘중복의 원칙(redundancy principle)’이 상실돼 안보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토론회를 주최한 장 최고위원은 “창원·제주·민노총 간첩단 사건과 관련된 100여 명의 혐의자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대공 수사권 폐지에 이어 조사권까지 박탈하려는 시도는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못 박았다. 
 
윤해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들며 국가 안보를 위해 비공개 재판과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의 정보기관은 수사권이 없다는 잘못된 정보로 정치적 선동이 이뤄졌다”며 국정원 대공 수사권 폐지와 관련된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위원은 “대공 수사권 폐지는 간첩들이 활개 치도록 만든 조치”라며 관련 법률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석광 국가정보연구회 사무총장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 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음을 강조하며 경찰의 해외 정보활동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사무총장은 “국정원 수사권 폐지로 인해 간첩 수사에 공백이 발생했으며 경찰의 수사역량 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선 국정원의 정보 역량 위축으로 사회적 우려가 확산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정원법 개정으로 북한과 연계된 간첩 혐의자들이 수사권 이관으로 인해 제대로 수사되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이때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한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국힘 의원들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한 것은 간첩 수사 포기와 다름없다” “민주당이 주도한 해당 입법이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 입법’이라는 지적을 경청해야 한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국정원 무력화의 의도와 안보 구멍을 만드는 배경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여진 편집위원·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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