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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피과 ‘협조’ 인기과 ‘회피’… 의료분쟁 조정비율 딴판
상습 불참 의료기관도… “참여율 저조 기관 집중관리해야”
의료분쟁 조정제… ‘기피과’ 적극적 ‘인기과’ 나몰라라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4 11:19:28
▲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스마트폰을 보며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송이 아닌 조정 및 중재 절차를 밟는 비율이 진료과목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특히 ‘기피과’는 분쟁 해결에 상대적으로 협조적인 반면 ‘인기과’는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료분쟁 조정이란 독립 기구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의료사고를 신속·공정하게 조사하고 결과에 따른 적정한 배상이 이뤄지도록 갈등을 조정하는 제도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8월 기준 올해 의료분쟁 조정·중재 개시율이 가장 높은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100.0%)였다.
 
개시율은 신청된 의료분쟁 조정·중재 건이 취하되거나 각하되지 않은 비율을 말한다.
 
8월 기준 진료과목별 조정·중재 개시율은 기피과인 △소아청소년과 100% △흉부외과 82.4%△응급의학과 74.5%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인기과인 △성형외과 46% 피부과 51.5%는 오히려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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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료기관별 개시율은 △의원 57.1% △치과의원 60% △치과병원 63.2% △병원 67.2%였고 종합병원도 68%에 그쳤다. 상급종합병원(80.7%)도 10건 중 2건은 각하되고 있었다. 사고내용별 개시율은 △충전물 탈락 40% △부정(불) 유합 45.5%로 치과가 낮았고 △안전사고 71.2% △신경 손상 70.2% △증상 악화 68.3% △감염 68.1% △오진 66% 등이 뒤를 이었다. 
 
현행법상 의료사고 피해 환자 등이 조정을 신청하면 피신청인(주로 의료기관)은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참여 의사를 통지해야 한다.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해당 건은 각하된다.
  
일명 ‘신해철법’이 2016년 11월부터 시행된 이후 의료행위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거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중증 장애인이 되면 자동으로 조정 절차가 개시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피신청인이 동의해야만 조정 절차가 시작되기 때문에 환자가 피해를 구제받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상습적으로 분쟁 조정 절차를 무시하는 의료기관도 있었다. 의원실이 2019년부터 8월까지 조정에 가장 많이 불참한 의료기관을 추린 결과 1위인 A의료기관은 134건의 조정 신청 건 중 단 5건에만 참여했다. 불참률은 96.2%에 달했다.
 
B의료기관도 117건의 조정 건 중 8건에만 참여해 93.1%의 불참률을 보이는 등 수십 건에서 100건 이상의 의료분쟁 조정 신청 대상이 됐음에도 이를 90% 이상 무시해 버리는 기관이 다수였다.
 
8월 기준 올해 조정·중재 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82.9일로 처리된 1004건 중 536건(53.4%)은 법정 처리기한인 90일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희승 의원은 “의료 소송은 환자나 유가족 등이 과실 여부를 입증하기가 어렵고 시간이나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며 “송까지 가지 않아도 조기에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조정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참여도가 높은 의료기관에 대해선 인센티브를 참여율이 상시 저조한 의료기관은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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