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를 공개한 지 한 달 이상 흘렀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지수 수익률은 4%에 그쳤고 편입 종목 100개 중 74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대를 모았던 개인 투자자도 종목 절반 이상을 팔아치웠다. 이제 관심은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다. ETF 12종이 5110억 원 규모로 상장한 가운데 밸류업 ETF가 시장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4일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100개 종목의 주가 등락률을 확인한 결과 1일 기준 100곳 중 74곳이 지수 발표 직전일인 9월27일 종가와 비교해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리아 밸류업 지수도 1020.73p에서 980.86p로 3.9%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필수소비재(0.9%)·커뮤니케이션 서비스(0.8%)만 소폭 올랐을 뿐 정보기술(-6.1%)·산업재(-1.3%)·헬스케어(-7.5%)·자유소비재(-7.5%)·금융/부동산(-2.1%)·소재(-1.2%) 대부분 업종은 하락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에스에프에이(-22.7%)·LG이노텍(-21.8%)·에코프로에이치엔(-18.5%)·덴티움(-18.1%)·효성첨단소재(-17.9%)·심텍(-17.9%)·한미반도체(-17.9%)·코미코(-16.9%)·케어젠(-15.0%)·클래시스(-13.9%) 등 31개 종목이 두 자릿수 뒷걸음질했다.
밸류업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했던 개인 투자자 관심도 크지 않았다. 개인은 9월30일 지수 발표 후 1일까지 밸류업 지수 100개 종목에 대해 4조954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삼성전자(5조3146억 원)를 제외하면 –3604억 원으로 쪼그라든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현대차·기아 등 48개를 순매수, SK하이닉스·고려아연·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2개는 순매도했다.
주가 부진 및 저조한 관심은 상장기업이 밸류업 공시에 소극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기준 밸류업 지수 종목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자율공시) 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안내공시)를 공시한 기업은 17곳에 그쳤다. 상장사 전체로 놓고 봐도 비슷하다. 1일까지 자율공시·안내공시를 낸 기업은 총 64개(77건)로 코스피·코스닥 소속 상장사(2608개)의 2.5%에 불과했다.
밸류업 지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 가운데 시장에서는 밸류업 ETF 상장 이후 투자 수요가 늘어날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12곳은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ETF 12개 종목을 상장했고 삼성증권은 상장지수증권(ETN) 1개 종목을 상장했다. ETF·ETN 13개 상품의 예상 상장 규모는 총 5110억 원(패시브 4620억 원·액티브 490억 원)에 달한다.
밸류업 ETF 12개 상품 가운데 9개는 밸류업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형이고 나머지 3개는 밸류업 지수를 비교지수로 해 각 사 운용 전략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는 액티브형이다. 패시브형 상품의 경우 분배금을 지급하는 PR(Price Return) 및 분배금 없이 재투자하는 TR(Total Return) 상품으로 구분된다. ETN 1개 종목은 밸류업 TR 지수 수익률을 1배로 추종한다.
해외 성공 사례도 기대를 모은다. 일본은 작년 6월 밸류업 지수인 ‘JPX Prime150’ 지수를 발표한 뒤 이를 추종하는 ETF 2개 종목을 순차적으로 상장했는데 이들 종목의 순자산가치 합계는 10월30일 기준 1585억 원으로 상장 직후(184억 원)보다 16개월 만에 8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수급 효과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금융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보는 분위기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흐름이 글로벌 대비 지지부진한 데 따라 반사이익 측면에서 기존 예상보다 대규모 자금이 유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밸류업 ETF로의 수급 효과 기대는 확대될 것”이라며 “유사 ETF 간의 자금 이전 흐름이나 주요 테마주의 초기 성과 이후 흐름은 전반적인 금융시장 환경에 연동되는 만큼 상장 이후 ETF 자금 흐름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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