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계절은 제멋대로 왔다 간다. 기후 변화로 인한 것인지 11월 중순까지 덥다고 느꼈는데 갑자기 싸늘해지면서 기침하는 사람이 늘었다. 평소에 일본어를 잘 쓰지 않던 아내가 갑자기 “마호병이 어디 갔나?” 하면서 보온병을 찾는다. 요즘 아내가 이상해졌다.
물론 마호병이라고 해서 필자가 못 알아듣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에는 벤또‧다꾸앙‧쓰메기리‧에리 등등 하는 말을 우리말인 줄 알고 써 왔다. 마호병도 그중 하나다. 어머니께서 즐겨 쓰셨던 말이니 모를 수가 없다. 누군가 “아버지는 마호병, 삼촌은 보온병, 아들은 텀블러를 찾는다”는 말을 했다.
마호병(魔法甁)은 ‘일본어로는 마법병’이니 ‘보온이나 보랭(保冷) 등이 가능해서 마법같은 병’이라는 뜻이고, 보온병은 글자 그대로 ‘온도를 유지한다, 즉 온도를 유지하는 병’이라는 의미, 텀블러는 ‘굴러간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 같은데, 영어사전에는 그냥 ‘굽이나 손잡이가 없고 바닥이 납작한 큰 잔’이라고 나온다.
아이고 어렵다. 투덜투덜.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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