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옷조차 못 산다… 고금리·고물가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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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의류·신발 지출 1.6% 감소… 소매판매 8개월째 내림세
패션·의류 업계 실적도 찬바람… 준내구재 소비 11개월째 ‘뚝’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1 11:46:32

소비 위축으로 내수 부진이 길어지며 소비자들이 ‘의·식·주’ 중 하나인 의류 구매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늦더위가 길어졌던 영향도 의류 소비 축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의류·신발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1만4000원이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의류·신발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가장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의류·신발 소비 비중은 지난해 6%였다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4.4%·5.4% 등으로 줄어든 뒤 올해 3분기부터 3대인 3.9%까지 하락했다. 과거 2014~2016년에 7~8%를 기록했던 점과는 대조적이다.

의·식·주 중에서도 의류 소비만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자 가계가 식사와 주거 대비 절약이 쉬운 의류 소비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필수 소비로 꼽히는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분기 기준 1년 전보다 12.6% 늘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도 0.6% 늘었다. 의류·신발 지출은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하위 20%)에서 감소율이 13.1%에 달했다.

산업활동동향 소매판매를 봐도 의류를 비롯한 재화 소비에 찬바람이 불었다. 재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불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 올해 3월(-3.4%)부터 10월(-0.8%)까지 8개월 내리 하락했다. 의복 등이 포함된 준내구재 역시 지난해 12월 1.6% 감소한 이후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도 재화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봄·가을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짧아지면서 가벼운 외투 등과 같은 옷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상품과 서비스 소비 가운데 상품소비가 금리에 더 민감하다”며 “고금리의 영향으로 자동차·가구·의류 등 상품소비가 부진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 소비가 줄면서 패션·의류업계도 실적 부진에 빠졌다. 패션·의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줄어든 433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0억 원으로 36.4% 줄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3분기 매출은 2305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 줄었다. 3분기 영업손실은 149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섬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42억 원·60억 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4%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3분기 매출은 2960억 원으로 6.2% 쪼그라들었고, 영업이익은 21억 원으로 65.4%나 급감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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