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3분기 대형 저축은행 5곳의 총자산은 업권 전체 40%를 차지했다. 순이익도 5곳 모두 흑자를 거뒀다. 3분기까지 3500억 원 넘게 순손실을 거둔 업권 전체와 상반된 흐름이다. 부실채권 비율 격차도 컸다. 예금·대출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따라 저축은행 양극화 현상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스카이데일리가 4일 저축은행중앙회 분기 공시를 확인한 결과 9월 말 자산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총자산 규모는 총 48조1985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의 여파로 1년 전(52조9582억 원)보다는 4조 원 이상 감소했지만 79개 저축은행 전체(122조212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3%에서 39.5%로 늘었다.
감소 폭은 비교적 미진했다. 작년 9월 말 상위 5곳과 나머지 74곳의 총자산 격차는 32조2836억 원이었지만 현재는 25조6242억 원으로 7조 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다올·신한·하나 등을 더해 자산 상위 10곳(64조3343억 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비중은 52.7%로 절반을 웃돈다.
손익 성과도 대조적이었다. 3분기 누적 대형사 5곳의 합계 순이익은 1551억 원이었다. 회사별로 SBI 532억 원·애큐온 301억 원·한국투자 279억 원·OK 235억 원·웰컴 204억 원 모두 흑자였다. 나머지 74곳는 적자가 41곳으로 절반이 훌쩍 넘었다. 합계 누적 순이익은 -5112억 원이었다. 100억 원 이상의 순손실을 거둔 회사도 페퍼·상상인·우리금융 등 20곳에 달했다.
건전성 지표에서도 차이는 컸다. 대형 5곳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은 평균 9.38%로 업계 평균(13.73%)을 4%p 이상 밑돌았다. 1년 전(6.30%)과 비교해서도 3%p 올라가는 데 그쳤다. 반면 나머지 회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년 새 6.83%에서 14.0%로 7%p 이상 급등했다.
이 같은 격차는 지방 경기 악화 등의 여파로 수도권에 소재한 대형사로 예금·대출이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SBI·OK·웰컴·애큐온은 서울에 본사고 있고 한국투자는 경기도에 거점을 두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말 서울 지역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61조3096억 원으로 6월 말(59조2273억 원) 대비 2조 원 불어났다. 대형사 5곳이 속하지 않은 비수도권 지역 수신 잔액이 이 기간 3101억 원 늘어난 것보다 많았다. 대출도 비슷한 흐름이다. 수도권 가계대출 잔액은 최근 석 달 새 3843억 원·비수도권 수도권에서는 1374억 원 늘어났다.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 원으로 상향됨에 따라 대형 저축은행으로의 쏠림 현상은 더 강화될 수 있다. 대형 저축은행은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할 여력이 커 1금융권 예금자를 적극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출 운용 능력이 부족해 금리를 높이기 쉽지 않다. 고금리 예금을 유치했다가는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우선 저축은행 영업구역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호저축은행법 및 시행령에 따라 현재 수도권 저축은행은 총신용공여액의 50% 이상을 수도권에서 공급해야 하고 비수도권 저축은행은 40% 이상을 영업구역 내에서 공급해야 한다. 비수도권 저축은행이 대부분 중소형 저축은행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경제 부진 등의 여파로 중소형사는 수익성 확대에 한계를 느낄 수 있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영업구역 내에서의 신용공여가 줄어들 경우 신용공여의무비율 준수를 위해 영업구역 외에서의 신용공여 규모 또한 비례적으로 축소해야 하는 등 비수도권 저축은행 영업기반을 축소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4개 권역으로 구분되는 비수도권 영업구역 일부를 통합해 광역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고 경영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비대면 개인대출에 한해 총신용공여액 계산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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