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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부산 발칵… 국가균형발전 기조 역행
“통합 비용 절감 효과보다 국가 경제적 손실 더 클 것” 반발
김종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9-08 14:13:25
▲정부가 부산항만공사(BPA)를 비롯한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부산지역 해운·항만업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항. 부산항만공사
 
정부가 부산항만공사(BPA)를 비롯한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부산지역 해운·항만업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경영 효율성과 국가 항만정책의 일원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역사회는 부산항의 경쟁력 약화와 지방분권 역행을 우려하며 통합 논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IPA), 울산항만공사(UPA),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를 통합해 가칭 ‘한국항만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기관별 중복 업무를 줄이고 인사·회계·자산관리 기능을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국가 차원의 항만 물류전략을 일원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항만업계는 부산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항은 세계 2위 환적항이자 글로벌 컨테이너 허브항으로 치열한 국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면, 울산항은 에너지 물류 중심, 인천항은 수도권 관문항, 여수광양항은 철강·산업물류 중심 항만으로 각각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은 최근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추진, 글로벌 해양허브도시 조성 등을 핵심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항만공사 통합이 오히려 부산항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항만별 특성을 무시한 중앙집권적 통합은 부산항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기조에도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경실련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4000억 원이 넘는 매출과 수백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며 “통합보다 경영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대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부산시의 지분 참여와 의사결정 권한 확대를 통해 지역 중심의 항만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항만공사 통합이 단순한 공공기관 구조조정 차원을 넘어 국가 물류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부산항은 국가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는 핵심 항만인 만큼 통합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항만공사 통합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 해운 항만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부산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하와이, 로테르담 등 글로벌 항만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부산항만공사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국제 물류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북항 재개발과 신항 확장, 스마트항만 구축 등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며 항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 공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투자 우선순위와 예산 배분 과정에서 부산항의 전략사업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정치권도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부산지역 여야 정치권은 “부산항은 국가 핵심 전략자산이다”며 “통합 논의 이전에 부산항 경쟁력 강화 방안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함께 부산항만공사의 권한을 확대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통합 논의가 등장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보다 부산항 경쟁력 약화에 따른 국가 경제적 손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항만공사의 역할은 단순한 공기업 운영이 아니라 글로벌 선사 유치와 항만 개발, 국제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 국가 물류 전략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효율성 재고라는 명분을 앞세워 통합을 강행할 경우 부산지역의 거센 저항은 물론 전국적인 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산항 경쟁력 유지라는 현실적 과제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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