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뒤 그 효과를 점검하며 속도를 조절했다. 증권가도 동결을 예상했지만, 물가와 주택시장 부담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은은 7월 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8월에는 3.00%로 각각 올렸다. 이번에는 금통위원 7명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다.
한은은 대외 불확실성과 앞선 인상의 파급효과를 확인할 필요성을 동결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물가·경기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살피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금리를 그대로 뒀지만 긴축 종료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증권가는 금통위 결정에 앞서 동결을 전망했었다. 정형주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통위 전날인 21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말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다음 인상은 내년 2월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위원은 당장의 금리 조정보다 한은이 시장에 전달할 정책 신호에 주목했다.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수요 측 물가압력과 외환시장 변동성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통해 시장의 한쪽 쏠림을 제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변수로는 해외 금리와 외환시장을 꼽았다. 해외 장기금리 상승 충격이 단기금리까지 번지고 원화 약세로 이어지면 금융안정 부담이 커져 한은의 대응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동결 전망에도 대외 충격에 따른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20일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가장 큰 이유는 7·8월 연속 인상의 효과를 살펴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 전에 앞선 조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이번 회의가 금리를 유지하면서도 물가와 금융불균형에 강경한 신호를 보내는 ‘매파적 동결’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의 종료로 받아들여 시장금리가 지나치게 내려가는 흐름을 한은이 경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배경으로는 근원물가의 높은 오름세와 수출 호조, 주택가격·가계대출 증가를 제시했다. 근원물가는 일시적인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를 살피는 지표다. 김 연구원은 10~12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9월 수준만 유지해도 올해 연간 상승률이 2.6%로 한은의 8월 전망치인 2.5%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봤다. 한화투자증권의 20일 분석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5.0% 상승했다.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5~8월 월평균 5조 4000억 원 늘어 1~4월 평균 3조 원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
두 연구원은 동결 방향은 맞혔지만 위원 간 의견 분포에 대한 예상은 실제 결과와 달랐다. 정 연구위원은 인상 소수의견이 1~2명, 김 연구원은 1명 나올 것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만장일치 동결이었다.
향후 금리 경로에서는 두 증권사의 전망에 차이가 있다. IBK투자증권은 다음 인상을 내년 2월로 예상한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물가와 금융불균형을 근거로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번 동결 이후에도 물가·환율·주택시장 흐름과 한은의 정책 신호가 추가 인상 시점을 가를 변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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