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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인국공 사태 집단반발 움직임

4년차 인국공 취업생의 눈물…“노력한 제가 부끄럽습니다”

노력 없는 보상에 공분한 청년세대 “공짜심리 노린 일자리 포퓰리즘 규탄”

김재훈기자(hjkim@skyedialy.com)

기사입력 2020-07-02 0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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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의 정규직 전환 결정을 두고 대한민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에서 공정한 경쟁이나 노력 없이 진행되는 무분별한 일자리 포퓰리즘에 청년들이 크게 공분하고 있다. 급기야 집단행동으로까지 번져 ‘부러진 펜’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의 무분별한 일자리 포퓰리즘에 결국 청년들이 들고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가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약에 발맞춰 협력사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의 본사 직접 정규직 고용을 결정한 데 따른 결과다. 청년들은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에서 공정한 경쟁이나 노력 없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역차별과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행태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청년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이고 SNS를 통한 이른바 ‘부러진 펜 운동’을 통해 자신들의 저항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국공과 청와대가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반발 여론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내세우는 평등과 공정은 결국 인기몰이를 위해 ‘노력 없는 보상’을 원하는 인간의 말초 신경을 건드리는 행위에 불과했다는 게 청년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신의 직장’ 인국공 비정규직 1902명 정규직 전환 결정…“공짜심리 이용한 인기몰이” 비판
 
인국공은 현재 정규직 인원 1400여명보다 많은 1902명의 협력업체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인국공을 찾아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지 약 3년여 만에 이뤄진 파격 결정이다. 당초 인국공은 자회사를 따로 설립해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을 깨고 직접 고용을 결정했다.
 
인국공의 이번 결정에 국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파격적 혜택을 받는 이들과 동등한 입장에 놓여 있는 청년들의 반발이 남다르다. 공정한 경쟁이나 노력 없이 누구나 입사하길 원하는, 또 입사하기 위해 밤샘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공기업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되는 데 대해 역차별과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은 자신들이 노력한 시간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오랜 시간 취업에 공을 들여 온 취업준비생과 기존 비정규직 간 공정성이 없는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정규직 전환 대상자 중에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입사한 이들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로 입사한 시간제 근로자가 한 순간에 꿈의 직장에 정직원이 되는 셈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인국공이 정규직 전환 결정에 역차별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와 인국공이 서둘러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취준생들의 분노만 키우는 모습이다.[사진=박미나 기자]ⓒ스카이데일리
 
 
취준생들은 고스펙을 요하는 공기업 취업을 위해 밤잠 설쳐 공부하고 노력해 온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진다고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공정한 경쟁을 통한 채용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년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청와대와 인국공은 그제서야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인국공은 “1902명 전부가 전환 대상이 아니고 기존 정규직의 처우가 여전히 높으며 보안검색요원은 특수경비 교육을 이수하는 등 까다로운 채용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인국공 사태 공정성 논란에 대해 “비정규직인 기존 보안검색직원으로 일하던 분들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공사에 취업 준비를 하는 분들의 일자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인국공 입사 4년째 취준생 “내 지난 시간이 의미 없어졌다”…온·오프라인 집단반발 조짐
 
청와대와 인국공의 해명은 청년들의 반발을 잠재우긴 커녕 오히려 기름을 붓는 결과만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반발하는 이유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내놓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비정규직의 정규직이 문제가 아닌 공정한 경쟁이나 노력 없는 불합리한 보상에 대한 반발임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청년들은 문재인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인기영합주의 정치놀음에 불고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국공 사태를 비판하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이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시된 상태다. 청원인은 “인국공 정규직 전환은 충격이다.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며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인가.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는 게 평등인가”며 성토하고 있다.
 
이어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는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며 “이건 평등이 아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다”고 주장했다. 현재(14일 오후 2시 기준) 이 청원은약 27만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청년들의 반발 움직임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넘어 온라인 캠페인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SNS 상에서는 인국공 사태를 비판하는 ‘부러진 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청년들은 SNS상에 부러진 연필 사진을 올리고 #부러진펜운동, #로또취업반대, #인국공사태 등의 해시태그를 적고 있다. 부러진 연필은 취업을 위해 더 이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청년들은 인국공 사태가 공정성이 결여된 정책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집단반발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사진은 '인국공 로또취업 성토 대회' 모습[사진=안현준 기자]ⓒ스카이데일리
 
현실에서의 집단반발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다수의 청년들은 이번 인국공 사태를 비판하며 모두가 힘을 합쳐 직접 행동에 나서야 잘못된 현실을 고칠 수 있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4년째 인국공 취업을 준비 중인 박현우(남 28) 씨는 “4년 동안 인국공에 취업을 준비해왔다. 그동안 서류전형만 2번 떨어졌다”며 “이번 정규직화를 보면 그동안 내가 노력했던 시간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고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성토했다.
 
그는 “비정규직들을 공정하고 누구나 납득할 만한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라면 이해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비정규직 전원을 아무런 평가 없이, 혹은 최소한의 절차만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건 우리 같은 취준생 입장에선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꾸기 위해선 청년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인국공 취준생 오경진(여 27) 씨는 “요즘 주위에서 사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며 나는 좀 더 나은 상황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갑작스럽게 목표로 정했던 곳의 취업문이 좁아져 마음이 편치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국공을 목표로 공부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다른 공기업을 준비하려니 막막하기만 하다”며 “취준생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결정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인국공 사태는 정규직 보다 비정규직이 많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인기영합주의 정치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오로지 공약의 이행에만 몰두한 나머지 주변 상황을 전혀 계산하지 않은 무리수 결정이라고 비판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인국공 사태에 대해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 때문에 실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인국공 정규직화는 즉흥적이고 시기적으로 너무 성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생존권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그걸로는 명분이 부족하다”며 “명확한 기준점이 없는 이번 정규직화는 일자리 포퓰리즘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붙어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 취준생들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다”며 “굳이 현 시점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정규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은 현 정부가 청년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정근 교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과정에서 신규채용은 1명에 불과했다”며 “인국공 취업을 준비한 수많은 청년들이 불공정 취업에 피해자가 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부문의 정규직이 더욱 많이지면 결국 젊은 사람들이 취업할 길이 작아진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간이 할 수 있는 분야를 공공기관이 책임지게 되면 결국 기관이 비대해지고 적자의 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피해는 결국 전 국민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경고했다.
 
[김재훈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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