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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서열 20위 부영그룹의 총수 이중근 회장은 올 들어 전 직원 평균 1000만원 연봉 인상, 20억원 기부 등 이른바 ‘통 큰 행보’ 로 여론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행보가 ‘지난해 말 이 회장이 절대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들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수령한 사실을 희석하기 위한 것 아니냐’이라는 비판적 견해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은 부영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1000만원 연봉 인상, 20억 기부 등 ‘통 큰’ 행보
지난달 15일 부영그룹의 직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룹의 수장인 이중근 회장이 “임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의 연봉을 1000만원 이상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급여는 직급별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평균 15~30% 정도 오르게 됐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조치는 동종업계의 연봉 및 복지 등에 대한 실태를 파악한 결과에서 비롯됐다. 부영그룹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액은 15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재계 서열 22위에 그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직원들의 처우 수준은 재계 서열과는 맞지 않는 상황을 보이고 있었다.
일례로 부영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부영주택은 대졸초임 평균연봉이 3500만원 수준으로 동종업계 타 기업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건설업계 대졸초임 연봉은 △대림산업 5230만원 △동아건설산업 5012만원 △포스코건설 5000만원 △현대엠코 4800만원 △GS건설 4700만원 △쌍용건설 4700만원 △삼성물산 4650만원 △포스코엔지니어링 4600만원 △대우조선해양건설 4600만원 △현대건설 4500만원 등이었다.
▲ 자료:각 건설사 발표 종합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상황은 이 회장이 부영그룹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1000만원 연봉 인상’ 이라는 통 큰 결정을 내리는데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회장은 “직원들의 처우가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서도 재계 20위까지 성장한 부영그룹의 위상에 걸맞아야 한다”는 의중을 비춘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이 회장의 행보는 사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세월호 피해지원 국민모금’ 명목으로 선뜻 20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며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이 회장에 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재벌이란 이름에 걸 맞는 통큰 기부다” 등의 긍정적 평가를 쏟아냈다.
이중근 회장, 계열사 폭탄배당으로 약 380억원 챙겨
▲ 부영그룹은 이 회장 개인 명의로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들로 지배구조가 갖춰져 있다. 이 회장은 ‘개인곳간’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는 이들 주요 계열사들로부터 지난해 총 380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받았다.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그룹의 주력계열사 중 한 곳인 ‘(주)부영’은 지난해 약 30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98억원을 배당금(주당 700원) 형태로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영의 지분 93.79%(1313만1020주)를 보유한 이 회장은 약 91억9171만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부영은 앞서 2012년에도 33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98억원의 배당금(주당 700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당시 지분의 74.18%(1038만5643주)를 보유했던 이 회장에겐 총 72억6995만원이 지급됐다. 이에 따라 최근 2년간 이 회장이 부영으로부터 챙긴 배당금 액수만 약 164억616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 회장의 배당금 챙기기 행보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광영토건은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장이 지분의 91.67%(183만3386주)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오너 개인 기업이나 다름없다”는 평판을 듣는 계열사다.
이런 광영토건이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약 8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순이익의 12배가 넘는 100억원을 배당금(주당 5000원)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이 가운데 91억6700만원이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갔다.
동광주택산업 또한 이 회장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준 계열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동광주택산업은 지난해 4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92억원을 배당금(주당 2000원)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동광주택산업의 지분 98.04%(451만주)를 보유한 이 회장 외 특수관계인은 90억20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부영그룹이 주력사업 외에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설립한 계열사도 이 회장 배당금 챙겨주기 행보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도시가스는 지난해 약 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배당금(주당 6만1111원)은 순이익 보다 많은 110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의 95%(17만1000주)를 보유한 이 회장에게는 총 104억4998만원을 줬다.
이 회장이 지난해 부영, 광영토건, 동광주택산업, 대화도시가스 등으로부터 배당금 명목으로 챙긴 금액은 총 378억2869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부영그룹 전체 매출액의 약 60% 가량을 책임졌던 주력계열사 부영주택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연봉 190억원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부영그룹 계열사들의 폭탄배당으로 인해 이 회장의 직원 연봉 인상 결정에 대해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여론과 내부 직원들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생색내기 식의 연봉 인상을 실시 한 것’이란 눈총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증여세 주식 물납 밝혔지만 여전히 의혹 남겨”
▲ 지난해 광영토건으로부터 이른바 ‘폭탄 배당금’을 받은 이 회장은 배당 후 곧바로 주식을 처분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10년치 배당을 마쳐 가치가 떨어진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누가 매입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측은 “증여세를 물납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장에게 거액의 배당금을 안겨준 계열사들 중 당기순이익에 비해 월등히 높은 배당금을 지급한 광영토건에 대해서는 비난의 정도가 더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은 “지난 10년간 배당을 하지 않고 잉여금을 쌓았다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광영토건에 대한 눈초리는 여전히 따갑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했던 주식의 명의를 본인으로 변경한 시점과 배당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더불어 배당을 받은 후 곧바로 주식을 다시 처분한 사실은 의혹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까지 이 회장이 보유한 광영토건 지분율은 3.5%(7만주)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배당을 하더라도 이 회장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견해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이 회장의 광영토건 지분율은 176만3386주(88.17%)가 급증해 91.67%로 껑충 뛰었다.
이 회장의 지분율이 오르게 된 이유는 명의신탁 해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말해 이 회장은 과거 동생과 동서 등의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광영토건 주식을 본인의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공교롭게도 광영토건은 이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했던 주식을 전부 본인 명의로 변경하자 10년치 배당을 한꺼번에 몰아서 했다.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 회장에게 배당금을 몰아주기 위한 행보 치고는 너무 드러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또한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 회장이 광영토건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은 직후 보유했던 광영토건의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광영토건은 지난 1월 23일 ‘최대주주 등의 주식보유 변동’ 내역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보유했던 주식 중 98만7777주(49.39%%)를 처분했다. 주당가는 3만5305원으로, 총 금액은 349억원 가량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광영토건은 비상장기업인데다 이미 10년치 배당을 한꺼번에 실시했는데, 그 직후에 누가 주식을 매입하겠느냐”며 “이는 계열사 혹은 오너 일가가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2013년 말 기준 광영토건의 재무제표 상 자본금 200억원(발행주식수 200만주)으로 명시돼 주당 액면가액은 1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회장은 이 보다 약 3.5배 가량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나 ‘적절치 않은 이득’이라는 구설수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광영토건 주식으로 명의신탁 해지에 따른 증여세를 물납한 것”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서울지방국세청 징세과 관계자는 “2012년 개정된 현행 세법상 비상장주식으로 증여세를 물납할 수 없게 돼 있다”며 부영그룹 관계자와 상반되는 대답을 내놨다. 이 회장의 주식 물납 사실을 상세히 설명하자 국세청 관계자는 “단 세법이 개정되기 전, 즉 비상장주식으로 물납이 가능했던 과거에 부과된 증여세라면 가능하다”며 “세금 부과 시점에 따라 이 회장의 주식 물납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국세청의 설명에 따라 증여세 부과 시점에 대해 묻자 “오너 개인의 일이라 알 수 없다”는 짧은 답변만을 남겨 오히려 의문을 증폭시켰다.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부영그룹은 비상장주식으로 증여세를 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세금으로 물납했다고 했는데, 세금으로 낸 것이 확실하다면 명확하게 사실 관계를 밝힐 필요가 있다”며 “이는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처분한 ‘부당이득 편취’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계열사에 주식을 매각해 주머니를 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나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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