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는 오르는데 주가는 흔들렸다. 지갑은 얇아졌는데 가격은 높아졌다. 소비자들이 보는 ‘현재 경기 상황’은 암울해졌다. 실제 경제 흐름은 괜찮았지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재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도 늘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전월보다 2.3p 하락했다. 4월 99.2까지 떨어진 뒤 5월부터 석 달 연속 올랐던 소비자심리지수는 4개월 만에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을수록 소비자가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은 현재 경기 판단은 전보다 비관적이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9로 전월보다 5p 떨어졌고 향후경기전망CSI도 89로 3p 내렸다. 한은은 실제 경제 흐름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관적인 경기 판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계가 느끼는 살림살이도 악화됐다. 현재생활형편CSI는 92, 6개월 뒤를 내다보는 생활형편전망CSI는 97로 각각 1p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와 소비지출전망CSI도 각각 100과 109로 1p씩 내렸다. 현재생활형편 하락에는 주가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농축수산물과 집세를 중심으로 커졌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과 같았지만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품목으로 농축수산물을 꼽은 응답은 42.0%로 7.9%p 늘었다. 집세를 꼽은 비중도 20.9%로 3.4%p 증가했다. 반면 석유류제품은 50.2%로 7.3%p 줄었다.
집값 상승 기대는 조금 꺾였다. 4월 이후 상승했던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전월보다 2p 하락했다. 한은은 세제개편과 주택공급대책 등의 영향을 들었다. 다만 장기평균 107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취업기회전망CSI도 86으로 3p 떨어졌다. 제조업·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고노출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 고용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다.
소비자들은 여행이나 옷, 외식 등에 돈을 더 쓰는 데도 전보다 조심스러워졌다. 여행비를 비롯해 내구재·의류비·외식비·주거비 지출 전망이 일제히 낮아졌다. 반면 교육비와 의료·보건비 지출 전망은 소폭 올랐다. 저축 사정에 대한 평가도 나빠졌다. 현재가계저축CSI는 94로 한 달 새 3p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았지만 소비자들의 예상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었다. 향후 1년 물가가 2~3% 오를 것으로 보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응답도 5.4%를 차지했다. 가계부채전망CSI도 97로 1p 낮아져 앞으로 빚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다소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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