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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서울시 7017프로젝트 논란 르포(上-교통체증)

박원순 프로젝트 D-1…서울도심 대형주차장 태동

도심 내 상습정체 구역 차로감축…교통체증 우려에도 서울시 ‘사실상 뒷짐’

하보연기자(beh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5-19 00: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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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7017프로젝트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역고가공원이 개장을 하루 앞두고 있다. 하지만 착공 때부터 지적됐던 주변 일대 교통체증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이를 둘러싼 이런저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회현역 4번 출구 인근에서 공사 중인 서울역고가공원과 혼잡한 도로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오는 20일로 예정된 ‘서울역 고가공원’ 개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15년 12월 13일 공사에 착수한지 꼭 525일만이다. 서울역고가공원은 서울시 ‘7017프로젝트’의 시작점으로 평가돼 온 사업이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7017프로젝트’란 서울역고가가 탄생한 1970년의 ‘70’과 2017년 17개의 보행길을 신설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숫자 ‘17’이 더해져 명명됐다. 걷는 도심을 표방하며 서울역고가부터 도심 곳곳을 보행길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서울시의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서울역고가공원 착공 때부터 지적됐던 교통체증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심 주요도로의 차로를 줄이고 보행로를 신설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퇴계로 명동→회현→서울역 구간 ‘사실상 주차장’ 방불…시민·상인 모두 ‘울상’
 
스카이데일리는 7017프로젝트의 중추인 서울역 고가공원 일대를 직접 찾았다. 평일 오전 출근시간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 도착했다. 출구 바깥으로 나오자 개장을 앞둔 고가공원 마무리공사와 도심보행로 확보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도심보행로 공사의 경우 왕복 6차선도로의 한 개 차로를 줄이는 공사였다.
 
도로는 아수라장과 다를 바 없었다. 고가공원 쪽으로 향하는 차선은 버스·택시·승용차 등이 한데 뒤엉켜 거대한 주차장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신호가 바뀔 때마다 조금씩 움직이는가 싶었지만 이내 수 미터도 채 못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짜증이 난 운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앞서나가기 위해 앞차와의 간격을 최대한 가깝게 붙였다. 옆 차에게 차선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끼어드려는 차들과 자리를 고수하려는 차들 간 신경전으로 이른 아침시간임에도 곳곳에서 경적소리가 울려댔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운전자들의 표정에는 짜증이 가득해보였다.
 
 ▲ 고가공원 공사가 한창인 회현역 일대는 교통체증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버스를 타고 해당 구간을 통과해본 결과 명동역(퇴계로)에서 회현역을 거쳐 서울역까지 총 25분이 소요됐다. 주변 시민들도 늘어난 출퇴근 시간 등 교통 체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사진은 회현역 4번 출구 앞 서울역고가공원 시작점(사진 위쪽)과 서울역고가공원 아래 도로 ⓒ스카이데일리
 
비단 출근시간대뿐이 아니었다. 이 같은 정체현상은 거의 하루 종일 연출됐다. 오후 4시경 기자는 명동역에서 회현역을 거쳐 서울역으로 향하는 104번 버스에 올라탔다. 서울역 고가공원을 관통하는 코스였다. 한참이 지났지만 버스는 좀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내 버스기사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하루에도 수차례 이 구간을 오고간다는 버스기사는 매일 반복되는 이 같은 정체에 피로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사는 “과거 고가도로를 차도로 이용할 때도 이곳은 정체가 심한구간이었다”며 “고가폐쇄, 고가공원공사, 도보공원공사 등이 차례로 시작되면서 사실상 이곳은 주차장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위치한 회현사거리를 지나면서 교통체증은 더욱 심각해졌다. 남대문시장에서 하차하려는 손님들은 버스가 정류장에 제대로 끼어들 수조차 없어 앞문으로만 하차한 후 도로의 차들 사이를 지나 인도로 올라섰다. 기사는 하차하는 승객들에게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명동역에서부터 서울역까지 불과 1.3km를 이동하는데 25분이 소요됐다. 도보로 약 20여분 걷는 거리가 차를 타니 오히려 더 오래 걸렸다. 재차 명동역으로 이동해 택시를 타 보려 했다. 목적지를 말하자 택시기사들은 하나같이 손을 내둘렀다. 기사들은 “시청역 방향으로 우회해서 가지 않는 이상 태울 수 없다”며 기자의 승차를 거부했다.
 
가장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이었다. 회현역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만난 회사원 김성수(31·남) 씨는 “과거에는 환승 구간이 길어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역까지 와서 버스로 환승한 후 회사가 위치한 회현역으로 왔다”며 “하지만 고가도로 공사가 시작된 후에는 교통체증이 심해 서울역에서 복잡한 환승 거치더라도 지하철만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불만도 컸다.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진 이후부터 고객 감소현상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게 일대 상인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옷가지 등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예년에 비해 고객이 70% 이상 감소했다”며 “고가공원 및 차로감소 공사가 시작한 이후 빚어진 현상이다”고 말했다.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거주한다는 서숙자(71·여) 씨는 “박원순 시장이 도보관광길을 조성하겠다고 하면서 주변 상인들이나 일반 시민들의 불만은 묵살해 버렸다”면서 “교통체증을 이유로 반대목소리가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회현역 일대에 조성 중인 도심보행로공사를 오는 20일 서울역 고가공원 개통에 맞춰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이후부터는 서울역 고가공원부터 회현사거리, 명동역 등을 거쳐 퇴계로2가에 이르는 구간의 도심보행로공사를 속개할 예정이다. 앞선 공사와 마찬가지로 기존 왕복 7~8차로 도로의 1개 차선이 보행로로 변경된다.
 
시청·광화문·종로 등 상습정체 구역 차로감축…교통체증 우려에도 서울시 ‘사실상 뒷짐’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7018프로젝트로 인해 도심지역 교통체증은 날로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가 차로를 줄이고 도심보행길로 바꾸려고 계획하는 곳이 비단 퇴계로 일대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시가 계획하는 도심보행길은 총 25.4km 길이의 5개 노선이다. △이음길(9.5km) △옛풍경길(4.5km) △늘청춘길(3.8km) △종로운종길(4.0km) △청계물길(3.6km) 등이다. 이음길은 서울역에서 시작해 광화문·인사동·흥인지문·명동 등에 이어 재차 서울역까지 연결되는 도심순환로다.
 
옛풍경길은 와룡공원부터 운현궁·퇴계로2가교차로를 잇는 구간이다. 늘청춘길은 혜화문부터 동대입구역까지다. 종로운종길은 서대문에서 출발해 종로·동대문까지며, 청계물길은 옛 국세청 별관에서 시작해 청계천로·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연결한다.
 
전문가들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 역시 해당 구간들이 도심 주요구간을 관통한다는 점에서 차로감소로 인한 교통체증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현재의 체증정도를 확인해보기 위해 해당 보행길이 예정된 구간을 통과하는 시내버스를 직접 이용해봤다.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앞서 명동에서부터 서울역까지 구간을 이동했던 104번을 재차 탑승했다. 이번에는 서울역에서 출발했다. 이 버스는 이음길(서울역-광화문-동대문명-명동)과 늘청춘길(혜화문-동대입구역) 일부구간을 통과하는 버스다. 서울역환승센터를 출발한 버스는 회현역, 명동역, 종로5가, 혜화역 등을 거쳐 혜화문이 있는 한성대학교로 향한다.
 
평일 낮 시간대 이용했음에도 교통체증이 심각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종로5가의 경우 수많은 차량들이 혼잡하게 엉켜있어 승객들이 뒷문이 아닌 앞문으로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종로5가에서 혜화역으로 향하는 이화사거리와 혜화문으로 향하는 혜화동로터리 구간도 정체가 심했다.
 
흥인지문(동대문) 인근 동대문시장에서 출발해 종로6가부터 종로1가를 차례로 거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덕수궁 시청 앞, 서울역버스환승센터, 숭례문, 남대문시장 등에 정차하는 103번 버스가 이동하는 구간도 사정은 비슷했다. 버스가 이동하는 코스는 종로운종길 구간을 통과한다. 버스전용차선의 경우 비교적 수월하게 움직이는 편이었으나 일반 차선은 꽉 막힌 상태를 나타냈다.
 
시내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도보길이 추가될 경우 지금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다. 차선이 하나 줄어들게 되면 현재도 심각한 정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7017프로젝트’ 이름에서 나타나듯 해당 노선들은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완성될 예정이었다. 당초 완공예정시한은 지난달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사는 한참을 남겨 놓은 상태다. 사업 진행에 애를 먹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사업은 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보행정책과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을 구하고 인근주민 및 일반시민들의 의견을 구하다보니 늦어졌을 뿐이다”며 “사업은 잘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시는 서울역고가공원뿐만 아니라 서울 사대문 안 도심 일대를 통행하는 차량을 줄이고 ‘도심보행길’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도심보행길이 예정된 구간을 통과해본 결과, 도로 곳곳에서 수많은 차량으로 인한 교통 체증 문제가 심각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었다. 사진은 명동역→회현사거리 방향 일대(사진 위쪽)와 퇴계로 일대 ⓒ스카이데일리
 
서울시 보행정책과 관계자는 도심보행길 조성에 따른 차량 정체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별 무리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걷는 도시를 위해 차로를 줄이면 자연스럽게 우회도로로 차량들이 빠져나가 교통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답변은 도심지역 교통난을 의도적으로 촉발시켜 차량 유입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 관계자는 ‘도심보행길 준공 후 등을 대비한 특별한 교통대책을 마련했냐’는 질문하자 “아직까지는 없는 상태다”고 짧게 답했다.
 
앞서 서울시는 한양도성 내부 16.7㎢를 전국 최초로 녹색교통진흥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했다. 배출량, 교통 혼잡 등을 고려해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어 최근 서울시는 서울 사대문 내 차량진입을 제안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친환경 관광버스만 운행 가능하게 하고 승용차 부제(部制)를 실시하겠다는 내용 등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도심보행길 증설로 인한 교통체증과 이에 대한 반발 여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미봉책’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실효성 없는 대책만을 서울시가 남발한다”며 “그래놓고 반발이 예상되니 더욱 강한 규제로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덮어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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