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으로 구성된 스트리트댄스 동호회 ‘모닝그루브’(사진)는 매주 30여명의 단원이 모여 다양한 장르의 춤을 추고 있다. 이들은 취미를 통해 일상의 활력을 얻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부상 없이 좋아하는 춤을 즐기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취미는 때로 삶의 큰 원동력이 되곤 하죠. 본업과 다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저희는 스트리트댄스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열정을 쏟고 땀을 흘립니다. 저희의 공통된 삶의 원동력은 바로 스트리트댄스죠”
‘스트리트댄스’는 순수무용으로부터 유래하지 않은 대중문화 기반의 춤을 일컫는 용어다. 그렇다고 단어 뜻 그대로 무조건 길거리에서 추는 춤을 포괄하진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달해 온 춤들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춤의 종류인 비보잉, 팝핑, 락킹, 왁킹 등의 올드스쿨(전통적인 형식) 장르와 프리스타일 힙합, 하우스, 크럼프와 같은 뉴스쿨(근대적인 형식) 장르 등을 포괄한다.
직장인 스트리트댄스 동호회 ‘모닝그루브’는 지난 2011년 창설됐다. 올해로 6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동호회는 춤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20세 이상 대학생·직장인 위주로 구성돼 있다. 가입단원 수는 50여명이며 매주 정기적으로 30여명의 단원들이 모임에 나와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일정 부분 회비를 걷어서 운영된다.
평균연령 20대 후반 경력은 10년 이상…힙합·비보잉 등 다양한 장르 포섭
모닝그루브의 평균 연령대는 20대 후반이다. 젊고 활기찬 분위기가 이곳의 자랑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댄스 경력은 평균 10년 이상인 실력자들로 구성돼 있다.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진 않았지만 학창시절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갈고 닦은 베테랑들이 주를 이룬다.
최희주(26·여) 씨는 지난해 12월 모닝그루브에 들어온 6개월 차 ‘막내단원’이다. 나이가 가장 어린 것은 아니지만 단원들 중 가장 최근에 들어왔다. 대학교 댄스동아리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어 남다른 춤 실력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학 동아리 선배의 소개로 모닝그루브에 들어오게 됐어요. 서울대 힙합댄스동아리 ‘히스(HIS)’에서 활동했어요. 그 땐 주로 힙합댄스를 췄는데 이곳에 들어온 이후로는 비트에 맞춰 두 발을 사용하는 스텝 위주의 춤인 하우스장르에도 새롭게 도전하고 있죠”
▲ 최희주(26) 씨는 서울대 재학 시절 힙합댄스 동아리 ‘히스’(HIS)에서 춤을 춘 전력이 있다. 장한나(25) 씨는 걸스힙합을 출 때마다 파워풀한 자신의 모습을 보곤 새삼스럽다고 고백했다. 송종광(27) 씨는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연습 모임에 참여하는 멤버다. 이주성(28) 씨는 팝핀·비보잉·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섭렵해 만능맨으로 불린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희주·장한나·송종광·이주성 씨 ⓒ스카이데일리
힘 있는 춤동작이 특징인 걸스힙합 장르를 연습 중이라는 장한나(25·여) 씨는 매번 연습할 때마다 자신에게 숨겨진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아 뿌듯한 감정을 느낀다. 다른 단원들 역시 자신이 강점을 보이거나 그간 도전하지 않았던 춤을 추며 각자 나름의 삶의 원동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주성(28·남) 씨는 팀에서 만능맨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스트리트댄스에 속한 다양한 장르의 춤들 중 대다수를 섭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그가 심취한 분야는 비보잉이다. 비보잉은 바닥을 이용해 묘기에 가까운 몸짓으로 표현하는 춤의 한 종류다. 비보잉의 경우 숱한 연습 없이는 익숙해지기 어려운 춤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매력을 느낀다고 이 씨는 설명했다.
“비보잉은 정말 내 몸 아파서 추는 춤이에요. 자주 부상을 당하죠. 계속 연습하다 보면 끝없는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수백 번, 수천 번 반복한 후 성공하고 나면 그 성취감과 짜릿함은 단연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춤이지만, 일반인들이 가장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춤이기도 하죠”
다양한 직업군 모여 한 마음 이뤄내…연 2회 정기 공연 및 배틀 대회 개최 이력도
모닝그루브에 속한 단원들은 현직 댄스 강사, 세무사, 사물인터넷 개발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단원들은 동호회 활동이 각자가 가진 직업에 더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매주 토요일 연습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해 개근상을 받았다는 송종광(27·남) 씨는 사물인터넷 개발 분야에서 근무한다. 직업 특성 상 종일 앉아있게 돼 매주 토요일마다 춤을 추고 땀을 흘리면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곤 한다.
“사실 전 몸을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요. 집에만 있는 것을 몹시 싫어하죠. 대학 때 스트리트댄스를 처음 배웠어요. 직장에 다니면서도 계속 추고 싶어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죠. 모임에 나와 춤을 추면 온 몸에 활력이 돋는 기분이에요. 그렇게 흠뻑 땀에 젖은 채로 연습을 마치고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실 때 기분이 정말 상쾌하죠”
힙합댄스 학원 강사로 재직 중인 박정우(23·남) 씨에 따르면 춤 자체가 직업이지만 일과 즐기는 것은 엄연히 다른 범주다. 춤의 즐거움을 알리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자발적으로 오롯이 즐기기 위해 추는 춤이 갖는 의미가 다르다.
“느낌부터가 확연히 달라요. 아무리 춤추는 것을 좋아해도 일로 춤을 출 땐 어쩔 수 없는 압박감을 느끼기 마련이죠. 하지만 동호회에서는 달라요. 나만의 춤을 출 수 있죠. 자유로운 기분이에요. 그렇게 한껏 추고나면 기분이 전환되고 신선한 느낌까지 받게 되죠”
▲ 모닝그루브는 매년 두 차례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 번의 공연 때마다 15곡 정도의 무대를 준비하는데 그 중 1~2곡을 제외하곤 안무를 직접 창작한다. 사진은 모닝그루브의 공연 모습 [사진=모닝그루브]
모닝그루브는 매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서 두 차례씩 정기적으로 길거리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별도로 서대문구 청소년수련관에서 2차례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단원 최지나(28·여) 씨는 공연 일정이 잡힐 경우 두 달 전부터 장르별로 팀을 나눠 연습에 매진한 뒤 무대에 선다고 설명했다.
“음악부터 의상·메이크업 등 모든 공연 준비도 직접해요. 한 번 공연할 때마다 15곡의 무대를 준비하죠. 보통 13곡은 직접 안무를 창작하고 나머지 두 곡 정도만 기존 안무를 모방해요. 스트리트댄스의 매력은 음악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장르의 춤을 창작할 수 있다는데 있어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닝그루브가 주최하는 댄스대회가 총 4차례 개최되기도 했다. 1회 참가자는 50명 안팎이었으나 4회 대회 땐 180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참가비가 단돈 1000원과 빵 1개에 불과해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회를 일컬어 흔히 ‘빵배틀’이라 부르기도 한다.
“배틀에서 승리하면 일명 ‘빵 몰아주기’를 통해 참가자들이 가져 온 모든 빵을 다 가져갈 수 있는 기회와 명예가 주어져요. 배틀 댄스를 진행하면서 같은 열정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나 기뻤죠. 하지만 규모가 너무 커진 탓에 결국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배틀 댄스대회는 종료됐어요. 앞으로 기회가 생기면 다시 진행해보고 싶어요”
평생 춤추고 싶은 열정 가득…“스트리트댄스에 대한 선입견 깨고 싶어요”
모닝그루브 단원들은 앞으로도 춤을 통해 자기 색깔을 얼마든지 표현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가요·탱고·클래식·피아노곡 등 음악적 장르 구분 없이 본인이 추고 싶은 춤을 추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민건홍(35·남) 단장은 모닝그루브의 자선행사에서 공연하는 것이 목표다. 다채로운 공연행사 및 봉사활동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기쁨을 함께 누리려는 취지에서다.
“청소년수련관에서 공연했듯이 앞으로 청소년들을 위해 공연하고 싶은 마음도 크죠. 최근에는 타 동호회 팀에서 같이 공연하자는 연락도 많이 와요.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동호회와 함께 공연도 하고 행사도 진행하고 싶어요”
▲ 위진휘(28) 씨는 팀원들이 연습 내내 서로 격려해주는 것이 새삼 고맙다고 전했다. 동호회 단장인 민건홍(35) 씨의 목표 중 하나는 앞으로 모닝그루브가 자선행사 공연을 개최하는 것이다. 댄스 강사인 박정우(23) 씨와 최지나(28) 씨는 공연을 준비할 때 직접 춤을 창작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후연(28) 씨는 춤을 통해 충분히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고 고백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위진휘·민건홍·김후연·최지나·박정우 씨 ⓒ스카이데일리
모닝그루브 회장을 맡고 있는 위진휘(28·남) 씨는 모닝그루브 단원들이 다치지 않고 오랜 기간 함께 공연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계절마다 서핑, 스키장 등에 함께 가면서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고 배우면서 인생의 활력을 찾곤 한다.
“최근 동호회 내에서 비보잉을 새롭게 연습하는 중인데 단원들이 많이 응원해줘요. 서로 격려하기 때문에 큰 힘이 나죠.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인 동호회다보니 서로가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죠”
김후연(28·여) 씨는 스트리트댄스를 장르 특성 상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를 표현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라고 느낀다. 그렇기 때문일까. 김 씨는 팍팍한 삶 속에서도 충분히 즐거운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춤을 업으로 삼고 있지는 않아요. 다른 직업이 있죠. 보통 직장인들은 동호회를 할 시간이 많지 않지만, 다른 직장 동료들에게 조금만 시간을 낸다면 팍팍한 삶 속에서도 풍요롭고 재밌는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특히 전 스트리트댄스가 굉장히 건강한 장르라고 생각해요. ‘춤’하면 불량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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