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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금연지도원 제도 실효성 논란

서울시내 금연구역 25만, 감시인원 ‘고작 400명’

단속권 가진 인원 130명 불과, 나머지는 금연캠페인 홍보맨 전락

배수람기자(bae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0-11 16: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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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금연구역이 대폭 확대됐다. 관공서는 물론 일반 건물에서의 실내 흡연은 법적으로 금지됐다. 지하철역 주변과 유동인구가 많은 일부 거리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고 있다. 하지만 간접흡연을 막겠다는 취지로 확대된 금연구역이 오히려 간접흡연을 키웠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흡연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금연구역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흡연자들이 거리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행법상 금연시설 외부에서의 흡연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흡연자들의 원성마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건물출입구나 골목길 등에서의 흡연 행위를 막기 위해 금연단속원과 금연지도원을 배치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오히려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연지도원 제도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 금연구역이 나날이 늘면서 흡연자들이 단속의 사각지대인 길거리로 나와 집단흡연을 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금연지도원을 거리 곳곳에 배치해 무분별한 흡연 행위를 막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연지도원 제도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공원에 붙은 현수막(위)과 공원 입구에서 길거리흡연을 하는 흡연자들. ⓒ스카이데일리
  
 
단속 사각지대에서의 흡연 행위를 계도하기 위해 도입된 ‘금연지도원’ 제도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금연지도원’이란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흡연자들에 과태료를 물리는 단속 공무원과 달리 지자체별로 선발된 별도 인원이다. 단속권한은 없으나 위반자의 신상과 법규위반 증거수집 등만이 허용돼 제한적인 단속활동을 벌인다. 사실상 흡연 행위의 제재 보다는 계도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
 
하지만 최근 흡연자를 계도하고 금연홍보·금연교육·금연캠페인 등 업무를 담당하는 금연지도원 제도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강제력이 없다 보니 계도에 잘 따르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인력 또한 부족해 실질적인 효과는 적다는 이유에서다.
 
강제력 없는 땜질식 금연지도원…사실상 금연캠페인 도우미 전락
 
금연지도원 제도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14년이다. 이들의 활동시간은 평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이며 그 대가로 하루 4~5만원 가량을 지급받는다. 도입 초기만해도 부족한 단속인력의 대체인력으로 주목받았지만 막살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는 금연캠페인에 그치는 실정이다.
 
서울시 모 구청 보건행정과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일정을 잡아서 해당 일자에 3~4명 정도가 팀을 이뤄 계도활동을 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며 “민원이 자주 들어오는 지역이나 관할 구역에 지도원을 배치해 홍보활동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 각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금연지도원 제도는 부족한 단속요원을 보조하기 위한 대책으로 마련된 제도다. 하지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단속권을 가지지 않았을 뿐더러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어서 금연지도원을 통한 길거리흡연 개선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저녁 시간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시적인 계도활동은 물론 단속도우미로서의 역할 또한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서울 구로구 지하철 1·2호선 환승역 신도림역을 찾았다. 오피스건물들과 주상복합이 밀집한 일대는 흡연구역 부족하고 골목길 등도 없어 대로변에서 흡연하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시민들이 오가는 길목에 흡연자들이 진을 치다시피 하다 보니 인근 지하철은 물론, 백화점·대형마트·문화센터를 이용하는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의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만난 송난희(32·여) 씨는 “아이 데리고 근처를 오갈 때마다 담배연기가 너무 심해서 민원을 넣은 적이 있는데 그때 금연지도원 제도를 알게 됐다”며 “다음날 2~3시간 반짝 나와서 계도활동 했다고 하던데 보지도 못했고 설령 그렇다한들 단시간에 길거리흡연문제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원도 금연공원이고 인근 건물이 다 금연구역이긴 하지만 그곳을 벗어난 곳에서 담배를 피워대니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호식품이니 존중하지만 정해진 장소에서 피우거나 공공장소는 알아서 피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5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전상희(28·여) 씨는 “아이랑 자주 신도림역 근처를 오가는 편인데 완전히 개방된 장소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다보니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라도 금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피우는 건 단속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숨을 참고 가거나 돌아가게 된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 중 금연지도원이 활동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는 극히 드물었다. 흡연자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금연구역이 날로 확대되면서 그 풍선효과로 흡연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단속 인원은 제자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서울시내 금연구역은 지난 2012년 7만9391곳에서 현재 24만8432곳으로 5년 만에 약 3배 남짓 늘어났으며 올 12월부터 당구장 등도 금연구역 대상에 포함되는 등 점차 그 수가 높아지는 추세다.
 
▲ 자료: 서울시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이를 단속하고 계도할 공무원과 금연지도원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서울시내 금연구역 전역을 단속하는 인력은 단속요원 130명, 금연지도원 270명으로 총 400명이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금연구역 단속활동을 펼친다고 가정했을 때 1팀 당 단속해야 할 곳은 약 25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 금연사업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금연지원서비스가 정부 금연사업의 핵심이다 보니 금연클리닉에 중점적으로 예산이 투입되고 금연구역·금연지도원에 대해서는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금연구역은 불과 몇 년 사이 2~3배로 늘어나 단속요원이 필요한데 공무원을 양껏 뽑을 수 없으니 보조적인 수단으로 금연지도원을 선발하고 있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부족한 예산으로 운영을 하려다 보니 비상시적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식으로 지도원을 선발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전문성 결여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며 “금연지도원의 활동 자체에는 의의가 있다고 보지만 실무적으로 단속요원만큼 드라마틱한 도움을 준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있으나 마나 한 금연지도원…“현재로선 흡연율 낮추는 게 최선”
 
서울시 각 지자체가 내놓은 ‘금연지도원 위촉·운영 계획’에 따르면 연간 금연지도원 활동에 투입되는 예산은 약 900만~1000만원 정도다. 자격요건은 비영리 법인·단체가 추천한 사람, 건강·금연 등 보건정책 업무 경력이 3개월 이상이거나 이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사람 중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추천을 받은 사람 등이다. 지자체별로 채용하는 인원수는 대동소이하다.
 
관할 구역이 나눠져 있기는 하지만 금연구역 증가로 길거리에서 흡연을 일삼는 흡연자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어 책정된 인력·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로 활동하는 연령대가 60대 이상으로 소일삼아 근무수당을 받고 금연지도원 활동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흡연율 2위를 차지할 만큼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금연구역 지정을 확대하고 금연지도원을 늘이는 것은 그 효과가 한정돼 있어 결국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흡연부스 공사로 인해 길거리흡연을 하고 있는 흡연자들 ⓒ스카이데일리
 
자녀의 간접흡연을 우려해 오피스 상가 일대를 늘 우회해서 다닌다는 김혜진(39·여) 씨는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이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 해소 목적인 경우가 많지 않냐”며 “아무래도 예민한 상태에서 단속권도 없는 지도원들이 계도활동을 하러 접근하면 오히려 시비가 붙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속원한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시비 발생 가능성이 높은데 지도원만으로 간접흡연이 개선될 지 의문이고 그런 거라면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예산낭비라는 생각이 든다”며 “상시 배치해도 실효성이 없을 것 같은데 탄력적으로 운영이 되면 그 효과는 더 떨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흡연단속활동을 펼쳐도 절반 이상은 제대로 단속이 안 되고 평균적으로 하루 한 건 이상은 신변위협이 따르기도 한다. 때문에 지자체에서는 금연구역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과 긴급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갖춘 전문성 있는 금연지도원 채용을 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채용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 관계자는 “건물 내 흡연을 막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금연구역을 늘이고 금연구역 내 흡연을 금지하는 지도원 활동을 병행하고 있지만 그러다보니 사각지대인 길거리흡연이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흡연율을 낮추는 것 외에는 실효성을 기대할 만한 대책은 사실상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간접흡연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예산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점은 깊이 공감한다”며 “정부에서도 효과적인 금연 정책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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