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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한국의 금융허브 여의도(上-이탈)

전략적육성 공염불…금융맨 없는 이름만 금융허브

미래에셋·대신증권 등 여의도 떠나는 터줏대감들…“확실한 유인책 필요”

이성은·정희조기자(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13 0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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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2007년 금융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이하·금융중심지법)’을 제정했다. 이듬해 6월 금융위원회는 금융중심지법에 근거해 민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009년 1월 서울 여의도를 종합금융중심지로, 부산 문현지구를 특화(공공)금융중심지로 각각 선정했다. 이들 두 곳을 홍콩, 일본과 같이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정부는 여의도에 △서울국제금융센터(IFC) 건립 추진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 추진 △금융중심지 발전기금 조성 △외국인 생활 인프라 개선 △금융전문인력 양성 등의 계획안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총 4차례에 걸친 단계적 계획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3차 계획까지 추진된 가운데 앞으로 시행할 4차 계획안에는 △자본시장 국제화 △금융산업 국제 경쟁력 제고 △금융시스템의 국제정합성 제고 △금융중심지 내실화 등의 과제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2010년대 초부터 여의도에 위치한 증권사와 금융투자사들은 속속 여의도를 빠져 나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문제 삼으며 좀 더 현실적인 내용을 가지고 금융허브 육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한국의 금융허브 여의도’를 선정하고 금융사들의 여의도 이탈 현상(上), 금융허브 육성의 필요성(中), 휘청이는 여의도(下) 등으로 나눠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과거 여의도에 둥지를 틀고 있던 금융기업들의 탈 여의도 현상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을지로·명동 등으로 자리를 옮긴 금융기업들은 여의도를 떠난 이유에 대해 그룹사들이 한곳에 모여 근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굳이 여의도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가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 이성은·김민아·이지현·정희조 기자]정부가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금융허브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금융 기업들의 여의도 이탈 현상은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실효성 있는 방안을 통해 금융기업들을 다시 여의도로 불러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 금융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금융허브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삼성자산운용·대신증권·미래에셋대우증권 등 여의도 증권가 떠나는 터줏대감들
 
자산규모 약 19조원의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여의도에서 중구 명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신증권은 지난 32년 동안 여의도 증권가의 상징으로 불렸던 기업이다. 문경섭 대신증권 홍보팀 대리는 “계열사들이 많다보니 명동으로 모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차원에서 모이게 됐다”며 “최근에는 정보도 많이 발전됐고 증권거래소나 예탁결재원도 부산으로 옮기다 보니 굳이 여의도에 있을 이유가 딱히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금융중심지로서)여의도의 메리트가 많이 줄었다”면서 “계열사들이 다 흩어져 있던 상황과 여의도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상황 등이 결부돼 본사를 알아보던 중 명동에서 사업을 시작했던 점 등을 고려해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최근 여의도를 떠나는 금융기업들도 앞서 말한 대로 그곳에 있어야 할 메리트가 사라졌기 때문에 본사를 이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대신증권 차장급 직원이라고 밝힌 김원종(가명) 씨는 “예전 같으면 몰랐겠지만 사실 여의도나 명동이나 직원 입장에서 일하는 건 다 똑같다고 느껴진다”며 “그나마 과거에는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이 모두 여의도에 있어 어느 정도 편하긴 했지만 금융위원회 등도 떠나다보니 사실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11년 8월, 13년간의 여의도 생활을 마감하고 태평로2가 삼성생명 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5년 뒤 다시 삼성 서초사옥 C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지원 삼성자산운용 홍보팀 차장은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가 모여 있어 시너지 때문에 이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사내 직원들은 회사가 서초사옥에 위치해 있어 다른 금융기관들을 찾아가거나 하는 등의 일에 불편을 느끼고 있지만 (회사이전으로 인해)근무환경은 더 나아졌고 특히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더 발생하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구·대우증권)도 지난해 12월 34년 만에 대우증권 시절부터 둥지를 트고 있던 여의도에서 중구 을지로 센터원 빌딩으로 이전했다. 지난해 6월 법무·감사·리스크·컴플라이언스 등 4개 부서가 이동한 뒤 순차적으로 이사를 했다.
 
강한선 미래에셋대우 홍보팀 선임매니저는 “현재 부서 가운데 IT와 디지털 관련 직원은 증권거래소 등과 접근성을 고려해 아직 여의도에 남아있다”면서 “하지만 본사가 있는 을지로에서 여의도에 갈 일이 있으면 하루 세 차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약 15분 만에 여의도까지 가기 때문에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고 말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하·마이다스)은 1999년 설립된 자산운용사다. 마이다스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터를 잡은 지 19년 만에 서울역사박물관 인근으로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내년 겨울 준공을 목표로 현재 본사 건물이 신축 중에 있다.      
 
▲ 대신증권은 지난 1985년부터 32년 동안 여의도에 자리하며 한국 증권업계의 한 축을 차지해 왔다. 이런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여의도에서 중구 명동 대신파이낸스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시기 미래에셋대우도 중구 을지로 센터원 빌딩으로 이사했다. 을지로 일대에는 유안타증권 등 타 금융사들도 자리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신파이낸스센터, 센터원 빌딩, 유안타증권 본사 앞 ⓒ스카이데일리
 
허필석 대표이사는 “여의도 대형 건물에 다른 회사와 같이 입주해 있을 때에는 직원들이 누리지 못했던 것들이 많았다”며 “자체 사옥이 필요하지만 여의도에는 우리 같이 중소기업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소규모 건물이 없어 본사를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대표는 “자사 신축 건물이다 보니 업무환경이 더 좋아지는 부분이 장점이다”며 “금융특구인 여의도를 떠나는 것이 불편한 점이 아예 없을 순 없지만 사실 이곳에도 금융기업들이 많이 있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007년 여의도에서 처음 깃발을 들었지만 본사 이전을 위해 2015년 서울 성수동 서울 숲 인근에 부지를 매입한 후 사옥을 짓고 있다. 지하 2층에서 지상 8층 규모의 사옥을 지어 내년 상반기 입주 예정이다. 사옥을 짓고 있는 성수동은 현재 도시재생사업이 진행중이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 지역에 들어서는 사업장에게는 용적률 혜택을 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성수동에 사옥을 짓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현실과 먼 정부의 금융허브 육성 정책…기업들이 체감할 만한 실질적 혜택 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사회각계각층에서 금융허브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지난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진복(자유한국당) 정무위원장은 “금융당국의 금융중심지 추진계획은 사실상 내용이 없다”며 “서울과 부산이 상생할 수 있는 적절한 포지셔닝(역할 선정) 전략이 필요할 때다”고 지적했다.
 
금융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금융허브 육성 정책은 기본적으로 국내외 금융기업이 금융중심지에 밀집돼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 서울 여의도를 떠난 금융기업들의 직원들은 “여의도에 있을 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히려 더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게 돼 만족도가 높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진은 미래에셋대우 본사가 들어선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센터원 빌딩 앞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어 “국내·외 금융 기업들이 (여의도를) 떠나고 있다는 건 사실 실질적인 노력이 덜 들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일례로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떨어져 있어도 대부분의 업무가 가능한 상황에서 여의도는 출·퇴근이 복합한 데다 임대료까지 비싸다 보니 여의도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기업 입장에서)여의도에 있는 게 다른 곳에 있는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고 기업 경영에도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자연히 여의도에 남게 될 것이다”며 “사옥 신축 용적률 혜택, 세금감면 등 실질적인 혜택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는 세계경기에 하락에 따라 금융환경이 변화한 것일 뿐 정책 추진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이지현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여의도 금융중심지 등에 변화가 있긴 하지만 금융산업활성화, 금융국제화 등이 금융중심지 정책을 추구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정기·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보다 바꿔나갈 부분을 바꿔나가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관은 “기본계획에 서울 여의도나 문현지구를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진 않는다”며 “기본계획은 정부 차원의 큰 그림이기 때문에 금융정책이나 국제화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금융기업들의 탈 여의도 현상과 관련해 여의도가 금융중심지로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일진 서울시 투자유치과 금융산업팀 총괄주임은 “대신증권이나 미래에셋대우 등이 지난해 말 여의도에서 명동으로 본사를 옮기긴 했어도 그것은 덩치가 커져서 본사를 옮긴 것뿐이다”며 “여의도 육성과 관련한 사업성이 없어진 건 아니며 금융중심지로서 여의도의 입지가 흔들린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성은·정희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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