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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한국의 금융허브 여의도(中-침체)

오피스 상권 메카…엘리트 직장인 ‘엑소더스’ 비상

금융기관·민간기업 속속 이탈…인근 상권 침체 가속화, 매출 절반 ‘뚝’

김진강·이지현기자(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13 0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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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금융회사들의 탈(脫)여의도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대 상권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다. 주 수요층이 떠나면서 상권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 이성은·김민아·이지현·정희조 기자]‘대한민국 금융의 메카’로 불리는 여의도 상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상당수 상인들은 업종을 변경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찾아오는 고객이 크게 줄어든 탓에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여의도의 주 수요층이던 직장인들이 떠난 결과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여의도는 국회와 각 정당 당사가 모여 있는 한국 정치의 중심지인 동시에 주식(株式) 거래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금융투자시장의 중심지다. 전체면적이 2.9㎢에 불과하지만 권력과 돈이 모이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오랜 기간 명성을 날렸다.
 
이곳에 증권가(街)가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는 1979년 명동에 있던 증권거래소가 여의도로 이전하면서 부터다. 증권거래소가 이동하자 명동과 을지로에 있던 증권사와 투신·운용사들의 본사가 여의도로 모였고 자연스럽게 이들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을 주 수요층으로 삼은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최근까지 대신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 다수의 금융기업과 한국거래소, 예금결탁원, 금융위원회 등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여의도를 떠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주 수요층의 이탈이 이뤄지면서 상권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금융기관·기업 ‘여의도 엑소더스’…인근 상권 침체현상 가속화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여의도역 근처 대표적인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여의도종합상가에서 30년 넘게 중국요리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순(여·63) 사장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가게 문을 여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매출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이 사장은 “주요 금융기관과 대형 금융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중소기업마저 여의도를 떠나고 있다”며 “기업들의 이탈이 가속화 되면서 자연스레 점심·저녁 식사 시간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고 지금은 기존에 형성된 단골 손님 위주로 가게를 운영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인 현상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5년 전 부터는 이곳을 포함해 주변 상가들 대부분이 최악을 경험하고 있다”며 “급기야 최근에는 점포의 업종 변경율도 높아지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금융기업 이탈에 따른 상권 침체 현상은 국회나 정치권 인사들이 주로 찾는 국회의사당역 주변 상권에서도 나타났다. 이곳 역시 마찬가지로 대형쇼핑몰의 등장과 전체 고객 중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직장인들이 떠난 결과였다.        
 
▲ 여의도는 사무실의 공실과 더불어 회전율도 점차 늦어지고 있다. 주변 상권의 자영업자들은 대형 쇼핑몰 입점 등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환경 때문에 영업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내 상가 밀집 지역 ⓒ스카이데일리
 
KBS 본관 앞에서 10년째 순대국 식당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영화(여·47)씨는 “정확히 작년을 기준으로 매출이 절반가까이 뚝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방송국 이전과 증권가들의 이탈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졌다”며 “평소의 점심식사 시간에는 테이블의 회전율이 4바퀴였는데 지금은 2바퀴를 겨우 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12년 들어선 대형 쇼핑몰인 IFC몰도 매출 하락의 한 원인이다”며 “대형 쇼핑몰이 부재했던 여의도에 복합 쇼핑시설이 들어서면서 이곳을 찾던 국회 직원이나 정치인들이 현저히 줄었다”고 전했다.
 
중급 이상 규모 사무실 공실 장기화, 재건축에 따른 배후수요 이탈 등 ‘이중고’
 
여의도에 자리 잡은 크고 작은 사무실들의 이탈도 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규모 사무실의 공실률은 10%대로 낮은 편이지만 100평 가량의 중형 사무실의 경우 장기간 공실로 있는 경우가 많아 직장인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상인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홍주형 명가공인중개사 대표는 “여의도 내 소형 사무실의 경우에는 증권거래소를 중심으로 곳곳에 위치해있다”며 “100평 상당의 중형 평수부터 30평대 소형 평수까지 크기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형사무실은 1주일에서 한 달 사이에 비교적 빠르게 공실이 메워지고 있는 편이지만 규모가 클수록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 여의도 일대 상가들 앞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의도역 인근 상권도 지나다니는 사람 보다 썰렁한 상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진은 여의도역 인근 상가 모습(위)과 임대문의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상가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아일랜드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임세인 실장은 “사무실의 공실이 발생하는 이유는 임대료나 시세 등이 점점 오르기 때문이다”며 “이곳에 있던 중소형 기업들이 여의도보다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신림동이나 구로디지털단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 사무실들이 밀집해있는 KBS 별관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일균(남·45세) 사장은 “손님들이 크게 대기업 계열사 직원과 중소업체 직원들이 있는데 계열사 직원들의 씀씀이가 중소업체와는 비교도 안 되게 큰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에는 대기업 계열사들의 이탈과 더불어 그나마 매출을 지탱해주던 중소업체 직원들까지 빠져나가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의도백화점 지하 식당상가에서 13년째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재남(여·43) 사장은 “올해 3·4월을 기점으로 월 매출이 30%가량 감소했다”며 “요즘에는 각 부서별로 지방으로 이동하는 경우까지 종종 있어 손님들의 이탈 속도는 더울 빨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기관의 이탈과 함께 시범·은하·삼부·장미·미성·서울아파트 등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들의 재건축 역시 여의도 상권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기존 배후수요의 이탈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파트 옆 서울상가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강석헌(남·56)사장은 “아직까지 말만 무성한 상황이라 가게 이전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나 계획을 마련해놓진 않았지만 재건축에 들어가 상가까지 비워야 하는 시기가 오면 아무래도 가게를 이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강·이지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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