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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전국 현지=김도현 부장, 이성은·길해성·이슬비 기자]군소도시 불법 성매매의 온상으로 지목된 티켓다방이 독버섯처럼 번져가고 있지만 일선 경찰, 관할 지자체 등은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지난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난해 성매매사범은 4만2950명에 달했다. 이 중 티켓다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경기 남부지역에서만 7596명이 검거돼 서울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올해 8월까지 경기남부지역의 성매매사범 검거인원은 3173명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기남부지역에 위치한 불법 성매매 업소는 성행하고 있다. 불법 성매매 업소 중 하나인 티켓다방 역시 낮밤을 가리지 않고 활발히 영업 중이다. 은밀하게 이뤄는 티켓다방 불법 성매매의 경우 단속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티켓다방에서 이뤄지는 불법 성매매는 특정 영업공간에서 이뤄지는 일반적인 성매매와 달리 손님이 원하는 장소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속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와 동시에 티켓다방 업주들과 경찰 간에 유착이 이뤄지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용한 콘돔은 가위로 잘라 변기에 흘려보내”…“업주들과 경찰 간 커넥션” 주장도
스카이데일리는 티켓다방 불법 성매매에 대한 단속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손님으로 가장해 접객원과 접촉을 시도했다. 모텔을 대실한 뒤 객실 내부의 연락처를 통해 다방에 커피를 주문한 후 배달 나온 여성 접객원들에게 단속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여성 접객원들은 하나같이 “걱정할 것 없다”는 반응이었다. 한 여성 접객원은 “그런 걱정까지 하는 사람이 커피를 주문했느냐”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성매매를 유인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고 재차 질문하자 몇몇은 이들이 안심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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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보기=이미지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
중국 연변에서 왔다는 한 여성접객원은 “화성에서만 벌써 4년째 다방일을 하고 있는데 단 한 번도 단속에 걸린 적이 없다”면서 “가게에서는 설사 단속과 마주하게 될 경우 손님과 입을 맞춰 연인사이임을 주장하면 별 탈이 없을 것이라 주지시킨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고 소개한 한 여성접객원은 “다방에서 일한다고 해서 연애하지 말란 법은 없다”며 “경찰이 마음먹고 배달원을 미행하고 현장을 덮치더라도 화대는 원래 소지했던 돈이고 연인사이라고 둘러대면 아무리 의심대도 성매매로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큰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혹 연인사이라고 둘러대도 경찰이 믿지 않을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를 대비해 나름의 준비물을 가지고 다닌다”며 배달가방을 열어보였다. 가방 내부에 별도로 마련된 주머니에는 가위 한 개와 쿠킹호일 세 뭉치가 눈에 띄었다.
쿠킹호일은 콘돔을 감싼 것이었다. 어느 때라도 쉽게 버릴 수 있고 모텔 내 쓰레기통에서 발견되더라도 한낱 쓰레기로 인식돼 경찰의 눈을 쉽게 따돌릴 수 있다는 게 여성접객원의 설명했다. 가위는 사용된 콘돔의 처리를 위한 도구였다. 성관계를 맺은 뒤 콘돔을 잘게 자르는 용도였다. 잘게 자른 콘돔을 변기에 투척하고 물을 흘려보내면 어떤 증거도 남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은 여성접객원들 사이에서는 나름 널리 알려져 있었다. 다방접객원 박초롱(34·여·가명) 씨는 “모텔의 경우 콘돔이 비치된 경우가 많지만 가정집·스크린골프장 등에 배달을 간 뒤 현장에서 성매매가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콘돔을 쿠킹호일에 싸서 가지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씨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니긴 하지만 사실 단속에 걸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티켓다방은 보통 규모가 작은 지방 소도시에 많은데, 지역 특성 상 업주들과 지역경찰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근무했던 화성 향남지역의 경우 모 다방 업주가 구심점이 돼 일대 업주들과 상인회와 같은 모임을 조직하고 이 모임을 바탕으로 관할 경찰서·지구대 등에 주기적으로 향응을 제공했던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박 씨의 제보를 바탕으로 상인회를 조직한 업주가 운영하는 다방을 찾았으나 현재는 다른 업종으로 간판이 바뀐 상태였다. 몇몇 다방 업주들에 박 씨가 언급한 업주의 이름을 전하며 ‘혹시 아는 사람이냐’고 질문하자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경찰에 향응 등을 조직적으로 제공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방이 아닌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상인들의 대답은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해당 업주는 향남일대서 건달로 통하는 인물이다”면서 “한 곳의 다방이 아닌 여러 다방을 동시에 운영하며 티켓다방 업주들의 우두머리 격으로 활동했었다”며 “우리 같은 일반 상인들에게도 경찰과의 친분을 종종 과시하곤 했다”고 귀띔했다.
경찰 “다방단속 인원 턱없이 부족”…올해 검거 건수 1~3건 불과
티켓다방 특성 상 단속이 어렵다는 여성 접객원들의 증언은 경찰의 단속 건수를 통해 고스란히 입증됐다. 전체적인 성매매단속 건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법 티켓다방의 경우 충남 당진 1건, 경기 평택 3건 등에 불과했다.
불법 티켓다방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는 투입되는 시간·노력 등에 비해 검거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지목됐다. 일부 경찰서의 경우 “업무가 많아 티켓다방 검거에 신경을 못 쓰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검거된 1건의 사례는 수시로 티켓다방을 들락거리는 남편을 부인이 신고한 케이스였다”며 “다방명·운영시스템 등을 파악한 아내가 상세히 일러줬기에 검거가 가능했는데 이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경찰이 직접 나서 단속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언급했다.
소병훈 의원은 “성매매단속이 실적경쟁이 아니라 구체적인 예방책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면서 “지방청별 예방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교육기관과 연계한 성매매 예방교육 등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관리되도록 다양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은·이슬비 기자 / 행동이 빠른 뉴스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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