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를 일컫는 ‘촉법소년’ 범죄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폭행·절도·공갈 등을 넘어 살인에 이르기까지 범죄 수위 또한 높아지는 실정이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촉법소년에 속하는 나이가 신체·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한 나이임을 감안,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징역형이 아니더라도 확실하게 교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형사적 책임을 지우지 않는 현행 소년법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과 이에 대한 전문가 등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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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대 청소년들의 충격적인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관련 법안의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선도·보호에 방점을 둔 현행법의 허점을 악용하거나 경시하는 풍토가 확산되면서 법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폐지는 아니더라도 법의 개정을 통해 좀 더 확실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반응이다.
소년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이하·촉법소년)는 형사 처벌하지 않고 보호관찰·사회봉사 명령 등 보호처분으로 대신한다. 만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대상에서도 제외돼 어떠한 형사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
하지만 성장 환경 변화로 촉법소년에 속하는 나이라 할지라도 강력범죄 등 굵직한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아 범죄에 대한 피해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사건의 피해자가 피의자와 비슷한 나이대의 어린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소년법 개정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 2000여건…갈수록 늘어나는 어린 범죄자들
전체 소년사건 중 촉법소년의 범행과 재범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죄를 저질러 소년부로 송치된 인원은 총 3만4850명이다. 살인·강도·성폭력·방화 등 4대 강력범죄 연루자는 1957명에 달했다.
대검찰청 범죄분석이 경찰에 접수된 전체 소년사건 중 이전 사건으로 기소유예·보호처분·형사처분 등을 받은 재범자 비율은 ▲2006년 28.9% ▲2010년 35.1% ▲2015년 42.6%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9범(9회) 이상 범죄전력이 있는 재범자의 비중은 ▲2006년 458명(0.8%) ▲2010년 1659명(2.0%) ▲2015년 4044명(5.7%) 등의 수준을 보였다.
해당 통계는 촉법소년 범죄자의 30%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로 실제 수치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촉법소년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보니 범죄 자료를 정확하게 작성하기 어려워 통계 결과에 약간의 오차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어린 학생들이 연루된 강력 범죄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데 반해 처벌 수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어린 학생들의 신체·정신적 수준은 과거의 그것과 크게 다르다며 단순히 우발적 실수로 규정짓기에는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형재(35·남) 씨는 “성인도 용서에 익숙해지면 잘못이라고 인식하기 어려운데 나이가 어리다고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어른들은 이들에게 법의 무서움과 범죄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양택훈(39·남) 씨는 “최근 중학생 나이 또래에 불과한 학생들이 버젓이 술·담배를 사러 오는 경우가 있다”며 “심지어 중학교 교복 위에 외투 하나만 걸치고 담배를 사려고 시도하는데 과연 그 아이들이 실수로 그런 행위를 저지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4년 째 남편과 편의점을 운영하는 임민선(53·여) 씨는 “얼마 전 우리 편의점 근처에서 어떤 노인 한 분이 담배를 대신 안 사준다는 이유로 중학생들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있었다”며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팔지 않다가 폭행당하는 언론보도를 볼 때마다 야간 근무가 두려워진다”고 말했다.
성인 90% 소년법 개정·폐지 필요…“판단력 미숙할수록 따끔한 처벌 필요”
촉법소년의 범법행위가 갈수록 흉악해지고 있지만 정작 대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촉법소년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징역형이 아니더라도 보호관찰·사회봉사 기간을 기존 보다 대폭 늘려 좀 더 확실한 교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른들부터 어린 나이가 강력범죄의 면죄부가 되선 안 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약 500명을 대상으로 소년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소년법 일부 조항을 개정 또는 폐지해 10대 미성년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특히 소년법을 폐지하고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하자는 응답이 25.2%나 됐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인식과 반성이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처벌을 통해 잘못을 인지시켜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일찌감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김신호(남·28·가명) 씨는 “요즘은 과거에 비해 교육수준이 좋아지고 신체·정신적으로 일찍 성숙하다 보니 나이가 어리다고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범죄라고 인식 못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며 “뻔히 잘못된 줄 알고 저지르는 범죄를 왜 봐줘서 일을 더 크게 만드는 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유현지(32·여·가명) 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내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과 비슷한 일을 당하면 매우 화가 날 것이다”며 “죄질을 봤을 때 절대 중학생이 한 일이라고 믿겨지지 않는데 어린 나이인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는 점에서 징역형을 선고해야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청소년의 범행 나이가 낮아지고 수법도 영악해지는 게 사실이다”며 “강력범죄의 경우 재범률이 높아 이들이 성인이 돼서도 범죄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촉법소년의 범죄예방을 위해 법적 나이를 낮추는 방안은 충분히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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