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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한국경제 드리운 ‘금리공포’(上-중소기업)
중소기업 줄도산 위기에 ‘국가부도의 날’ 현실 초읽기
내수부진·인건비 상승에 금리인상 악재…체감 가능한 정책 지원 호소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2-10 00:07:00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 인상한 가운데 시장 금리의 인상으로 인한 기업과 가계의 부담과 근심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 투자 저조, 고용 경직으로 초래된 불경기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상환 압박이 겹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 될 경우 정상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자영업자는 역시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세금이라는 3중고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게 되면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계 역시 대출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늘 경우 연체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에 따른 정부의 대응책을 마련이 시급하다는 반응이다. 기업과 가계의 붕괴를 방지할 수 있는 지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한국경제 드리운 금리공포’로 정하고 중소기업, 자영업자, 가계 등의 현 상황과 금리인상으로 예상되는 여파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가 경기침체로 시름하는 중소기업에까지 전가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상환 압박이 커질 것을 우려하며 기업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진은 한국은행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이한빛·배태용·전경훈 기자] 경기불황의 늪에 빠진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주들은 내수 부진과 소비 저하, 인건비 인상 등으로 매출이 떨어져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기업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며 “체감 상 지금이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높아진 인건비와 대출 상환 압박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의 처지를 고려해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 속 이자부담, 원금상환 압박 심화…혹독한 보릿고개 겪는 중소기업들
 
현재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매출과 맞먹는 지출이다. 저조한 실적과 투자 부진으로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높은 인건비와 물가 인상에 따라 높아진 자재비, 기타물품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은행 대출을 통해 기업을 운영하는 다수의 중소기업들은 대출원금 및 이자상환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고용이 위축은 물론 심지어 폐업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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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재 모습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모습을 담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드러난 모습과 거의 흡사하다고 말한다. 영화 속에는 1997년 그릇 공장을 운영하던 갑수(허준호 분)의 이야기가 나온다. 중소기업의 오너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착실한 삶을 사는 그는 백화점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며 승승장구하지만 이후 터진 외환위기로 빚더미에 올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1997년 갑수로 대표되는 중소기업들의 위기는 21년이 지난 2018년에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부 경제 수치는 21년 전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며 경고등이 울리는 상황이다. 80개월째 흑자를 이어가는 경상수지와 높아진 외환보유고 등 21년 전보다 나아진 부분도 있지만 지난 3분기 기준 실업자 수는 106만 명을 기록하며 19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국내총투자율은 29.3%로 1.7%p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기 대비 6.7%p 떨어져 1998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설비투자 부문 증가율도 전기 보다 4.4%p 떨어졌다. 핵심 산업인 제조업의 평균가동률 추이 역시 지난 1~9월 평균 72.8%로 2011년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25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9월 한국 경기선행지수(CLI)는 99.1을 기록했다. CLI는 6~9개월 뒤의 경기흐름을 예측하기 위한 수치로 지난 4월 이후 18개월 연속 하락해 5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 됐다. 지난 5월 이후 100 미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중소기업은 혹독한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주들은 경기 침체와 더불어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위기를 타개할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경기 고양시에서 건축자재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정성태(52·가명) 대표는 금융권의 대출회수로 인한 압박이 크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총 부채를 줄이려는 경향에 따라 산업자본에서 대출된 자금까지 회수를 하려 한다”며 “경기가 좋았을 때에 비하면 매출이 30% 가량 하락했는데 원리금 균등상환 부담 때문에 매우 힘들다”고 밝혔다.
 
정 대표를 포함한 중소기업 사업주 대부분은 자기 자본과 더불어 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제1금융권과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해 대출을 받고 있지만 경영난이 심각한 경우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거나 이율이 높은 제2금융권이나 사채에 손을 대기도 한다.
 
경기 광주시에서 건축업 관련 기업을 운영하는 유민영(61·가명) 대표도 이자비용 증가로 인한 재정 부담을 토로했다. 유 대표는 “장사가 잘 되든 못 되든 이자가 나가니까 은행 이자 때문에 억지로 일하고 또 다른 데에서 빌리면서 막고 그런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주변에서도 이자부담 때문에 하소연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이제는 빈털터리가 되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까지 들 정도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 울리는 보여주기 식 대출정책…“원금균등상환 방식 보완해야”
 
수요와 투자부진의 여파로 중소기업의 불황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성태 대표는 “1997년에는 유동성의 위기였을 뿐 경제적 잠재력이 사라진 건 아니었는데 지금은 잠재력이 많이 줄어들면서 불황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실정이다”고 진단했다.
 
정 대표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앞으로의 상황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며 “앞으로 찾아올 위기를 대비해 체질개선이나 새로운 시장개선 등 새로운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중소기업 업계는 인건비 인상과 내수부진 여파로 인해 매출에 맞먹는 지출을 기록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중소기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정부의 사업자본 대출 완화와 더불어 중소기업에 집중된 지원 정책 마련을 당부했다 ⓒ스카이데일리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해소할만한 정책적 지원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급여 및 대출 지원 등에 대해 일시적인 방안에 불과하다며 기업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대구광역시에서 자동차 부품관련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최태호(62·가명) 대표는 “신용보증재단이나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이뤄지는 대출은 기존 업체에 대한 지원 보다는 신규 기업에 대한 지원에 힘쓰는 분위기라 기존 기업들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건수에만 집착하려는 정책 때문에 안정성 있게 운영되는 기업의 고충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중소기업들은 사업 자본에 대한 대출 대책을 보완하고 상환 압박을 완화해 기업의 숨통을 트이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성태 대표는 “지금의 대출대책은 개인과 사업 자본에 대한 구분이 없어 무작정 상환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기업이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 상환 정책을 구분해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원금균등상환 방식에 대한 보완도 호소했다. 정 대표는 “산업자금이 투입되면 어느 정도의 시간을 거쳐야 성과로 연결된다”며 “일정 수준의 거치기간을 두고 장기적 상환 대책을 마련해준다면 기업들이 지출 압박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당부했다.
 
보여주기식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민영 대표는 “지원 정책이 생겨도 기존 중소기업이 체감할 정도의 혜택이 없다”며 “물가 인상과 인건비 상승에 대한 방도가 없으니 휴일 없이 열심히 일해도 벌어가는 돈은 쥐꼬리만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국가경제가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이다”며 “건실한 운영을 하는 기업에게는 금리 인하라든지 지원 혜택을 강화해 중소기업이 국가 기여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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