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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 종로구 사직2구역 도시재생 논란

박원순 치적 쌓기에 무너진 달동네 서민 새집살이 꿈

서울시, 노후주택 주민들과 법리공방 벌이며 ‘박원순표 재생사업’ 추진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23 18: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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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은 크게 전면철거형 도시재생과 수복형 도시재생으로 나뉜다. 전면철거형 도시재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고 수복형 도시재생은 현재 형태를 보전하면서 노후화된 시설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은 수복형 도시재생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각 지역의 상황에 맞는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낙후·노후 정도에 따라 도시재생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두고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재건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에도 서울시는 이를 외면한 채 불도저식으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도시재생 사업은 박원순 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가 논란의 중심에 선 사직2구역을 방문해 지역 조합원과 서울시의 입장을 들어봤다.

▲ 서울시 종로구 사직2구역은 서울 내에서도 대표적인 노후 지역이다. 지난 2012년 재개발 사업 인가까지 받았지만 2017년 서울시의 일방적인 재개발 정비구역 해제로 인해 무산됐다. 법정 다툼 끝에 1·2심에서 모두 패소한 서울시는 현재 상고를 낸 상황이다. 사진은 사직2구역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 넘은 치적쌓기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역점 사업인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상황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의 의견은 묵살한 채 일방적으로 자신의 방식만을 고수해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심각한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는 종로구 사직2구역의 경우 서울시와 주민들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직2구역을 도시환경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하면서 지역민들과 서울시의 법정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시는 1·2심 모두 패배했음에도 여전히 박 시장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표 도시재생에 뿔난 지역민들…“좁은 도로, 낡은 집 등 철거 외엔 답 없어”
 
사직2구역은 서울 종로구 사직터널 인근 사직동 311번지 일대에 걸쳐 있는 노후주택 밀집지역이다. 현재 사직2구역에 자리잡고 있는 220여 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가구가 준공 4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다. 좁은 도로와 낡은 건물은 물론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가옥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직2구역은 지난 2012년 재개발 사업 설립인가까지 받았지만 결국 사업은 무산됐다. 서울시가 2017년 한양도성의 역사문화를 보존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주민 의견 조사도 없이 시장직권으로 일방적으로 재개발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발한 사직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하·조합)은 2017년 5월 서울시와 종로구를 상대로 정비사업 직권해제 및 조합설립인가 취소 결정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서울시가 아닌 사직2구역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17년 12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된 1심과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이뤄진 2심에서 모두 박원순 서울시장의 직권해제 결정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이라는 사유가 정비사업 추진과 직접적인 법률상 관계가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한 서울시는 지난해 말 상고를 제기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최종심 역시 1·2심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법원의 판결을 뒤집을만한 새로운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오랜 기간 지역 주민들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며 법리다툼을 벌인 서울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정비사업 직권해제 결정을 내린 서울시의 의도가 표면화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주도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존 개발을 뒤엎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서울시가 지난해 마을회관과 마을도서관 등 5개 필지를 3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불거져 나왔다. 뿐만 아니라 도시재생 주민협의 및 주민 편의를 위한 시설 마련을 이유로 보수공사까지 수의계약 형태로 체결했다. 박 시장은 기존 형태를 보전하면서 노후화 된 시설 개선과 생활편의 시설을 확충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폐허 방불케 하는 노후주택 덩그러니 방치…“환경미화보단 재개발 시급”
 
사직2구역 주민들은 주거환경이 극도로 열악한 만큼 부분 도시재생보단 전면적인 재개발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직2구역은 좁은 도로로 인해 소방차 진입조차 힘든데다 낙후된 시설로 인해 절반이 넘는 가구가 빈집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사직동 일대에 거주 중인 윤형근(남·55) 씨는 “주변을 둘러봐서 알겠지만 가파른 언덕에 무너져가는 집들이 촘촘히 자리잡고 있다”며 “자칫 불이라도 나면 이 동네 집들은 삽시간에 전소될 것이다”고 토로했다. 윤 씨는 “벌써 수년째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며 “직권해제를 하지 않았다면 쾌적한 환경을 영위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직동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는 서보영(여·37·가명) 씨는 “사는 사람이 먼저지 시장의 역점 사업 추진이 먼저는 아니지 않느냐”며 “지나가다가 무너져가는 집들을 볼 때마다 덜컥 겁이 난다”고 밝혔다.
 
▲ 사직2구역에 위치한 가구 중 절반은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민들은 좁은 골목길, 높은 경사로 등으로 인해 화재 발생 시 동네 전체가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사직2구역에 위치한 빈 집 ⓒ스카이데일리
 
사직2구역 세입자로 거주 중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사직2구역 초입에 보이는 몇몇 신축 건물들은 서울시와의 갈등 해결을 기다리다 자체적으로 해결방안을 찾은 사람들이다”며 “다가구 주택들은 층별로 주인이 달라 이마저도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힘없는 노인들이 거주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윤원근 사직2구역 사무국장은 “커뮤니티 시설이 있는 부지를 시공사가 지급보증해주는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했는데 직권해제 되면서 서울시가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역을 대법원에서 행위제약을 걸었는데 긴급한 수리는 가능하게끔 했다”며 “현재 서울시가 이를 이용해 내부 수리를 진행하고 있는데 결국 박 시장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재생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는 주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해당 부지를 매입해 수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말이 안된다”며 “직권해지하기 전부터 조합은 재개발을 원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는데 이제 와서 주민 소통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고 토로했다. 윤 사무국장은 “서울시는 실거주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신축건물을 지은 몇몇에 불과하다”며 “사직2구역은 재개발이 아닌 다른 대안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커뮤니티 용지 매입과 보수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환경정비구역 해제지역이기 때문에 대안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기본적인 보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환경정비구역 해제 지역을 방치하면 안 되는 것이고 주민들도 많은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대안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사직2구역의 경우 전통 한옥이 아닌 30년 이상 된 슬라브집이 굉장히 많은 곳이다”며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달동네로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추구하는 재생사업보다는 재개발이 정주요건 개선에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주거지가 굉장히 낡고 오래됐는데 이를 보존하면서 발전한다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함 랩장은 “주변에 경희궁도 있고 홍난파 가옥도 있다는 이유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없다”며 “인근에 사직주거환경개선지구, 교남주거환경개선지구 등이 설정된 상황에서 향후 사직2구역만 섬처럼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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