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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여성할당제 의무화 논란

“文대통령 여심잡기 정책에 2030남성 설 자리 잃었다”

여성할당제 강제추진에 불만고조…“인위적 조정, 부작용 불러올 것”

이한빛기자(hb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18 17: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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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사회 만연한 여성차별, 소위 말하는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추진 중인 여성할당제 의무화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여성의 차별 방지를 위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의 채용 과정에서 여성 고용비율을 일정 수준까지 높이도록 했다. 국회는 지난해 말 국공립대의 여교수 비율을 25%로 늘린 개정안을 상임위에서 통과시키 정부 정책에 동조했다. 공기업들도 여성 채용비율을 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또 다른 차별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채용을 준비하는 젊은 남성들은 여성의 사회참여가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채용비율을 규정하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페미니즘을 지지하지 않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강제적인 평등 추구는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할 뿐이라며 자연스러운 변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여성할당제 도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과 여성할당제의 부작용 등에 대해 짚어봤다.

▲ 각종 선발이나 채용과정에서 여성들에 일정 비율을 보장하는 여성할당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제성이 짙은 여성할당제가 역차별을 초래하고 양성평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최근 입사생 여성할당제로 논란이 된 경기도의 한 기숙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기업체 채용이나 각종 선발과정에서 여성채용을 일정비율을 보장하는 여성할당제가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능력 있는 여성이 편견과 남성중심의 사회분위기로 인해 진급에서 탈락하는 이른바 ‘유리천장’을 없애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려야 한다는 게 여성할당제 도입 취지다.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20~30대 젊은 남성들은 여성할당제가 강제적인 평등을 불러와 또 다른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강제성을 띤 숫자적 평등이 진정한 양성평등으로 이어질 수 없는 만큼 유리천장 타파는 사회적 흐름에 맡겨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제성이 짙은 양성평등 노력 보다는 여성의 복지, 인권정책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유리천장 타파 취지 발맞춘 여성할당제…정부·지자체 앞 다퉈 시행
 
‘유리천장’이라는 표현은 양성평등과 젠더이슈가 사회적 담론으로 떠오르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1970년 미국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인 ‘유리천장’은 소수에 대한 암묵적인 차별과 편견을 일컫는 표현이었다. 당시 사회적으로 소수의 입장에 있던 여성들의 불평등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면서 유리천장은 양성평등을 위해 깨야 하는 장애물로 인식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서도 유리천장 문제가 사회의 이슈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후보 당시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차별과 편견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며 “공공부문에서 앞장서 유리천장을 타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여성들이 겪고 있는 유리천장을 깨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함께 평등하게 경제활동, 사회활동을 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정부는 국무위원 중 여성 장관 비율을 30%로 올린다는 방침을 세우는 등 여성 할당비율을 높이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2019년도 경찰과 해경 채용에서 여경 채용비율을 확대했다. 경찰은 오는 2022년까지 여경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공채의 26%를 여경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해경 역시 올해 채용인원 중 20%를 여경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근 국공립대 여성교수 비율을 25%로 늘리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데 이어 경찰까지 여경 채용을 늘리는 등 여성할당제가 사회 전반에 걸쳐 점차 확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여성 대표성의 제고를 위해 고위관리직 여성비율 목표제도 도입됐다. 양성평등위원회는 ‘제2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따른 2019년도 시행계획’에 따라 여성 고위공무원을 1인 이상 임용하도록 하는 여성 관리자 목표제를 전 공공기관으로 확대·적용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민간기업의 여성 고위직 비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 투자 풀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교육 분야에서도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방안들이 등장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6일 국공립대 여성교수의 비율을 25%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담은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상임위에서 통과시켰다. 현재 국·공립대 여교수 비율은 16.8%로 사립대(28.5%)보다 낮다.
 
여성할당제 확대 속 남성들 역차별 사례 증가…“인위적 할당은 후유증 유발”
 
문재인 대통령의 유리천장 깨기 의지에 힘입어 사회 전반에 걸쳐 관련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는 데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오히려 남성이 피해를 보는 역차별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자체에서 설립한 기숙사 입사생 선발이나 일부 공기업의 채용과정에서 남성이 오히려 차별받은 상황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신입사원 모집에서 지역인재 45%, 여성 35%를 채용하는 할당목표제를 도입했다. 채용 비율의 약 80%가 이들에 편중되면서 수도권 대학 출신 남성들은 20% 안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공공 기숙사의 인원선발 과정에서도 여성 할당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운영하는 ‘홍제동 행복기숙사’는 516명의 선발인원 중 남성이 고작 78명에 불과했다.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경기도 기숙사’ 역시 2019년도 남녀 모집 비율이 1:3.1로 여성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기숙사 측은 뒤늦게 “개관 당시에는 남녀 동일비율이었으나 남자 입사생 지원이 저조해지면서 부득이하게 여자 입사생을 늘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남성들의 역차별 사례가 늘어나면서 채용을 준비하는 20~30대 남성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 정원철(21·남·가명)씨는 “정부가 주장하는 양성평등 정책이 오히려 남자들을 소수자로 만들었다”며 “젊은 층의 반발심리가 나오는 걸 알면서도 특별하지 않다고 여기는 대통령에게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 여성할당제가 확대되면서 남성들의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제적 여성할당제가 향후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했다. 여성 인권, 복지와 관련정책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카이데일리
 
취업준비생 이동우(28·남)씨는 “그동안 차별받아온 여성들에게 약간의 혜택을 주는 것은 이해하지만 최대한 동일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며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받아도 쉽지 않은 취업인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남성 취업준비생들의 불만이 더 커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무리한 여성할당제 실시가 오히려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라는 저서를 통해 급진적 페미니즘을 비판했던 오세라비 작가는 “고위직에 진출하는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한 상황에서 유리천장이 깨진다고 모든 여성들의 인권이 향상되고 좋아지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은 양성평등을 위해 인심 쓰는 마냥 여성할당제를 내놓는데 진짜 평등을 운운할 것이라면 애당초 직종에 대해서도 똑같은 할당제를 내놓는 게 정상이다”며 “강제적인 양성평등은 후유증을 낳기 마련이다. 사회가 자연스럽게 변화하도록 지켜보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숫자를 통한 평등 추구 대신 여성의 인권, 복지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사립대학 A교수는 “숫자만 평등하게 맞춘다고 사람들의 인식까지 평등해질 수 없다”며 “그동안 각종 범죄나 차별 등의 피해를 입어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소수 중의 소수를 위한 정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녀고용평등법을 통해 부당한 채용, 임금 대우 등을 방지하는 법적수단이 있는 만큼 더 이상 유리천장이 여성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다”며 “차라리 사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언어적 피해를 방지하고 예방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여성 평등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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