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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의 원리로 자유시장경제의 번영원리를 담은 ‘부의 열쇠’(돈과 인간의 질서)를 출간한 후 독자들의 반응은 신선하다는 쪽에 모아졌다. 관심을 갖고 열독을 하는 독자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문용어가 많고 문장도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최대한 풀어 쓴 용어들이기 때문에 용어를 일일이 설명하면서 글을 다시 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고민하던 끝에 ‘부록’을 붙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의 열쇠’ 이해하기 Q&A 부록은 부의 현상, 부의 역학, 부의 본질 등 3개의 챕터에서 각각 5개씩 총 15개의 원고로 연재된다. [지은이 민경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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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계의 시공간에 대해
Q. 책의 일관된 논지인 ‘혼돈의 질서’가 만물의 원리라고 했다. 혼돈도 아니고 질서도 아니면서 동시에 혼돈이 있고 질서도 있는 상태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A. “임계상태다. 임계(critical)는 극적 경계점이다. 중대한 고비이자 위기일 수 있지만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다. 임계는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드러나야 하는 시공간이다. 드러남은 힘의 작용이다. 극과 극의 임계선상에서 자연의 많은 물질과 힘들이 시공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시공간은 꽉 찬 에너지장이다. 에너지들이 끊임없이 요동치는 강력한 운동장이다. 소립자 물질(페르미온)과 힘의 매개입자(보손)들이 시공간과 조응하며 탄생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들 만물의 씨앗이자 그 힘의 본질이 임계선상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페르미온과 보손은 상호 치환되면서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 질량은 에너지가 될 수 있었다. 인류에게 원자력이 선물로 주어졌다. 핵분열에서 연쇄반응을 지속하는 임계상태가 막대한 에너지원이 됐다. 극적 경계점이 이처럼 만물의 원리이자 에너지원이다. 자연과 생명이 이 임계점에서 숨을 쉰다. 가장 위험하지만 가장 안전한 시공간이다”
Q. 우리가 사는 시공간이 극도로 위험한 임계상태라니 놀랍다. 그런데 오히려 안전한 둥지가 될 만큼 신의 은총이라고 할 만한 또 다른 사례들은
A. “지구를 중심으로 한 천체의 거시 움직임을 보면 절묘하다. 인간이 사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 생명의 원천인 태양의 온도와 핵융합,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달의 인력 등이 모두 임계선상에 있다. 지구의 자전축이 아주 조금만 바뀌어도 극도로 정밀한 자기장의 질서가 흔들려 전 인류는 물론 모든 생명체들이 위협을 맞는다. 자기장이 사라질 경우에는 파멸이다. 또한 자전과 공전도 오차가 거의 없는 원운동은 1분, 24시간, 1년 등으로 구분해 시간과 날짜를 사용할 수 있는 절묘한 도구가 돼 주었다. 인류는 수천년간 지구의 원운동 시스템을 시간의 좌표로 삼고 살아 왔다. 이 원운동이 불규칙하면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흐름(에너지)을 활용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인간과 자연의 생리시계 전체가 위험해지는 재앙을 피하지 못했다. 지구는 신의 은총이라고 할 만큼 천혜의 공간이 됐다”
Q. 지구 자전과 공전 운동 뿐만 아니라 태양이나 달도 임계선상에서 자연과 생명 에너지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A.“섭씨 약 6000℃에 달하는 태양의 외부 온도는 지구와 생명체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정밀한 온도차이를 자동제어 중이다. 이 온도가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지구상의 생명체는 살아남기 힘들다. 섭씨 약 1500만℃인 태양 내부의 온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 온도는 핵융합을 통해 생명의 원천인 빛이 만들어지는 기막힌 환경을 제공한다. 고체·액체·기체 상태 외 제4의 물질이라는 플라스마 상태의 초고온·초고압이 정교하게 유지되면서 생명의 원천인 빛(핵융합) 공장이 수십억년 간 가동돼 왔고 앞으로도 수십억년간 그 정교함이 유지된다. 우리가 흔히 보는 달의 인력이나 자전·공전 주기도 들쭉날쭉 변화가 심하면 지구에 큰 위기가 닥친다. 달이 변함없이 한쪽면만을 정교하게 비춰주는 것과 같이 달의 자전주기와 공전거리는 지구의 자연과 생명체에게 보금자리 같은 역할을 해준다”
Q. 태양계 밖의 우주적 관점에서도 임계상태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무궁무진한 우주는 매우 안정적일 것 같은데
A. “광활한 우주 또한 중력이 극미의 변화만 있어도 위험하다. 우리 은하계가 속한 우리 우주뿐만 아니라 수많은 우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다중우주 전체가 임계상태로 강력히 추정된다. 우리 우주만 해도 극적 임계상태다. 다중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에너지가 임계선의 증거다. 중력을 이겨내고 반중력으로 우주 팽창을 지속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에너지의 척력은 0의 소수점 아래 무려 숫자가 122개나 계속된 뒤 1이 나온다. 단순계산으로 10억을 12번 곱한 것 이상으로 작다. 거의 0에 가까운 힘이다. 전 세계 엘리트 물리학자들이 매달리는 첨단 이론물리학인 끈이론과 다중우주 등의 가설에 의해 계산된 힘이다. 우주를 팽창시킬 만한 힘이 너무 약한 이유는 우리 우주만 보면 해석이 불가능하지만 다중우주론이면 해석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암흑에너지 0의 소수점 이하 마지막 끝자리 몇개만 바꿔도 우주의 운명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 같은 극초정밀 원리는 곧 극적 임계상태다. 우주가 초정밀의 질서라는 코스모스로 불리는 이유다”
Q. 한 치의 빈틈도 없는 만물의 원리를 보면 신비로움을 넘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임계질서가 인간에게 부가가치를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지
Q. 자연과학적 부가가치에 미치는 임계질서가 인문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가
A. “도덕률로 설명될 수 있다. 위태로운 질서와 초정밀 질서가 같은 말이듯이 부가가치는 위기와 안정의 임계선상에서 만들어진다. 일상의 원리가 곧 임계점의 일이다. 자본주의 시장이 살아 꿈틀거리는 단초도 수많은 임계점의 일들이 지속되는데 있다. 에너지가 역동하는 자유시장의 일은 임계선상에 있는 도덕률과 같다. 부가가치와 도덕률은 얽힌 에너지다. 현상적으로는 공동선에 기여하고 본질적으로는 절대선을 추구하는 것이 일이기 때문이다. 일이 없으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감이 무력감으로 변한다. 존재감은 삶이지만 무력감은 죽음이다. 공동체의 필요성과 얽히는 일을 할 때 존재감 어린 부가 만들어진다. 이런 태도로 일에 매진할수록 극적 임계상태에서 더 많은 부가 쌓인다. 따라서 부는 이기심보다 이타심을 통해 총량이 증가한다. 졸부나 백수의 편안함이 좋다면 부의 총량만 축내기에 속된말로 짐승과 다를 바 없다. 부의 생산에 기여하는 이타심이 없는 생명은 영혼이 빠진 상태다. 이기심과 이타심의 임계선상 모습이 보통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모습이다”
Q. 편안하게 먹고 사는 것이 꼭 지탄을 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상속이나 증여 등을 통해 받은 재산이 있다면 일을 하지 않고 즐기면서 사는 것도 행복 아닌가
A. “대개 일은 가급적 적게 하고 돈은 쉽게 벌려고 한다. 이기심의 충만이다. 나아가 공짜나 요행이 행복이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기심을 극대화 하는 방법만으로 생존이 절대 담보되지 못한다. 임계선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부의 시공간에 존재하기 어렵게 된다. 일은 에너지를 쏟기만 하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해야 한다. 일의 효율을 통해 쏟은 것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갖게 하는 것이 자유시장이다. 거꾸로 아무리 부자라도 일을 하지 않거나 일을 해도 효율을 내지 못하면 가난으로 떨어진다. 다시 말해 일을 통해 이타적 행복을 얻었다면 이기심의 발로라고 해도 부가 넘치는 임계선상의 존재가 된다. 책임을 떠안는 이기심도 마찬가지다. 가족, 사회, 국가, 인류 등으로 범위를 넓혀 책임감을 가질수록 임계점은 높아진다. 고점을 향해 갈수록 고에너지를 쓰지만 저에너지를 쓸 때보다 효율은 훨씬 더 높아 더 큰 부를 이룬다. 동시에 자존감과 행복감을 가질 수 있는 삶이다. 돈이 풍부하다고 해서 안락함만을 즐기는 것이 행복이라고 느낀다면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짐승같은 삶에 대한 착각일 뿐이다”
Q. 일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위험을 마주하는 것이 고난이다. 굳이 고난을 만들어가면서 까지 힘든 임계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있는지
Q. 일이 강제적으로 주어진 짐이라고 하니 구속당한 느낌이 든다. 축복으로 태어난 생명이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어야 축복이라면 모순 아닌가
A. “탄생 자체가 고통의 산물이다. 삶도 고난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탄생이 축복인 것은 고통과 고난의 임계선상에서 생명의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봄에 만물이 싹을 틔울 때 그것을 축복이라고 보지만 실제로는 치열한 산고다. 생명은 일의 멍에를 쓴 것이 아니라 그 멍에를 통해 축복의 찬가가 나오도록 하는 원리가 정해졌다. 멍에가 축복임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멍에를 선택한다는 것은 자신을 똑바로 보기 위한 극단적 자기모험의 성격을 띠었다. 자신과 벌이는 사투는 세상과 싸워 이기기 위한 자신과의 비극이다. 자신의 비극을 강하게 품고 일을 통해 세상을 밝히는 방식은 예술이고 미학이다. 비극적인 추(醜)의 미학은 바로 임계점에 있다. 다양한 추함을 겪게 될수록 책임범위를 넓히며 세상을 개척해 나간다. 이는 멍에이지만 선한 마음이다. 누구나 깊은 마음속에 선심(善心)의 일가치를 갖고 산다. 반면 일에 대해 회의감이 들거나 나태해지면 종국에는 자신의 목에 칼을 대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고 주변의 냉대만이 가득해진다. 자칫 운명을 거부하는 정신병자가 되기도 한다. 힘들고 고달픈 일이 주는 축복의 급부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느끼게 된다”
Q. 멍에를 좋은 의미로 설명했지만 여전히 성서의 원죄 같다. 인류가 갈등하지 않고 사랑만으로 공동체를 이루면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수는 없는가
A. “단호하게 없다고 하겠다. 이는 원죄론이 아니다. 멍에가 씌워지지 않은 삶은 오히려 불행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은 말 그대로 꿈이다. 이상사회나 이상국가를 추구하는 의지는 이심전심 이해하지만 불가능하다. 사후 천국을 향하고자 하는 것은 종교의 문제이니 논하지 않겠다. 지상에서 천국처럼 살겠다는 욕망은 그야말로 가장 큰 탐욕이다. 전 인류가 일을 하지 않고 편안히 살 수 있다는 꿈은 초등학생도 머리를 좌우로 흔들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이상사회나 이상국가가 가능하다고 구체적인 몽상을 한 철학자가 지상에서 수십억명의 인류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데올로기 망상이다. 이념은 인류를 탐욕의 천국으로 끌어들이면서 그것을 이용한 두 얼굴의 사람들은 그들만의 철옹성을 쌓아 권력을 한껏 누렸다. 이념은 임계점을 거부한 채 극단의 한 쪽에 선 것이기에 부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화려한 사상누각은 결국 빈껍데기로 무너져 내렸다. 멍에를 쓴 임계점은 아슬아슬하지만 무한 자유가 부여된 생명의 보금자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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