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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정부 일자리 정책의 허와 실(上-실태①)

“중소기업 빈곤·고충 해결 없인 청년일자리 못 만든다”

경영지표 악화 속 인건비만 상승…“국민 눈속임용 단기 실적 급급”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13 0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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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주로 청년 구직자와 청년을 채용하는 기업에 예산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중소기업의 매출이 줄어들고 고용둔화 현상까지 나타나는 상황에서 구직자에게 금전적 지원을 한다해서 일자리가 늘겠냐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실제 청년실업률과 체감실업률 등 고용지표 역시 여전히 답보상태에 보이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들도 현재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다수의 전문가들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현재 정부 일자리 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청년 구직자 중심으로 맞춰져 있는 정책을 기업 위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용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는 정책 대신 기업의 활로를 열어주는 정책을 펼치면 자연스럽게 민간과 기업이 일자리를 확충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정부 일자리 정책의 허와 실’을 선정하고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정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경영개선 관련 지원정책에 대해 정책 수혜자인 중소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지원자격이 까다로워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특히 청년일자리 정책의 경우 수혜기업이 한정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자리한 대전정부종합청사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 김진강·이한빛·배태용 기자]최근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중소기업의 생산·판매 감소와 고용 둔화가 장기화 추세인데 반해 정부의 각종 정책으로 오히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특히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청년취업 유도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남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판매활로·수출촉진 등을 통한 자연스러운 일자리 확대 보다는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유도를 위한 보조금 지원 등 미봉책에 가까운 정책에만 매달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중소기업 일자리 정책이 산업기술인력 등 혁신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보여주기 식에 급급하다는 게 중소기업 관계자와 청년 구직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투입된 재원에 비해 효과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재정낭비를 우려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중소기업 생산·판매·고용 악화 불구 인건비 부담은 2년 새 20%이상 껑충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소 제조업의 생산은 전년 동월대비 -4.7%를 기록하며 2018년 1월 이후 감소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섬유·가방·신발·나무제품 등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음료·의복 등도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4개월 연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같은 기간 중소 서비스업 생산 또한 전년 동월대비 -0.1%로 나타나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생산 증감률이 각각 -1.6%, 0.4%인 점과 비교하면 중소기업의 생산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의 실적 저조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3월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8.9%를 나타냈다. 평판DP제조업 장비는 -63.8%, 반도체 -22.2%, 반도체 제조용장비 -11.3% 등을 각각 기록했다. 유망소비재 역시 -4.8%를 나타냈다. 중소기업 경기여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중소기업 SBHI(중소기업건강도지수)는 81.2로 전월대비 12.2p 상승하긴 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4.5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소기업의 금융권 대출 잔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473조원이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14년 507조원 △2015년 560조원 △2016년 590조원 △2017년 632조원 △2018년 669조원 등으로 4년 새 32.0% 늘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82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말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고용둔화 추세 역시 계속되고 있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 월 평균 취업자는 지난 2017년 2425만1000명에서 2018년 1분기 2380만1000명(-1.9%), 2분기 2447만7000명(2.8%), 3분기 2447만 명(-0.02%), 4분기 2444만8000명(-0.08) 등으로 둔화추세를 보였다. 올해 1월 취업자는 2376만3000명으로 전년 4분기 대비 -2.8% 기록한데 이어 2월은 2388만6000명으로 전월 대비 0.5%, 3월은 2427만7000명으로 전월 대비 1.6% 증가에 그쳤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성일 기자] ⓒ스카이데일리
 
중소기업의 경영 지표가 줄줄이 악화되고 있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지난 1월 기준 332만1000원으로 2018년 301만9000원 대비 10.0%, 2017년 288만6000원 대비 15.1% 각각 증가했다. 특히 300인 이상 중소기업 근로자의 지난 1월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726만3000원으로 2018년 530만5000원에 비해 36.9%, 2017년 498만3000원에 비해 45.6% 대폭 상승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자동차·전자부품·기계장비 등 중소기업 제조업의 전반적인 부진과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경영 전망이 밝지 않다”며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금융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특히 1~4인 영세사업체의 고용감소가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들어 서비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침체와 제조업의 경기둔화가 계속된다면 고용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디지털경영전략 컨설팅 업체인 서현컨설팅 김만호 상무(경영학 박사)는 “경기악화와 고용불안 속에서도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한데는 정부의 일자리 지원정책에서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경기회복을 통한 중소기업의 경영개선이 먼저 해결돼야 고용도 안정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정부의 중소기업 대책은 이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실적에 급급한 정부 일자리 정책…“중소기업 활로 열리면 일자리 문제 저절로 해결”
 
현재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수출·인력·금융·기술개발·판로·컨설팅 등 7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지원대상이 정보통신·지식산업서비스·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산업 분야에 치우쳐 있어 중소기업 취업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유통·서비스 업종과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일반제조업은 정부의 지원 대상에 접근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통계청의 2018년 기준 산업별 취업자 분포를 보면 청년층인 25세~29세의 경우 △제조업(18.1%) △도소매업(14.1%)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1.8%) △숙박음식업(8.3%) 등이 50%를 넘었다. 반면 정보통신업종은 5.9%,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7.2% 등에 불과했다. 청년 취업자의 대다수가 정부 지원 대책에서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정부가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을 앞세워 청년 일자리 창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경영악화로 신규채용 여력 자체가 없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제도는 정부가 청년고용 확대를 위해 청년을 추가로 고용한 사업주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1인당 연 최대 900만원을 3년간 지원한다.
 
인테리어 자재 전문업체 M사의 송광석 대표(52·남)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고용정책을 쓰고 있지만 문제는 중소기업의 현실이 인력을 더 고용하기 힘든 여건이라는데 있다”며 “중소기업은 내일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중소기업의 판매활로·수출촉진 등 현실적 대책 마련보다는 일자리 정책에만 매달려 있는 등 현장성이 부족한 것 같다”며 “특히 정부의 일자리 지원금 또한 일부 유망업종에 치우쳐 있어 일선 현장에선 체감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송 대표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내놨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그 내용 조차 잘 알지 못한다”며 “설령 지원을 받기 위해 신청하려 해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워 접근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피력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국내 영업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재 수출을 염두에 두고 판로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 중소기업들은 경영악화 인해 신규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자리 정책도 중요하지만 판매활로·수출촉진 대책 등 현실성 있는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한 조선소 전경 ⓒ스카이데일리
   
의료기기 수입업체인 P사의 김은수 대표(55·남·가명)는 “정부의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정책의 경우 회사 입장에서 보면 세제혜택 일부가 있지만 젊은 직원들 고용창출 했다고 해서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며 “형식적인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하거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업체의 경우 정부지원을 받기 쉽지만 유통·도매 업종 중소기업의 경우 담보물 자체가 약해 정부의 각종 지원 대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제조업을 하기엔 너무 인프라가 좋지 않다”며 “설령 여러 업체들이 기술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정부의 한정된 지원예산을 나눠먹는 것이어서 해당 업체에 실질적인 지원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의료관련 콘텐츠 개발업체인 T사의 남종희 대표(53·남)는 “그래도 우리는 IT업종인데다 신청서류를 빨리 준비한 탓에 정부지원을 좀 받은 편에 속한다”며 “정부에서도 아이템이 좋으면 많이 밀어 주려고 하는 정책자금들이 많다”고 밝혔다. 남 대표는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혁신성, 기술력, 사업성 등의 조건들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유통분야 같은 경우는 정부의 지원을 받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의 경우 유통이든 서비스든 간에 5인 이상 기업이면 기본적으로 대상이 된다”며 “5인 미만 기업이라도 성장유망업종, 지식서비스산업, 문화콘텐츠산업과 관련된 고유업종 코드를 갖고 있는 기업도 지원대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청순서대로 지원요건만 맞으면 지원하고 있다“며 ”별도의 기구를 통해 심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중소기업 일자리 정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에 편중된 나머지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지원이 없어도 어차피 고용해야 할 인력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사중손실(死重損失·deadweight loss, 경제적 효용의 순솔실)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역시 지원기한인 3년 이후 취업자들의 중소기업 이탈로 인해 고용시장이 왜곡될 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컨설팅업체 고위인사는 “대기업과 하청업체 간의 임금격차는 갈수록 늘어나고 청년들은 대기업에 가려고 하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는 임금격차 해소를 지원금으로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지원금이 끊기면 과연 어떻게 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특히 가장 타격이 큰 1~4인 영세사업장의 고용악화에 주목해야한다”며 “이는 내수부진과 자영업자의 경영악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년일자리 지원정책을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고용안정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정부는 보조금 지원 등 단기적 처방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시급한 중소기업의 경영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혁신산업의 기술인력 양성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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