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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분양가 상한제 6개월 유예

힘껏 옥죄고 찔끔 풀고…정치놀음판 전락한 서민부동산

가격폭등, 청약과열 부작용 전망…전문가들 “6개월 유예는 사실상 총선용”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0-15 00: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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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직전 내놓은 6개월 유예란 예외 조항이 부동산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발표된다는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내 아파트 단지의 전경과 견본주택 인파의 모습 [그래픽=박현정 기자]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다시 원인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지목된다. 특히 정부 개입의 목적이 내년 총선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불거져 나오면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 하락과 시장붕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적 목적에 의해 정책을 펼치면 결국 시장은 혼란을 겪다가 붕괴되고 말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 집값 안정화’ 문재인정부 오락가락 행보에 부동산 시장 사실상 패닉
 
지난 1일 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내용은 분양가 상한제 예외 적용이었다. 국토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령 시행 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중)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거나 신청하고 시행령 시행 후 6개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한 경우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국토부 발표 이후 ‘분양가상한제 6개월 유예’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이상 시그널이 감지되며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의 최종 목표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이달 11일 기준 수도권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강동구 매매가격 변동률은 0.18% 상승했다. 지난 4일 기준 0.16% 보다 더 오른 수치다. 이어 △서초(0.11%) △강남(0.10%) △양천(0.10%) △도봉(0.07%) △구로(0.06%) △송파(0.06%) 순으로 올랐다.
 
강동구 아파트 가격 상승은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동구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뛰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둔촌동 둔촌주공1~4단지는 한 주 사이 500만원-1500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둔촌주공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해당 단지는 아파트는 사업시행인가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이후에도 착공신고에 들어가지 않아 조합원 물건이 거래 가능하다.
 
T부동산 관계자는 “조합원 물건이 급등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현재는 매물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아파트 공급면적 34평을 받을 수 있는 현 둔촌주공 16평 매물이 최근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며 “이 물건과 같은 면적 호실이 지난 8월 13억4000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불과 2달여 사이에 1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고 설명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둔촌주공 외에도 6개월 내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 ‘개포 주공 1단지’도 가격이 급등했다. 인근 G부동산 관계자는 “얼마 전 공급면적 33평을 받을 수 있는 물건이 20억5000만원까지 올라 거래됐다”며 “조만간 20억5000만원 물건도 거래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다음 물건은 21억원에 나와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발표는 해당 단지들의 가격 급등은 물론 청약과열 현상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 소재 T부동산 대표는 “정부의 이번 발표로 둔촌주공, 개포주공 1·4단지 등 규제를 피할 가능성이 높은 단지들의 청약도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매제한이 기존과 동일한 상황에서 로또분양이 가능한데 누가 가만히 보고만 있겠나”고 귀띔했다.
 
일반 시민들도 분양가 상한제 예외 적용이 청약과열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 지역에 거주 중인 김성민(남) 씨는 “당장에 여유자금이 있으면 사업이 빠른(6개월 내 일반분양을 진행하는) 재건축 조합 물건을 살 것이다”며 “여유자금이 없는 이들은 그 아파트의 일반분양 청약 일정을 기다렸다가 몰릴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을 하는 양재환(남) 씨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한 단지들이 공급되면 너도 나도 몰려 청약시장이 과열될 확률이 높다”며 “돈도 돈이지만 전매제한 기간을 길게 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후 누가 아파트를 사려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6개월 뒤엔 총선이 있어 유예를 해줬단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발표한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모두 세 자릿수를 넘어선 바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3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은 1순위 해당지역 평균 청약 경쟁률이 204대 1을 기록했다. 강남구 삼성동 상아 2차 아파트 재건축인 ‘래미안 라클래시’도 평균 1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 “분양가 상한제 6개월 유예는 총선용 대책…시장 혼란만 부추길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토부의 분양가 상한제 6개월 유예를 두고 정책의 목적 자체를 간과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유예 단지들의 가격 상승과 청양과열이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울러 내년 총선을 의식한 급한 불끄기에 가깝다며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적에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이번 유예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총선용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일반분양을 앞둔 정비사업장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예상대로 시행해 로또분양을 노리는 일반 시민들의 표도 얻으려는 전략이다”고 평가했다.
 
▲ 전문가들은 6개월 유예가 사실상 총선용 대책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의 혼란만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어 “6개월 유예를 한다고 해서 얼마나 공급물량이 나오겠냐”며 “오히려 이번 결과로 유예 단지 시세 급등은 물론 청약과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의미가 크지 않다”며 “분양가를 낮춰도 결국 수개월 만에 시세는 오른다”고 강조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김동환 교수는 “발표하자마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들의 가격이 오르고 난리다”며 “이번 유예로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불안 시그널을 또 한 번 준 셈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분양 전까지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다”며 “청약 과열도 당연한 수순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기다리고 있던 수요자들이 유예한다는 말을 듣고 이 기간 내에 빨리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며 “정부가 자신들의 목적 이루기에만 급급해 부동산 시장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서울 내 몇몇 단지들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게 됨으로써 시공사들과 조합은 사업을 서두를 것이다”며 “이로 인해 물량이 대거 공급된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정비사업의 특성을 생각하면 현실적이 적고 오히려 물량이 적어 청약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6개월 유예는 표면적으로 보면 기회를 꽤 크게 주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6개월 내에 일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며 “워낙 여론이 좋지 않아 급하게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송 대표는 “서울 내 공급 확대,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예기간을 더 줘야 한다”며 “한동안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 신축, 기존 아파트 가리지 않고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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