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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분양가 상한제 후폭풍

낡은집 재건축 수억 손해…투기꾼에 울며 집파는 서민들

조합원·일반 분양가 격차 축소…부동산 거래 둔화에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1-21 00: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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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인해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 분양가의 가격차가 점차 좁아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칫 분양가 역전 현상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들은 정비사업 또는 조합원 지위 포기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주택시장 내에 투기꾼들의 대규모 유입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둔촌주공아파트 전경. [사진=스카이데일리DB]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했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되는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정비사업 제동, 주택 공급량 부족 뿐 아니라 원주민들의 이탈과 투기수요 급증, 부동산시장 침체 등 다양한 부작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는 국내 경기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자칫 걷잡을 수 없는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비싼 돈 주고 새 아파트 지어도 어차피 헐값…일반·조합원 분양가 역전 가능성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발표 이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정비단지의 일반 분양가가 조합원 분양가에 근접하고 있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에서 분양한 대치구마을2지구(르엘 대치)의 일반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준에 따라 3.3㎡당 4750만원으로 산정됐다. 당초 목표했던 5000만원 보다 크게 낮아진 금액이다.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분양가와 약 7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이다. 일반 분양가가 조합원 분양가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훨씬 저렴한 덕에 해당 단지는 그야말로 ‘청약대박’을 쳤다.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일반 31가구 모집에 6575명이 몰려 청약경쟁률은 평균 212.1대 1에 달했다. 전용면적 77㎡의 경우 무려 461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날 분양한 ‘르엘신반포센트럴’도 상황이 비슷하다 보니 청약결과 역시 거의 판박이에 가까웠다. 135가구 모집에 1만1084명이 몰려 평균 82.1 대 1의 청약경쟁률이 나왔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4060만원, HUG 심사를 받은 일반 분양가는 4891만원이다.
  
 
분양가상한제 유예 적용을 노리는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도 지난달 29일 HUG와의 협상을 위해 자체적으로 분양가를 확정 지었다.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2752만원, 일반 분양가는 3550만원 등이었다. 그러나 HUG 심사를 통가하기 위해서는 일반 분양가가를 2600만~3000만원 수준까지 낮춰야 할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합원 공급가격과 일반 분양가격이 거의 비슷하게 형성되는 셈이다. 이곳 역시 청약과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 HUG의 분양가 통제만해도 조합원과 일반분양 분과의 차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전면 적용되면 조합원들의 분양가가 일반 분양가보다 더 비싸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사업성을 잃어 일반분양분 통매각을 추진했던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의 경우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일반분양분 분양가는 3.3㎡당 28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 조합원의 분양가가 3.3㎡당 48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애써 사업을 추진한 조합원들이 더 비싸게 아파트를 분양받게 되는 셈이다.
 
주목되는 점은 일반 분양분의 분양가가 하락하면 건축비를 부담해야 하는 조합원들은 추가 분담금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의 경우 상한제가 적용되면 조합원당 약 1억 6000만원 가량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게 된다. 일반분양으로 계산될 개발이익을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낡은집 버리고 떠나는 서민들…자금여력 충분한 투기꾼 시장 유입 활발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앞으로 청약과열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담금에 부담을 느낀 조합들이 정비사업을 포기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 아파트 시세는 증가할 것이고 자연스레 로또청약이 생겨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예상됐던 부분이다.
 
▲ 일반 분양가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상당수의 재건축 조합원들은 추가 분담금까지 부담해야할 것으로 예측된다. 분담금 등 각종 부담이 커진 조합원들 중 자금여력이 부족한 이들은 재건축을 포기하고 이사하는 이들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입지가 좋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는 장기적 투자를 노린 투기세력도 유입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단지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에는 기존에 예상되지 않았던 부작용까지 생겨나고 있다. 정비사업 자체가 요원해진 노후아파트를 떠나는 조합원들이 늘면서 부동산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 여력이 있는 투기수요가 하나 둘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수요의 경우 높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가 둔화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경제침체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카이데일리 산하 R&R연구소 권태순 부동산 자문위원(이촌동 미투리 공인중개사무소)은 “분담금에 포함되는 내용은 건축비 등으로 조합운영비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게 되면 30대~40대 등 자금 여유가 충분치 않는 조합원 구성이 많은 지역의 재건축 조합원은 사업을 포기하고 단지를 떠나는 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해당 단지는 장기적으로 개발이익을 노리는 투기꾼들이 새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며 “심지어 정부가 자금출처 조사 등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승 국면은 꺾이지 않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가 현재 부동산 정책 기조 유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규제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재건축 아파트 등의 조합원은 사업을 추진해도 수익이 크지 않고 장기적인 힘 싸움을 이기지 못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재건축 시장은 자금 여력을 갖춘 투기세력의 투기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고 경고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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