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 활동이 줄면서 색조 화장품과 선크림 등 화장품 수요가 감소,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의 발길이 끊겨 타격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화장품업계 위기의 징조는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명동을 비롯한 주요 상권의 로드숍(길거리에 있는 화장품 브랜드숍)이 잘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로 고객이 집콕만 하고 밖으로 나오지 않으니 도무지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참다 못한 로드숍은 점포를 재단장하고 온라인 판매 비율을 늘리며 부진한 매출 만회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으나 돌파구는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화장품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 시스템에 따르면 로드숍 전성기를 이끈 에이블씨앤씨의 미샤는 지난해 매장 164개를 닫은 데 이어 올해 1~3월에도 30개를 추가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매장 수는 400여 개로 줄어든 상태다. 한때 미샤 매장이 800여 개에 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대기업 로드숍 상황도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 이니스프리는 매장 수가 2019년 920개에서 지난해 656개로 줄었다. 에뛰드하우스는 2018년 393개에서 2019년 275개로 100개 이상 줄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2019년 598개에서 지난해 463개로 감소했다.
이에 업체는 화장품 밖 영역에 눈을 돌리고 있다. 토니모리(214420)는 한국 최대 단미 사료 제조업체인 ‘오션’을 인수하고 사료와 간식 등 프리미엄 펫 푸드와 위생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션 인수로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오션은 2019년부터 펫 간식을 수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 등록을 완료하고 캐나다 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078520)는 지난 3월 31일 열린 주주 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물류 대행업과 휴게 음식점업을 추가했다. 카페와 음식료 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운영 중인 매장도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매장을 폐점하고 ‘웅녀의 신전’이라는 카페의 문을 열었다.
아직 문을 연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웅녀의 신전’을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만 500개가 넘는다. 동굴을 탐험하는 듯한 인테리어에 쑥을 원료로 만든 음료를 판매함으로써 미샤의 대표 상품인 개똥쑥 토너 등과 연계시켰다. 4가지 주제로 운영되는 미디어아트존은 ‘인증샷’ 장소로 손색이 없다는 후문이다.
색조 화장 전문 브랜드 클리오(237880)는 3월 26일 열린 주주 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식음료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유통·판매’를 추가했다. 클리오는 지난해 9월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자회사 ‘클리오라이프케어’를 설립해 이너뷰티로 사업 다각화를 준비해왔다. 연말에는 신규 사업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기획하고 연구하는 건강식품 파트를 신설했다.
화장품 업체의 이색적인 도전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손성민 리이치24시코리아 지사장은 “이미 이커머스 채널에서 발 빠르게 자체 상표(PB)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하고 건기식과 카페 창업 등이 포화 산업군이 돼가고 있어 기존 화장품 사업과 얼마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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