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동물이나 나이가 들면 몸에 아픈 곳이 생기기 마련이다. 암은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도 걸릴 수 있는 질환으로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암 발생률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미국 개 건강협회에 따르면 10세 이상인 반려견은 암에 걸릴 확률이 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암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조기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악성종양 생기면 식욕·활력저하 등의 증상 나타나…주기적인 건강검진과 ‘조기 발견’ 중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반려동물의 암은 악성 종양을 의미한다. 종양이란 체내의 세포가 자율성을 가지고 과잉으로 발육한 것 또는 그 상태를 가리키며,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으로 나뉜다. 양성종양은 지방이나 신경세포 등이 과도하게 증식해 덩어리가 된 것으로 커지는 속도가 느릴 뿐더러 일정한 크기 이상 자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악성종양은 ‘암’으로 자라나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혈관이나 림프관 등을 통해 신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다.
스카이데일리는 반려동물의 배에 생긴 종양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던 한 반려인을 만났다. 반려인은 반려견 보슬이(15세·암컷)의 배에 있는 종양이 다행히 커지지 않고 아물고 있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보슬이는 8세 무렵 자궁종양으로 자궁제거수술을 한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 보슬이의 건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지켜보던 중 보슬이의 오른쪽 배에 오돌토돌한게 만져졌죠. 동물병원에선 악성종양인지 양성종양인지를 확인하려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보슬이가 나이가 있어서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어요. 다행히 종양이 커지진 않고 상처부위가 점점 아물고 있어요.”
박현성 수의사는 반려동물이 암에 걸릴 확률은 사람보다는 낮지만 사람의 수명을 100살, 반려동물의 수명을 15살이라고 놓고 봤을 때 반려동물 역시 암에 잘 걸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암의 발병 확률이 높아지지만 어린 나이에도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한테는 ‘암’보다는 ‘종양’이라는 단어를 써요. 악성 종양이 암에 해당하고 양성 종양은 별 문제가 없어요. 반려견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유선종양, 사람으로 치면 유방암으로 반려견은 가슴이 5쌍이기 때문에 발병 확률이 매우 높아요. 수컷 반려견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암컷 반려견에게 주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반려견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종양이에요. 유선종양은 어렸을 때 중성화수술을 하면 예방이 가능하죠.”
“이외에도 피부종양, 림프종양, 구강종양, 흑색종 등 여러 가지 종양들이 있는데 이 중 가장 무서운 종양은 구강종양이에요. 구강 안에 종양이 생기면 확인도 어려울뿐더러 악성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노령견들한테서 많이 발생하는 피부암인 비만세포종과 같은 경우에는 반려견의 피부에 작은 혹 같은게 생기진 않았는지 유심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어요.”
박 수의사는 반려묘에게서 특별히 많이 발생하는 종양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선종양의 경우 반려견은 양성과 악성의 비율이 5대 5정도이지만 반려묘는 악성일 확률이 80~90%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려묘를 키우는 반려인들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간접흡연을 꼽았다. 한 논문에 따르면 간접흡연 시 반려묘의 털에 니코틴과 타르가 묻게 되고 구르밍을 하는 반려묘의 특성 상 구강종양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에도 논문들은 계속 나오고 있고 실험적으로 확실하다고 증명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악성종양이 생겼을 때의 증상으로는 반려동물이 밥도 안 먹었는데 배가 계속 부르다던지 먹는데도 살이 점점 빠지거나 식욕·활력저하 등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암을 예방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해요. 반려인이 반려동물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해주는 게 좋아요. 건강검진 주기는 정답은 없지만 1~2년에 한번 씩 해주는 반려인들이 많은 편이에요.”
“항암치료를 망설이는 반려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어요. 최근에는 항암치료와 항암제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항암치료를 하는 이유는 병이 나을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나을 수 없더라도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림프종 같은 경우에는 예후가 좋은 편이죠.”
반려동물 암 수술을 망설이는 반려인…전문가 “반려동물에게는 고통의 시간, 빠른 외과적 수술해야”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암에 걸리듯이 반려동물도 암으로 고통을 받으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며 “미국 수의사회에 따르면 수명 15년을 기준으로 반려동물 25% 정도가 암으로 죽는다. 반려동물에서 주로 문제를 많이 야기하는 암으로는 악성림프종, 피부암, 유선종양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악성림프종은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조직과 림프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전이가 잘되는 특성 때문에 발견이 늦고 예후도 좋지 않다. 반면 피부암은 다양한 피부 조직들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피부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며 “유선 종양은 사람의 유방암과 같이 반려동물의 유선 쪽에 몽우리로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기 때문에 관심있는 반려인들에 의해 빨리 발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반려인의 식생활이나 집안 환경이 반려동물에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발암인자에 노출되는 부분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가물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을 주의하고 반려동물 용품의 페인트나 플라스틱 등의 위해성 등이 검증된 제품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성화 수술을 통해 수컷은 정소암, 암컷은 유선암이나 난소암, 자궁암의 발병을 많이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어릴 때 중성화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다”며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의 암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전이가 된 경우는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5살 이하 반려동물은 매년 1회, 6살 이상의 노령 반려동물은 6개월마다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은 양성에서 악성으로 악화되거나 종양의 범위가 국소적이었다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전신으로 전이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으로 외과적 수술을 통해 이를 절제해 내고 전이를 예방하기 위한 항암제 투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다”며 “반려인 중에서 간혹 반려동물의 암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는데 악성으로 주변 장기에 전이돼 반려동물이 고통스러워하며 치료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한다면 빠른 외과적 수술을 통해 원인 암을 제거해 주변으로 암 세포가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반려동물의 암은 여러 측면에서 사람과 다르지 않으며 가장 좋은 방법은 발암인자를 미리 차단해주는 예방이지만 유전 요인이나 여러 환경 요인으로 막지 못해 발생하는 암은 조기 발견을 통해 빨리 제거해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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