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오수 검찰총장 거취가 논란이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결국 조기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바뀌면 속칭 빅5라고 불리는 대통령 비서실장·국무총리·국정원장·국세청장·검찰총장은 새로 임명되는 게 관례다. 새 대통령과 통치철학을 공유하지 못하는 이가 빅5 안에 있으면 입 속의 이물질처럼 서로 불편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권성동 의원은 최근 “윤 당선인은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각오와 자신과 의지가 있으면 임기를 채우는 것이고 지금까지와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며 사실상 김오수 총장 사퇴를 종용했다. 김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한 친문 정치 검찰이기 때문에 버틸 명분도 없다.
문재인정부에서 추미애 법무장관과 싸워 이긴 윤석열 당선인만큼의 맷집이 없으면 사실 버티기 어렵다.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임명된 검찰총장 22명 가운데 임기 2년을 다 채우고 퇴임한 이는 8명뿐이다. 문 정부도 출범하자마자 한참 임기가 남은 김수남 검찰총장을 금세 물러나게 했잖은가.
역대 정부 중 전임자가 임명한 검찰총장을 조기에 교체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벌인 사례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 일주일여를 남겨 놓은 2002년 11월11일 김각영 법무부 차관을 신임 검찰총장으로 전격 임명했다. 자신의 아들 관련 사건인 진승현게이트 수사를 맡아 ‘부실수사’ 논란을 빚은 인사다. 누가 봐도 김 대통령이 자신의 퇴임 이후를 대비한 포석이었다.
문제는 노무현 당선인이 기자의 질문에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한 실언이었다. 김각영 총장은 전국평검사회의 신설, 대검 홈페이지에 ‘국민의소리’ 코너 신설 등 노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애썼으나 강금실 법무장관과 검찰 인사 문제로 부딪쳤다. 이에 청와대에서 기획한 게 ‘노무현 대통령과 일선 평검사들의 대화’였다.
TV로 생중계된 대화에서 노 대통령은 “현 검찰 수뇌부를 믿을 수 없다”고 단정해서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검찰총장을 전 국민 앞에서 디스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검 기획과장을 통해 ‘오늘 중으로 사표를 내라’고 통보했다. 아무도 눈치 못 챘지만 ‘검사와의 대화’는 현직 검찰총장을 내보내기 위한 기획된 퍼포먼스였다. 김각영 총장은 그날 밤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고, 다음날 퇴임식을 가졌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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