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에 대한 압박수위를 신속하게 높이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억달러(약1218억원) 규모의 대전차 미사일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5일 CNN에 따르면 미국의 추가 지원은 휴대용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긴급히 필요로 하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군을 물리치는데 가장 효과가 높은 무기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국방부 재고에서 무기를 인출해 곧장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도록 서명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로써 바이든 행정부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보낸 안보 지원금은 24억달러가 넘는다. 이 중 17억달러가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이뤄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세계가 우크라이나 부차 등지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잔악한 행위에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대는 조국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싸우고 있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수호를 위해 굳건히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CNN은 또 미국이 푸틴 대통령의 두 딸에 대해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은 전 부인 루드밀라 슈크레브네바와 사이에 두 딸이 있다는 걸 인정한 바 있다.
백악관은 유럽 동맹국들과 제재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인 국영 스베르방크 은행과 알파뱅크에 대해서도 제재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외교부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EU도 푸틴 대통령 두 딸에 대해 개인 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푸틴의 두 딸 카테리나 티호노바(35)와 마리야 보론초바(36)에게 7일부터는 재산 동결과 대륙 횡단 여행 금지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연결된 화상연설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끔찍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책임자를 전범재판에 세울 것과 러시아의 안보리 퇴출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단지 “재미를 위해”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면서 러시아군에 의해 최소 3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 참상을 보고하며 러시아에 전쟁범죄의 책임을 물을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 나치 전범을 심판했던 뉘른베르크 재판을 언급하며 “러시아군과 명령을 내린 자들이 전쟁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며 안보리의 대러 제재를 막고 있는 것에 대해 “세계 안보의 구조를 허물고, 러시아가 처벌받지 않고 모든 것을 파괴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를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가 보장해야 할 안보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의문을 던지면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 줄 다른 대안이 없다면 안보리를 해체하는 것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러시아는 민간인 집단학살이 날조, 조작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부차 사건은 “우크라이나가 현장을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국가들이 러시아군을 일방적으로 살인자와 성범죄자로 그리며 “반러시아 히스테리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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