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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X세대는 왜 진보가 됐나(上-선거 통계)

민주당 묻지마 지지… ‘골수’ 팬덤 정치 이끌어

20‧30‧40대 시절부터 일관되게 보여준 60% 넘는 민주당 지지율

2002년 대선부터 최근 6‧1 지방선거까지 통계 속 X세대의 공통점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 연령효과 거스르는 첫 변종 세대

기사입력 2022-06-27 00:07:19

한국 사회에서 X세대라 불려온 현재의 40대는 진보적 성향을 띠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의 진보성향의 출발점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X세대가 2030 시절엔 노무현·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전격적인 지지를 보였고 이는 올해 이재명 후보에까지 이어졌다.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보수화하는 일반적 경향과 달리 X세대는 왜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굳어지게 됐을까. 스카이데일리는 이번 이슈포커스에서 X세대가 살아온 정치·사회·문화·경제 등의 배경을 집중조명해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봤다.

▲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2017년 3월10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40대가 된 X세대들의 진보 성향 지지세는 20대와 30를 거쳐서도 멈추지 않고 지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촛불집회로까지 이어졌다. [뉴시스]
 
[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김경미·노태하·김나윤 기자]
 
정계에서는 흔히들 ‘X세대’로 불리는 세대를 진보 성향인 민주당의 고정 지지층으로 분류한다. 실제로 이들은 최근 21대 총선과 20대 대통령 선거 그리고 6‧1 지방선거에서 뚜렷하게 민주당 지지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X세대의 이러한 경향은 현재 40대인 이들에게 근래에 만 관찰된 현상은 아니다. 이들의 정치적 진보 지지 성향은 시간을 거슬러 이들의 20대와 30대에서도 두드러진 특징을 이뤘다.
 
이들의 진보정치 지지세를 두고는 전문가들은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중장년층으로 나이가 들수록 보수 성향이 짙어지는 다른 세대들과 달리 이들의 현재 진보성향 지지세가 이후로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정치적 진보성향을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에 기대어 설명하기도 한다.
 
X세대 진보 지지 성향, 2002년 대선부터 6‧1 지방선거까지 뚜렷하게 이어져
 
1970~1980년대생은 ‘정의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X세대’로도 통한다. 이 세대가 속한 현재 4050 세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으로 분류된다. 최근 제21대 총선과 제20대 대선 그리고 6‧1 지방선거에서 X세대는 연령별 지지도에서 확연하게 민주당 지지세를 나타냈다.
 
이달 초 치러졌던 6‧1 지방선거의 경우 지상파 방송 3사 (KBS·MBC·SBS)가 구성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 공동출구 조사를 성별·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40대는 민주당 지지율이 61.4%로 국민의힘의 지지율 36.9%보다 24.5%p나 높게 집계되는 등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이었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의 최대 지지 세력은 2030세대가 아니라 4050세대였다.
 
6‧1 지방선거 중 주요 선거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주요 지지층인 2030여성들이 각각 67%, 54.1%로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에 이어 X세대인 40대에서 송영길 후보가 51.1% 지지율을 얻으며 오세훈 후보를 앞섰다. 세대별 조사에서 50대, 60대, 70대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52.1%, 67.8%, 75.5%로 송 후보에 앞선 것에 비하면 40대의 민주당 지지세는 뚜렷했다.
 
6‧1 지방선거 중 중요한 선거로 여겨지는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X세대의 민주당 지지세가 눈에 띌 정도로 높았다. 40대와 50대에서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각각 71.5%, 59.7%의 지지율을 얻으며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40대‧27.7%, 50대‧39.9%)를 앞섰다. 이 역시 장년층인 60대(65.7%), 70대(68.4%)가 김은혜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오동훈] ⓒ스카이데일리
 
민주당이 180석의 의석수를 차지하며 크게 승리한 2020년 21대 총선 출구 조사에서도 40대 유권자 중 64.5%가 민주당에 투표했다. 보수 성향이 짙은 60대 이상이 미래통합당을 선택(59.6%)한 것보다도 오히려 높은 지지율이다. 
 
특히 40대 남성 내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65%로 통합당 지지율 26.5% 대비 37.5%p의 격차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율이 통합당을 지지한 비율보다 높았던 다른 세대인 20‧30‧50대 남성 내에서 격차가 각각 7.2%p, 24.8%p, 10.7%p인 것을 감안하면 역시 40대에서 두드러지는 민주당 지지세를 확인할 수 있다.
 
21대 총선에서의 40대의 민주당 지지세는 이번 20대 대선까지 이어졌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진보 진영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40대(1973~1982년생)의 지지율은 60%를 넘어 전 연령대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50대에서 지지율이 52.4%가 집계된 것을 감안해도 역시 뚜렷한 진보 지지세였다.
 
▲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17년 5월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연호하는 시민들의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민주당 지지세를 보여준 40대는 과거 20‧30대 시절에도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
 
2002년 대선 당시에는 X세대가 20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59.0%를 지지하면서 상대 후보인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34.9%)보다 24.1%p나 앞섰다. 당시 40대에서는 노 전 대통령과 이 후보의 지지율이 48.1% vs 47.9%, 50대에서는 40.1% vs 57.9%, 60대 이상에서 34.9% vs 63.5%를 각각 보인 것과 대비하더라도 2002년 대선에서 당시 20대이던 X세대의 민주당 지지세는 변함이 없었다.
 
이들 세대는 30대가 된 뒤에도 진보성향 지지는 이어졌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이들 세대는 66.5%의 지지를 보이며 상대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33.1%)을 33.4%p 차이로 크게 앞섰다. 그 윗세대인 당시 40대에서 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 현황이 55.6% vs 44.1%, 50대에서 37.4% vs 62.5%, 60대 이상에서 27.5% vs 72.3%와 비교하면 역시 X세대의 진보 성향 지지세를 확인할 수 있다. 
 
X세대 진보 지지 성향, 노년층으로 가도 변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전문가들은 X세대의 그간 계속되었던 민주당 지지세에 대해 대체로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른바 ‘연령효과(age effect)’를 언급하며 이들이 앞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수 성향을 갖게 될지 주목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체로 X세대의 진보 지지 성향이 이후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학과 교수는 “40대의 독특한 성장 배경을 감안할 때 가장 천천히, 가장 늦게 보수화하는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령 효과를 거스르는 첫 변종 세대가 될 것이란 예측인 셈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586(50대‧80년대학번‧60년대생) 그늘에 가린 현 40대의 사회·경제적 위치를 생각할 때 보수 성향으로 돌아설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며 “세대를 대표할 정치세력도 없어 방어 차원의 진보 성향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0대는 지난해와 올해 검찰 개혁과 관련된, 조국 사태와 추미애 사태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민주당에게 40대는 특정 이슈와 관계없이 늘 민주당을 지지해주는 콘크리트 지지층이라는 해석까지 나올 만큼 X세대를 민주당의 고정적인 지지층으로 해석하는 입장이 많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40대는 정치적 팬덤 문화의 중심축을 이루는 세대”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40대가 국민의힘에 가지고 있는 반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40대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뜨거운 지지를 보내지만,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기득권 세력이라는 의식 때문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달 31일 인천 계양구 계산역에서 집중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X세대인 40대의 진보세력 지지 성향에 대해 이른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에 기대어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의 안일원 대표는 “현재 40대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60% 안팎, 올해 4월 총선에서 역시 민주당에 60%가량의 몰표를 안겨준 세대”라면서 “이들은 탈권위주의‧특권타파‧검찰개혁‧자주국방 등 노 후보의 시대정신에 공감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들(40대)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통해 탈권위 문화를 맛보다가 10년간의 보수정부 집권 기간 동안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에 대한 반대 정서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X세대가 사회적 이슈에 예민한 20대 시절 발생한 여중생 장갑차 사망 사건(2002년)과 광우병 파동(2008년) 사건 등이 이들 세대에게 진보 이념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으며 이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지금 40대는 여중생 장갑차 사망 사건, 광우병 파동 등 사건을 보며 보수 정치에 대한 불신을 축적했다”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채의식까지 남아 있어 진보 성향을 지우긴커녕 오히려 유지처럼 여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노태하 기자 / thnoh@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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