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박선옥 팀장|김재민·노태하·김나윤 기자] 디지털 정보격차가 현대인의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라는 데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일상생활에 비대면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이같은 점도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19년부터 키오스크 보급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시스템에 적용하지 못하는 디지털 취약계층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이로 인한 불편과 소외 문제뿐 아니라 방역과 생계지원 정보와 물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자칫 생존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여기에 비대면 금융까지 늘어나면서 고령층이 겪는 디지털 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있어 제도적, 사회적 도움이 절실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
서울디지털재단은 2021년 지자체 최초로 서울 시민 5000명(19세 이상)대상, 가구 방문 면접 조사 방식으로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고령층의 역량 수준은 평균 대비 디지털 기술 이용이 67.2%, 키오스크 이용 경험은 45.8%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의 키오스크 이용률이 낮은 이유로는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33.8% △필요가 없어서 29.4%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 17.8%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거부감 12.3%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서울 시민 8.8%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용을 포기했는데, 이 가운데 82.3%는 고령층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자료는 디지털 포용 정책 지원에 중요한 지표가 됐다.
서울시민 디지털역량 실태조사를 보면 고령층이 사용하기 어려운 키오스크는 관공서 등 행정서비스 47.4%, 교통서비스 32.6%, 전시·공연장 31.8%, 종합병원 29.0%, 무인 매장 23.1%, 백화점·마트 21.6% 순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새로운 기기와 정보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실제로 정부·기업·지자체를 중심으로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접근율과 사용 빈도가 높은 디지털기기·키오스크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활용 역량을 위한 교육을 위해 정부·지자체를 중심으로 교육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주요 교육과정은 △디지털 기초(스마트폰 활용, SNS기초, 정부24 이용방법 등) △디지털 생활(키오스크, 교통어플 활용 등) △식당에서 음식 주문하기 △영화표 발권하기 △셀프 계산하기 △QR코드 사용법 △온라인 장보기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디지털 사용기기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지자체·기업 등 디지털 해소 나서다
서울시는 디지털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강사와 교육생 간의 1:1 면대면 교육 방식 확대·강화 △수요자 맞춤형 교육 콘텐츠 확보 등 어르신들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 체계 구축 및 강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또한 서울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진행하는 ‘디지털 배움터사업’을 통해 시민 누구나 주민센터, 도서관 등 집 근처에서 모바일·실제생활 중심의 디지털 역량 교육을 들을 수 있다.
이 사업은 주민센터·복지관·생활유휴시설 등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디지털배움터 123개소를 활용한다. 디지털 기초부터 생활, 심화, 특별과정에 이르기까지 수준별 교육과정이 무료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 신규사업으로 생활 곳곳에 늘어난 키오스크, 태블릿, VR기기 등의 이용법을 익힐 수 있는 디지털 체험존도 있다.
이 사업의 목표는 일상생활과 사회 경제활동이 급격히 디지털화되는 가운데 국민 누구나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역량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른 혁신 성장과 포용 성장을 동시에 이루기 위한 디지털 포용 정책의 일환이다.
지난해에는 17개 광역지자체, 226개 기초지자체가 모두 참여해 전국 1000여곳에서 디지털 배움터를 운영했다. 2020년 6개월의 교육 운영 기간을 지난해 9개월로 늘렸다. 교육 인원도 42만8000명에서 65만6000명으로 확 늘렸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노년층이 쉽게 디지털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어르신을 위한 슬기로운 디지털 생활’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번 캠페인은 고령층이 일상에서 디지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마련됐다. 2020년부터 시작한 활동으로 올해가 세 번째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디지털 격차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한 노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디지털 기기로부터 소외된 지역사회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교육을 위해 공단 IT 전문가들은 주 2회 시니어스마트센터를 방문, 키오스크와 스마트폰 사용법을 개인별로 알려주고 있다. 이곳에서 노인들은 공단 디지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무인 민원 발급, 음식 주문, 교통편 예약 등을 실습하게 된다.
디지털 포용은 정부와 지자체뿐 아니라 민간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기업들은 ESG 경영의 사회적 기여 차원에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영화관과 은행은 어르신 친화 키오스크와 ATM으로 개선하고, 통신사는 스마트TV에 시니어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서울시와 서울디지털재단이 함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민관 협의체 구성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차원에서 LG유플러스와 우체국공익재단은 소외계층 아동의 디지털·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태블릿 300대 전달 △학습·독서 콘텐츠 제공 △통신요금 지원 △전문강사의 실시간 학습코칭 등을 지원했다. 전국 지역아동센터 등과 협의해 대상아동 300명을 모집해 주 1회 전문강사의 실시간 온라인 학습·독서 코치를 제공했다.
이밖에 디지털 금융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 은행들도 다양한 서비스로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해 금융 소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맞춤형 금융교육인 ‘IBK 금융하모니CAR’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어르신 IT 행복배움터’ 조성 기금을 전달해 디지털 소외현상의 해소에 두팔을 걷어부쳤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고령층이나 취약계층이 디지털 이용에 있어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정부와 기업이 이런 디지털 문제에 있어 기술적으로 간소화 된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점진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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