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6년 국내 방위산업 업체에서 탈취한 콜드론치(Cold Launch·발사관에서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낸 뒤 엔진을 점화시키는 방식) 기술 등을 적용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정보당국의 발표가 나왔다.
27일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정찰위성 개발에 국내외 조선·위성업체에서 탈취한 기술들을 다수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6년 4월과 8월 북한은 대우조선해양을 해킹해 1∼3급 군사기밀 60여 건, 4만 건의 내부 자료를 탈취했다.
당시 북한은 우리 해군 핵심 전력인 이지스함 및 잠수함 기술 일부와 SLBM의 핵심 기술인 한국형수직발사기(KVLS) 설계도뿐만 아니라 콜드론치 관련 기술까지 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KVLS와 관련한 핵심 기술이 북한의 SLBM 개발에 직접적으로 이용됐다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북한은 대북 제재 장기화로 경제난에 봉착해 자체 기술 개발이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러시아 등 우방국들이 기술 이전 장벽까지 높이면서 전략무기 개발 통로가 막힌 실정이다. 이에 해킹을 통한 기술 탈취를 시도하는 것이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해킹을 전략무기 개발 및 업그레이드를 위한 ‘저비용 고효율’ 수단으로 인식해 집중 활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우리 방산업체 기술로 핵심 전략무기를 고도화시킨 대표적인 사례가 SLBM이라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북한의 SLBM 성능이 크게 개량된 건 2016년이다. 그해 4월 고체추진 SLBM을 발사해 30km를 날렸고, 같은 해 8월에는 기존보다 대형화된 SLBM을 쏘아 올렸다. 8월 SLBM은 500km를 날아갔다.
북한은 그해 4월과 8월 대우조선해양을 해킹해 KVLS 설계도는 물론 콜드론치 관련 기술 등까지 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당국은 이때 탈취한 기술을 같은 해 바로 활용해 SLBM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이후 5년 뒤인 2021년 10월 북한은 바지선이 아닌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했다. 당시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SLBM으로 개량한 ‘화성-11’을 잠수함에서 발사했다.
정보 당국은 한국 업체에 대한 해킹 등을 통해 북한이 잠수함·SLBM 관련 주요 기술들을 보강해 온 것으로 봤다. 해킹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SLBM 성능 개량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무기 다변화 및 기술 안정화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해킹으로 노리는 다음 타깃은 핵추진잠수함 관련 기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은 2021년 이미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필수적인 소형 원자로 개발에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해킹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김정은이 핵잠수함 건조 사업과 관련한 중대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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