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며 국내 반도체 기업 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AI 수요가 줄어든다면 반도체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여겨졌던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월1일 종가 기준 19만4100원이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2일 종가 기준 17만3200원으로 떨어졌다. 1일 종가 기준 8만35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2일 7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7월31일 121.32달러였던 엔비디아 주가가 8월2일 103.86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갑작스럽게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제까지의 반도체 산업은 AI 열풍과 엔비디아가 이끌어 왔다. AI가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위한 설비의 수요가 늘었으며 AI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주목받았고 엔비디아에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하는 기업들 또한 수혜를 받았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흔들리면 반도체 업체들도 흔들리는 구도가 이어졌으며 이번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한 원인은 AI 산업 거품론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챗GPT 출시 이후 AI는 가장 핫한 키워드였으나 IT 기업들이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분석기관 가트너는 내년 말까지 생성형 AI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 중 30%가 개념 검토 단계에서 프로젝트를 포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의료·보험·금융 서비스를 위한 거대언어모델을 구축하는 데에 최대 2000만 달러가 필요하며 이용자 1인당 유지 비용 또한 1만1000~2만100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여전히 AI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나 AI 경쟁을 따라가기 위해 투입되는 금액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AI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도 큰 만큼 AI 투자를 중단하는 기업 또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I 산업 투자가 중단된다면 AI 반도체와 HBM 수요 또한 떨어지게 된다.
반도체 산업이 암흑기를 지나 슈퍼사이클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시점에서 AI 거품론이 퍼지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측에 좋지 못한 소식이다.
특히 양사 모두 AI에 사용되는 HBM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만큼 AI 수요가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면 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해 청주 M15X HBM 생산 공장에 5조3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2028년까지 10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3년 반도체에만 48조4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올해 1분기 9조7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반도체 경기의 상승세가 HBM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과 판매량 또한 올라오고 있는 만큼 반도체 사이클이 바로 꺾이지는 않겠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던 HBM이 암초를 만남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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