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1-0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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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시드 엄에스더 대표
[세상만사]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힘, 나눔과 대화의 가치를 전하는 유니시드
“도울 수 있을 때 돕자” 엄에스더 대표의 좌우명
차별과 편견을 없앨 수 있는 것은 나눔과 대화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8 17:15:26
▲ 서울 종로구에 있는 유니시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엄에스더 대표.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분단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계는 늘 아픔으로 다가온다. 북한은 휴전선 일대에 거대한 장벽까지 세우며 영구 분단을 획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은 점점 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의 가치 및 헌법에 명시된 통일 의지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가야 한다.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지역 차원의 다양한 활동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이에 스카이데일리가 국민 역량을 결집하고 통일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일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시민단체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에 위치한 유니시드 사무실을 찾았다. 인터뷰 시작 전과 진행 중에도 먼저 온 통일, 탈북인(북향민)에 대한 사명감을 단어 하나하나에 담아 표현하는 그의 모습에서 단단함이 느껴졌다. 
 
유니시드는 나눔과 대화를 소재로 만나 서로를 공감하고, 공존을 배우며 오랜 분단으로 생긴 남북의 차이를 줄이고 마음의 통일을 체험함으로써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가는 단체다. 유니시드는 한반도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오손도손 도시락 나눔 △차이 좁히는 클래스 휴먼 북 △장학사업 △문화 체험 활동 △북한 여성이 경험한 일상 속 인권침해 영상 편지 캠페인 △교육 사업(영어 매칭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엄에스더(41) 유니시드 대표는 탈북 후 중국을 거쳐 20대 중반에 한국에 입국했다. 중국에서 신분이 없어 봉사활동을 할 수 없었던 그는 한국에 정착하면서 제일 처음 시작한 것이 봉사활동이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유니시드를 이끌게 됐다. 15년 전 정착 초기부터 혼자 봉사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유니시드와 함께 한 지 1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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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대표는 2004년 고향 함흥을 떠나 2008년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분단국가에 살면서 분단이라는 문제에 소극적인 일반인들의 태도와 어쩔 수 없이 정치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을 활동의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그럼에도 △베풀고 나누는 삶에 대한 열정 △탈북인에 대한 인식 개선 △남·북 출신 국민 간 마음의 경계선을 허물면서 느낀 보람이 있기에 지금까지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탈북을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온 것이다’고 설명한 그는 ‘나는 왜 대한민국에서 탈북인으로 살아가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하나 될 한반도를 준비하는 사람으로 살자’는 답을 찾았다면서 그 실천이 이웃을 위한 봉사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봉사로 시작한 대한민국의 삶과 유니시드의 설립까지 그간의 여정을 직접 들어 봤다. 
 
▲ 유니시드 활동을 소개하고 있는 엄에스더 대표.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도울 수 있을 때 돕자”… 엄 대표의 좌우명
 
유니시드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뭘까. 엄 대표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와 불안·좌절감’이 원동력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엄 대표의 삶은 고난과 극복의 여정이었다.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숨어 지내던 중 눈앞에서 엄마와 동생이 잡혀 가는 아찔한 순간을 목격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때의 좌절감과 억울함…. 서글픈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도와주세요’라는 중국어 푯말을 옆에 둔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 사람은 팔과 다리가 없었지만 살고자 하는 그의 용기에 무작정 돕고 싶었다. 그런데 신분증이 없는 상황이라 그를 도울 수 없어 마음이 아팠고 안타까웠다.”
 
엄 대표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그 사람을 돕지 못했던 상황이 힘들었다며 중국에서의 긴박한 경험을 통해 ‘할 수 있을 때 하자’ ‘도울 수 있을 때 돕자’가 인생의 좌우명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중국에서의 삶은 불안하고 어려운 것이었지만 그녀에게는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을 준 것이다. 
 
봉사로 꿈을 찾다 
 
엄 대표는 한국에 입국한 지 한 달 만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5년 동안은 혼자서 봉사를 다녔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 사람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봉사하다 보면 말투 때문에 ‘어디서 왔냐’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어머님들의 공통점이 있다. ‘기특하다’ ‘우리 애들은 봉사 시간 채우려고 봉사하는데 일부러 찾아와 봉사하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해 주셨다. 이런 경험을 통해 북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북한 말투는 부정적 시각을 자아낸다. 
 
“미디어에 나오는 탈북인 이슈는 부정적 이슈가 다수다. 이러한 인식을 봉사로 바꾸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유니시드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혼자서 하면 주변 몇 사람의 인식만 바뀔 테지만 함께 하면 더 많은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작하면 내 주변부터 바뀌고 점차 퍼져나가 편견의 경계선을 허물고 공감대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함께 살아가는 연습도 필요하다.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편견이 생기고, 경계선이 있는 건데 거꾸로 생각하면 ‘만남’이 해결의 열쇠이다. 만나게 되면 소통하게 될 것이고 소통하다 보면 그 경계선은 자연스럽게 무뎌진다고 생각한다.” 
 
▲ 봉사를 끝낸 봉사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유니시드 제공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는 교회 식당을 빌려서 직접 만든 음식을 도시락으로 만들어서 서울역에서 나눠 줬다. 
 
“음식을 만들면서 남북한 청년들이 정말 즐거워하고 서로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지금은 쪽방촌에 사는 분들에게 과일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나눔 후에 휴먼 북 이야기 나눔도 있다. 휴먼 북은 탈북인 한 명씩이 나와 삶의 여정·그간의 정착 이야기·에피소드 등을 편안하게 나누는 시간이다. 매번 진행할 때마다 호응도 좋고 만족도가 높아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남·북 출신이 함께 약자들에게 음식을 나누며 서로를 알아 가는 그 시간이 한반도 평화 공존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불편함보다 타인의 불편함을 먼저 생각하고 함께하는 탈북인들로 편견이 전환점을 갖는 시간이었다. 나눔은 유니시드를 10년간 하게 된 동기부여였고 지속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학업에 대한 열망으로 장학금 사업
 
“유니시드를 하기 전에 학업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장녀로서 짊어져야 할 것들이 있기에 장사를 하다 보니 학교를 마치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학업에 대한 갈증이 컸고 학력 인증을 위해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들어가게 됐다. 학교에 들어가니 진로를 정하기 위해 작성하는 정보들이 있었는데 그때 질문이 ‘꿈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순간 ‘내 꿈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한 것 외에는 생각해 본 적 없는 10·20대를 보내다 보니 억울했다. 학교가 남산이 보이는 곳이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한 번씩 생각해 봤을 꿈이라는 단어를 나는 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걸까 생각하며 펑펑 울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뒤로 검정고시를 마치고 한국외국어대학에 진학한 것이 꿈의 출발점이 됐다.”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그녀는 장학금을 받고 해외여행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 경험은 엄 대표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심어 주었다. 또 북한에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에서 탈북인으로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스스로에게 ‘하나 된 한반도를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사명감을 심어 주었다고 엄 대표는 설명했다. 
 
“북한학과 수업을 우연히 교양 수업으로 듣게 되었는데, 북한을 너무 모르고 있는 현실을 알게 되어 큰 충격이었다. 북한의 문화·정치·체제 등 시스템을 알고 받아들이기보다는 환경 그 자체를 흡수했기에 모르는 게 당연한 일일 수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밖에서 보는 대한민국은 어떤지 궁금했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고 싶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에 나가 봤고, 여행도 하면서 소유가 아닌 공유의 삶을 살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런 경험들이 유니시드를 이끌어가는 자양분이 되어 △영어 매칭을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 △장학금 프로그램 △오손도손도시락 나눔 △한 사람의 삶을 나누고 소통하는 휴먼 북 △북한 여성이 경험한 일상 속 인권침해 영상편지 캠페인 △중국에 있는 탈북인 자녀를 도와주는 프로그램 등을 실천할 수 있었다고 엄 대표는 말했다. 
 
▲ 북한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하는 봉사자들. 유니시드 제공
 
유니시드의 활동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서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힘을 보여 준다. 남북한의 경계는 물리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마음의 경계에서도 비롯된다. 그 경계를 허물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고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엄 대표는 이러한 만남의 경계를 허물고 편견을 무디게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엄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차별과 편견을 없앨 수 있는 것은 나눔과 대화이다. 오랜 분단과 미디어의 영향으로 탈북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편견은 사라지고 공감만이 남을 것이다. 통일을 위한 새로운 시각 나눔과 소통의 장, 유니시드로 놀러 오시길 권한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눔과 소통이 차별을 없애고 편견을 넘어서는 가장 큰 힘이라는 엄 대표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남북한의 경계를 넘어 하나 된 한반도를 향한 그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통일의 날이 올 때까지 그녀는 오늘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작은 나눔을 이어 가고 있다. 
 
▲ 유니시드에서는 △도시락 나눔 △탈북 여성 인권 이야기 △휴먼 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니시드 제공
 
◆ 프로필
 
유니시드 대표: 2014년~현재
노원 휴먼라이브러리 휴먼북 2020년 ~현재
민주평화통일위원회 자문위원 2019년~2021년
YWCA한국연합회 실행위원 2020년~2021년
YWCA한국연합회 평화통일위원회 상임위원 2016년~2020년
여명동문회 회장 2021년~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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