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쉽게 아끼고 쉽게 미워하는 인간의 양가적인 관점을 유쾌하고도 생생하게 드러낸 ‘나쁜 동물의 탄생’이 출간됐다.
2024년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시작된 지 20년째 되는 해였다. 전문가들은 반달가슴곰이 사람을 피하는 동물이라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아직 인명 피해가 없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미 양봉 농가 등에서는 경제적인 피해 사례가 왕왕 보고되고 있다. 곰의 개체 수가 늘어나고 우리가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게 되는 순간, 단군신화의 주인공이자 지리산 생태계의 깃대종인 곰은 다시금 ‘해로운 동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 책에는 이런 사례가 가득하다. 저자인 베서니 브룩셔는 어제 사랑받던 동물이 오늘 미움받을 수 있고, 오늘 경멸당하던 동물이 내일은 찬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집에서는 다소곳한 고양이가 밖에서는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공포의 도살자’가 되기도 하며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날개 달린 쥐’ 취급 당하기도 한다.
물론 동물들은 변한 적 없다. 변덕스러운 것은 언제나 동물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거기에는 인간의 욕망과 필요·이데올로기와 과학이 뒤섞여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자연을 통제하기를 원한다. 인간이 정해 놓은 자리를 벗어나는 동물들에게는 가차 없이 ‘악당’이라는 꼬리표가 달린다.
책은 순진한 온정주의나 냉담한 인간중심주의 중 어느 쪽으로도 함부로 기울지 않는 서술을 통해 우리 주변의 동물들과 ‘함께 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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