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이후 한방병원에서 시행되는 고가 MRI 검사와 관련해 보험업계와 한방계 간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상위 10개 한방병원의 MRI 검사 건수가 47개 상급종합병원 전체 건수의 27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은 “교통사고 경상 환자 대부분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한방병원을 찾는 현실을 무시한 통계 해석이다”면서 “한방병원이 과잉 진료하고 있다는 인식을 조장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B손해보험사가 공개한 ‘2023년 자동차보험 청구 통계’에 따르면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를 대상으로 한 MRI 청구 건수는 상위 10개 한방병원에서 9117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47개 상급종합병원의 MRI 청구 건수는 330건으로 단순 비교시 한방병원이 27.6배 많다.
중증 환자를 포함한 전체 기준으로 보더라도 상위 10개 한방병원의 MRI 청구 건수는 9756건, 상급종합병원은 1122건으로 8.7배 차이가 난다.
특히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한방병원은 한 해 동안 총 1479건의 MRI를 촬영했으며 이 중 1337건(90.3%)이 경상환자 대상이었다. 이는 상급종합병원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서라면 고가의 MRI 검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일부 대형 한방병원은 상태가 심각하지 않는 환자들에게도 불필요한 MRI 검사를 시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입원 치료까지 권하며 보험금을 의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는 게 보험업계 판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한방병원은 보험 청구 환자 중 7% 내외만 MRI를 시행하지만, 일부 유명 한방병원은 20~30% 비율로 MRI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평균보다 3배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증상이 미미한 환자에게도 고가의 MRI 검사를 시행하고 이후 입원치료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과잉진료는 보험금 과다지급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전체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동차보험 진료비 중 한방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방 진료비는 △2015년 3580억원(23%) △2021년 1조3066억 원(54.6%) △2023년 1조4888억원(58.1%) 이다.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1인당 한방 치료비는 101만7000원으로 양방 치료비(32만9000원)의 약 3.1배에 달했다.
보험업계는 이를 두고 과잉 진료로 보험급 지급이 많아지고 보험사의 손해율리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자생한방병원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은 경상환자 진료 자체가 거의 없는 구조인데 단순 MRI 건수를 비교하는 것은 왜곡된 시선”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2023년 자동차보험 환자 수는 상급종합병원 약 4만7,000명, 한방병원 약 75만6,000명으로 단순 건수만 보면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자생한방병원은 “의료기기 활용 비율은 상급종합병원이 더 높으며, 한방병원의 MRI 촬영률은 오히려 2.6%로 낮은 편”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MRI를 활용한 비수술 치료의 임상 효과도 입증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자생한방병원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진단 후 MRI를 활용해 치료받은 환자 128명 중 76%는 허리 통증 감소, 86%는 다리 통증 개선, 치료 종료 후 5년간 효과가 유지됐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9.5%가 한방 진료에 만족하고 있으며, ‘치료 효과가 좋아서’라는 이유가 42.5%로 가장 많았다. 리얼미터의 조사에서는 91.5%가 한의 진료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있다.
의료기술과 보험제도 그리고 환자의 선택권이 얽힌 이 문제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 관리와 공정한 보험금 지급이 핵심이며 한방계 입장에서는 환자의 증상에 따른 정당한 진료와 ‘한의도 진료다’는 권리 확보가 중심이다.
자생한방병원 관계자는 “MRI를 가진 한방병원은 대부분 보건복지부 지정 한방 척추전문병원이다. 전문병원은 특정 질환에 대해 난이도 높은 치료를 시행하는 곳으로 전문성과 의료질을 엄격히 평가받아 지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는 한의사에게 MRI 판독 권한은 없지만 병원 내 의사 협진 체계나 외부 연계로 MRI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또한 자동차보험은 한방과 양방 모두 동일한 조건으로 적용되며 환자가 어느 기관을 선택하든 보장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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