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양육 인구 1400만명 시대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비율은 2019년 26.4%로 약 591만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에서도 역시 개가 8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려견에게 ‘식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이 시대에, 자신만의 반려견 사랑으로 오프라인 숍, 유튜브, 도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견주들과 소통하고 있는 애견미용숍 ‘개스타일’ 대표 이서현 원장(39)을 만나봤다.
어린 시절 개 집에서 잠을 잘 정도로 강아지를 사랑했던 그녀. 그녀의 남다른 강아지 사랑은 자연스럽게 애견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게 했고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인 2000년 1월에 애견미용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도그쇼에서 스탠더드 푸들의 화려한 세팅 미용 모습에 반했고 일본 잡지에 나온 애견미용 스타일을 보면서 영감을 얻었어요. 그래서 애견 핸들러, 애견미용학원강사, 병원 실장 등 관련 업종에서 오랫동안 일해봤어요. 그러다가 2014년도에 개스타일을 오픈하게 됐죠. 그렇게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이 원장이 처음 미용을 시작할 당시, 우리나라 애견미용 문화는 전체미용뿐이었다고 한다. 사실 전체미용은 강아지의 피부에도 좋지 않은 미용 방법 중 하나로, 그는 이런 문화를 바꾸고 싶었고 또 일본의 가위컷 스타일에 매료되면서 본격적으로 가위컷을 시작했다.
“일본의 애견 잡지를 보면 다 스타일이 풍성하고 푸들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는 빡빡이일 때 거기는 모양을 예쁘게 냈어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일본에 가는 선생님한테 잡지를 사다달라고 요청해 그렇게 일본의 스타일을 먼저 익혔죠.”
가위컷 미용기술을 익히고 싶은 마음이 절박했던 이 원장은 SNS 등을 통해 발 빠르게 애견미용과 관련된 스타일들을 찾아 나섰고 시간이 날 때마다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가 연습하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갔다.
섬세한 가위컷으로 전 세계의 애견을 만나다
“제가 애견미용을 시작했던 2000년도에는 일본의 애견문화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앞서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가 대중화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애견미용 콘텐츠들을 접할 기회가 생기다 보니까 크게 발전하게 됐죠. 또 우리 한국사람들의 손기술이 특히 남달라요. 일본, 중국도 젓가락을 사용하지만 나무젓가락인데 한국은 쇠젓가락이잖아요. 섬세함이 다른 거죠. 한국사람들이 스타일 미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 섬세함이 일본을 따라잡은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일본보다 한국의 실력이 더 뛰어나게 됐어요. 한국의 미용사 하면 전 세계에서 다 알아줄 정도고, 일본에서 오히려 제게 미용 세미나를 해달라고 초청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두 번 정도 세미나를 하게 되면서 일본에서도 소문이 나기 시작했죠.”
이 원장은 전 세계의 견주와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일링북까지 직접 만들어 사람들과 소통하고 또 그를 통해 자신을 알렸다.
“해외로 세미나도 많이 나가고 있어요. 지금은 코로나로 중지상태지만, 원래는 미국, 스페인, 폴란드, 남아공에서까지 세미나에 와 달라고 연락이 왔었어요. SNS 덕분에 한류가 뜨는 것만큼 한국 애견미용도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거죠. 그런 가운데 저의 스타일이 예쁘다, 좋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으니 너무 기뻐요.”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이 원장의 하루도 쉴 새없이 바쁘다. 이 원장은 현재 주식회사 개스타일 대표를 맡고 있으며 역삼점과 삼성점 두 곳의 매장 운영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애견용품을 직접 써보고 선택해 쇼핑몰을 운영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콘텐츠로 유튜브 채널도 꾸준히 운영 중이다. 또한 발간한 책들은 현재 서점가에 유통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원장은 해내는 사업마다 성공의 빛을 보였다. 그리고 그 과정엔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
“요즘은 강아지 케이프 사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문화센터를 다니면서 미싱까지 배웠죠. 직접 동대문시장에 가서 원단도 고르고 디자이너와 같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고 있죠. 결과가 너무 만족스럽게 나오다 보니까 희열감과 뿌듯함이 느껴져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누구나 꿈꿔오는 여유로운 삶, 일을 안 해도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그런 시스템. 이 원장은 그런 삶을 꿈꿨고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만들어지기까지 그에게는 ‘꾸준히, 남들보다 더 많이’ 열정을 쏟아부은 시간이 있었다. 이 원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의 꿈을 위해 또 한 발짝 나아간다.
“8~10분짜리 유튜브 영상 하나를 찍는데 5~6시간이 걸려요. 촬영 날에는 숍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새벽부터 움직여요. 10분짜리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죠. 처음엔 수익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당장의 돈을 보고 한 일이 아니었기에 멀리 보고 앞으로 1년, 2년 내가 직접 일을 안 해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노력했어요. 안정적으로 수입이 발생한 지는 1년 반 정도 됐어요. 지금 수익이요? 어마어마하죠.”
“성공의 끝은 없다… 될 때까지 그 상황을 즐기면서 노력하라”
이 원장은 성공과 가까워지는 사람은 마인드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삶을 살아왔다. 자기 자신을 이겨내야 하는 고통, 좌절하지 않는 강인함. 어쩌면 본능을 거스르는 움직임부터가 성공한 사람이다.
“제가 타고난 감각이 있어서 잘된 건 전혀 아니에요. 오로지 노력한 덕분이죠. 잠을 포기하면서 남들이 쉬는 날에 더 연습하고, 더 노력하면서 지냈어요. 남들보다 조금 잘했던 것은 그저 무엇이든 열심히 노력한 것이죠. 그런 의지와 욕심이 있었어요.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요.”
“저는 무엇이든 부딪혀서 해보자는 주의예요. 망설임이 없어요. 해보고 안 되면 또 하면 되고, 그런 에너지가 넘치는 건 사실이에요. 지금의 실력이 있기까지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거나 감각이 좋다기보다는 너무 많이 해봐서 라고 생각해요. 남을 비난하는 생각도 잘 안 하는 편이죠. 그런 건 에너지 소모가 크잖아요. 사실 잘될 것만 생각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는 걸요.”
이 원장은 처음에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봉사를 다녔지만 이제는 그 기술로 봉사를 한다. 더불어 구조활동까지 겸하며 유기견 입양보내기 운동에 앞장서고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끝없는 보람을 느낀다.
“저는 입양 전의 아이들을 예쁘게 미용시켜 좋은 가정, 행복한 가정으로 입양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그렇게 아이들을 예쁘게 만들어 주면 100% 입양이 이뤄집니다. 또 구조활동 같은 경우 유튜브 수익금을 통해 아이들 중성화하고 입원하는 곳에 쓰고 있어요. 제 채널을 봐주시는 구독자분들께도 감사해서 그런 부분을 유기견들에게 쓰면 뜻 깊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거든요. 사실 이런 부분이 미용보다 더 뜻 깊고 보람되는 일 같아요.”
“만족감은 엄청나요. 저는 천직이에요. 강아지들이 멀리서부터 저를 보고 뛰어와서 안기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영상에서처럼 꼬질꼬질 누더기 같은 애가 제 손을 거쳐 제 노력으로 사랑스럽게 변할 때의 만족감, 그 희열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죠.”
강아지를 사랑해서 이 일을 시작했고, 그래서 더욱 강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까지 선순환의 반복인 이 원장의 가게에는 특별함이 있었다.
“저희는 강아지가 제 발로 직접 매장으로 들어와요. 손님 중엔 그게 신기해서 오시는 분도 있어요. 그건 강아지들이 싫어하는 부분을 이해해주기 때문이에요. 제가 강아지 입장이 돼서 싫어하는 부분을 이해해주고 기다려줘요. 안타까운 것은 초보 미용사들이 스타일만 따라 하려다보니 강아지를 압박해서 미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강아지가 미용하는 곳을 무섭고 싫어하는 곳으로 생각하게 되는 거죠. 저희는 즐거운 곳, 행복한 곳, 미용선생님들과 노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저도 선생님들을 그렇게 교육해요.”
목표는 애견계의 비달사순
“애견계의 비달사순이 되고 싶어요. 애견 원장님들이 비달사순 코스를 받으러 영국에 2, 3주 동안 몇천만원씩 내고 연수를 받으러 가요. 저도 그렇게 한국 강남 한복판에 건물을 하나 사서 개스타일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전 세계 사람들이 비달사순 코스처럼 한국에 애견미용 ‘이서현 코스’를 찾아오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그렇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의 애견미용과 스타일을 알리고 싶어요.”
[박선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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